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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에 댓글로 달다가 글이 너무 길어져서 본 글 함 써봐.
나이 먹었다고 느낀 건 아니고....더 이상 내가 젊지 않다고 느꼈을 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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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살 2월에 덕유산 산행을 갔었지.
회사 산악회에서 1박2일로 갔는데
원래 산 밑에서 1박을 하고 남덕유에서 덕유산 정상으로 능선을 타고 가기로
계획이 되어 있었는데, 날씨가 너무 좋은거야.
저녁을 먹고 짐을 풀기 전에 누군가 도발을 했어.
야 오늘 그냥 야등하고 덕유산 산장에 가서 자자!
씩씩하게 능선을 오를 때 까지만 해도 사정이 그렇게 나빠질 줄 몰랐어.
능선에 오르니 달은 둥실 떠올랐고, 흰 눈에 쌓인 덕유산 능선이 저 멀리까지 펼쳐졌더라.
밤에 바라보는 그 장관이라니..
그리고 길도 보이지 않는 그 능선을 걷는데
눈이 무릎 이상으로 쌓여 있는데다가
눈가루가 흩날리면서 바람이 부는데, 양 뺨이 얼얼할 정도로 아픈거야.
센 바람에 눈 알갱이가 섞여서.
선두를 번갈아 가면서 덕유산 산장을 향해서 20여명이 걸어가는데...
춥고, 바람에 얼굴은 아프고, 눈이 쌓여 제대로 걸을 수가 없고,...
지치기 시작하는데..
몇몇은 거의 탈진 상태까지 가고..
무서운거야.
이러다 죽겠구나.
이렇게 사람들이 산에서 죽는구나...
그러다 저 멀리 불빛이 보이는 거야
덕유산 산장이...
그렇게 우리는 지친 걸음을 끌고 희망에 차서 덕유산 산장을 찾아들어갔어.
이제는 좀 쉴 수 있겠구나.
그렇게 산장 문을 열었는데, 자리가 하나도 없더라.
응?
우리는 남쪽 끝에 있는 남덕유에서 덕유산 산장쪽으로 간거고
반대편 방향에서 올라온 등산객들, 사진 작가들로
덕유산 산장은 어디 끼어 들어 잘 수 없을 만큼 꽉 찬거지.
덕유산이 설경으로 유명하잖아...
그래도 어쩔꺼야.
추위와 피곤함으로 지쳐 떨어졌는데,
어디든 낑겨야지.
그래서 자리를 잡은게 마루 아래 통로였어.
양쪽으로는 잠든 사람들 발바닦을 보며 통로 가득찬 등산화를 한쪽으로
밀고,,등산화에서 떨어져 녹은 물로 질척거린 바닦에 매트리스를 깔고 앉아서
그렇게 잠을 청했어. 함께 동행한 A와 서로 기대어서...
그런데,...
잠이 안오더라.
A는 벌써 깊은 잠에 떨어졌는데,
나는 잠이 안왔어.
그 자리가, 그 환경이 너무 비루한 느낌인거야.
금방 죽을 것 같았다가 살게 되었는데?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어.
내가 그 자리에 있다는 게 끔찍해서...
그리고 다음날 그런 글을 썼어...
내 젊음은 갔다.
무엇이든 다 할 수 있고, 견딜 수 있는 그 젊음의
열정과 치기가 더 이상 내게는 없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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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아주 오래된 그 때를 돌아보면........
생각보다 인생은 긴거 같어.
남는 건 스틸 컷 같은 그 달밤에 온통 하얐던 덕유산 능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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