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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사이 그러고 보니 교회엘 왔다갔다했네.
교회 다니는 건 아니고. 한국은 교회가 날로 번창하고 그 수가 늘어간다지만,
네덜란드는 신도가 갈수록 줄어들어서, 교회 건물이 남아돌게 됐거든. 웬만한 도시들은 중세 때부터 있던 거라, 그 중심에 교회-시청-마르크트가 있는, 이런 구성이고, 그 주변으로 수도원, 수녀원, 수도원에서 세운 학교, 병원, 양로원,
고아원...이런 건물들이 옛 도심을 쭉 이루고 있기 마련인데,
교회 용도로 쓰지 않는 교회 시설들은 다른 용도로 바뀌고 있어.
제일 흔한 게 아파트와 호텔인 것 같네.
그 밖에 레스토랑, 서점, 콘서트 홀, 클럽도 있고.
문화재라고 해서 가만 놔두지 않고,(그러면 도심 대부분 건물이 텅 비겠지)
어떤 용도로든 복원해서 사용하거든. 그래서 건물 외피(envelope)는 그대로 놔두고 내부만 새 용도에 맞게 바꿔서 재건축 함.
이 교회는 어떤 용도로 바뀌었을까요?
 그렇다. 아랫층은 약국 및 물리치료실 윗층은 '가정의'(홈 닥터)라고 불리는 의원 진료실.  접수대에, 나 왔어요, 말해주고(전화 예약했음) 앉아서 기다리면서 천정을 올려다보면 이런 모양  
이 사람들은 음식을 덮어놓는 개념이 잘 없더라.
우리집 가정의 진료실이 전에는 여기 아니고, 가정의 자기 집이었거든.
2, 3층은 주거용, 1층은 진료실. 주차장도 없고, 그냥 주택가에 있는 보통 주택이었지. 그러다가 다른 가정의와 함께 이 교회에 진료실 차림.
가정의 둘, 약국 하나, 물리치료사, 이렇게 건물을 나눠 쓰는 거지.
다음은 우루술라 예배당. 이 예배당은 예배용으로는 안 쓰이고, 기독교 청년회, 앰네스티 같은 단체들이 쓰는 공간인데 음악회나 모임 장소로 쓰임. 이날은 헌책 시장이 열렸음.
나도 할배들 사이에서 고개 쳐박고, 책 골랐다. 몇 권 건짐. 3권에 5유로. 
활자도 작고, 지저분하기도 하고 해서 일부러 사지는 않는데, 가끔 더 이상 안 나오는 책들 있잖아. 폰으로 검색해보고, 절판됐다 싶으면 집어옴.
<중세 유럽 도시> 재밌게 보고 있고...세번째 책인 <Kunst en Leven(예술과 삶)>은, 20세기 초에 활동한 건축가가 쓴 책인데, <암스테르담파>라고 하는 건축 흐름이 있거든. 베를라헤 등과 함께...그 중의 한 사람이었음.
책 뒷표지에 뭐라고 돼있냐면, 이 책을 12권 밖에 안 만들었대. 그리고 이게 12권째 책이라고. 흠흠. 그런데 책에는 그 출판연도가 안 나와있는 거야. 나와있었으면, 헌책 시장까지 오지 않고 고서점에서 거래됐을 텐데. 나는 이 건축가 이름에서, 최소한 1900년대 전반기에 인쇄됐으리라 짐작을 했지. 인터넷 검색해보니까 1938년 인쇄.
 뿌듯한 하루였습니다. |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