으와장 산악지대에서 가장 이름난 곳 가운데 하나는 레 되 잘쁘 (Les 2 Alpes)라는 마을인데 스키 리조트입니다.
여름에도 스키를 탈 수 있는 큰 스키장 두 군데(L'Alpe-de-Mont-de-Lans,
L'Alpe-de-Venosc)가 있거든요. 여기서 '알프 두 개'라는 이름이 온 것같네요.
사진으로는 여유로워 보이지만...여기까지 오는 버스는, 하늘길로, 구름 위를 날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버스가 굽이굽이 돌 때마다 으악 소리가 절로 나왔고요. (덕분에 사진은 한장도 없음)
Les 2 Alpes는 마을 전체가 그냥 휴양시설인데요, 무더운 한낮인데, 방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스키나 보드를 들고 오갑니다. 여기서 곤돌라나 케이블카를 타고 더 올라가면 만년설도 있고, 여름 스키장도 있고, 또 얼음 동굴(grotte de glace)도 있고요. 수직이동을 하면 여름에서 겨울이 되는 거죠. 마을에는 여름과 겨울이 공존.
현재 해발 고도는 1650미터. 케이블 카와 스키 리프트가 2600미터, Le Glacier 3200미터까지 갑니다.
스키를 탈 것도 아니면서 Les 2 Alpes에 온 까닭은, 아기자기한 산골짜기 마을이 가까이에 있다고 해서입니다. Venosc라는 마을이 목적지인데 버스 시간이 맞지 않아서, 버스가 더 자주 다니는 스키 리조트로 우선 왔어요. 그리고 Venosc까지는 케이블카를 타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아직 제철이 아니라 케이블카 운행을 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러면 걸어서 내려갔다가 마을 아래에서 버스를 타면 되겠지 하고. 그르노블에서 여기까지 나 혼자 싣고 온 버스의 기사분은, 혹시 내가 돌아가는 마지막 버스를 놓칠까봐 몇 시까지 꼭 이 자리에 돌아오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불어로 된 버스시간표는 계절별, 요일별로 배차간격이 다르고, 또 '*' 표시된 각주를 잘 읽어야 하는 지라, 버스시간표 해독 능력을 반드시 버스 기사분에게 확인받으며 다녔습니다.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린다거나, 두 세 시간을 정류장에서 보낸다거나 하는 일이 생기거든요.
돌아가는 버스 시각에다 볼펜으로 표시를 해서 보여주며, 이 시각 맞지요, 하고 확인을 받는데, 내가 내민 버스시간표는 그날의 시간표가 아니었고, 기사 아저씨는 내가 알프스에서 미아라도 될까봐...조금 소란을 피우셨어요. 사실 Venosc에서 그르노블로 돌아가는 버스 시간이 맞으면 여기로 안 돌아올 수도 있는데...(내 가난한 언어로~, 이 말은 다 못했지만)
▲ Venosc 가는 길
▲ 케이블 카 타는 곳
케이블 카는 운행 중, 이었으나
10분 밖에 안 걸리고, 걸어 내려가면 1시간 남짓이라고 해서, 걸어내려갔어요. 아니 거의 기다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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