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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야 하는 정류장에 서는 데, 누구 이어폰에서 새어 나오는 소래, 귀에 익은 노래가 들렸다. 눈 여겨 두지 않고 흐르는 대로 놓아 듣기만 좋이... 하던 노래였다.
입에 맴도는 귀절을 찾아 혀를 굴린다. 도무지 기억해 낼 수가 없다. '나를 내버려 둬... 찾지 말고 그냥 둬...' 라며 나를 나무랬다. 봄이 다 가도록 아무 말도 않고 살았다.
지난 해 어머니가 돌아 가셨다. 울지 않았다. 울 수 없었다. 어머니 보다 내가 더 설웠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병원에 다녀 온 날도 눈물이 나지 않았다. 손에 느끼는 식어지던 그 체온과 숨결, 며칠을 못 버틸 어머니 핏줄과 내 핏줄이 맥놀이 치던 떨림, 그 떨림을 떼어 놓고 집으로 돌아왔다.
겨울이 가고, 온리온좌 베텔기우스 노란 별 왼쪽 어깨 너머로 청연기를 피워 물던 그 겨울이 가고, 동쪽 밤하늘에 바리데기 막내 딸래미 샘 긷는 북두 국자가 자리잡은 봄이 와도 눈물 한 줄기 나오지 않았다.
어릴 적으로 치면 30도 짜리를 담아 팔던 4홉들이 진로를 사서 가방에 넣었다. 집 마당 빨간 철쭉 몽우리가 이제야 젖몸살을 앓는 것 같다. 바람에 안달내던 꽃들이 벌어진다.
짐치 쪼가리에 몇 잔을 연거푸 털어 넣는다. 파르라니 목울대를 넘어 밥통으로 넘어간다. 그 짜한 경로는 내 목울대를 해부하지 않아도 알 거 같다. 어머니가 돌아 가셨을 때도 터쳐 소리내지 못한 그 목울대는 무슨 소용으로 내게 있는가?
잔을 댄 입술 사이로 술이 눈물처럼 흐르는데, 흐르는 눈물이 이대로 그치게 될까 애릿한 데, 종내는 눈시울 마저 말라 붙어 버짐 버캐처럼 살갗을 땡겨대는 데...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꾀꼬리 같은 사랑을 가졌어라...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내려 펄펄펄 떨어져 내려... 꾀꼬리처럼 기찬 사랑을 가졌어라. 나는...너다. 엄마다.
거 나를 부르는 이가 누구요 나 아직 호흡이 남아 있소.
한번도 손 흔들어 보지 못한 나를 손들어 표할 하늘도 없는 나를
어디에 내 한 몸 둘 하늘이 있어 나를 부르는 것이오.
일이 마치고 내 죽는 날 아침에는 서럽지도 않은 가랑잎이 떨어 질텐데......
나를 부르지 마오.
**아이들 죽음을 보고 울지 못했다. 소주를 올린다. 나는 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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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