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형들 댓글 읽어봤는데 혹시 유교랑 유학을 엄밀히 구분할 경우 유교라고 하는 것이 더 옳다고 보는 나 같은 학문적 관점도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서 좀 길지만 내가 예전에 썼던 논문이라고 하기엔 쫑팔리는 글을 하나 올려. 좀 길고 관심 없는 횽한테는 재미 없을 수 있으니까 보실 분들은 보시고 질문 있으면 던져줘. ^^
오늘 단일화 결정이 잘 나길 같이 기원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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儒敎인가, 儒學인가?
03 朴洙賢
올해 여름, 필자는 하계 강독회를 마친 후에 부산대학교로 학술제1)를 다녀왔다. 이번 학술제에서는 유교, 불교, 도교에서의 도덕교육과 종교다원성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토론이 진행되었다. 부산대학교에서 세 종교를 종합하여 종교 다원성을 인정하는 입장에서 도덕교육을 발표하였고, 경북대학교가 기독교의 입장에서, 안동대가 유교의 입장에서, 우리 학교에서는 불교의 입장에서 논의를 진행하였다. 필자는 좋은 취지의 특별한 행사였기에 학술제가 시작되고 발표자들의 논의를 경청하였다. 그런데 유교와 종교다원성에 대한 발표를 유심히 들어보고는 적잖이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유교에서 말하는 성선설을 가지고 도덕교사가 학생들에게 우리네 본성으로 주어진 仁을 발현시키게끔 하는 도덕교육이 논의의 초점으로 부각되지 않을까 생각하였다. 그러나 안동대학에서 준비해온 발표문은 온통 주자가례를 중심으로 조선조 예학 사상에서의 예법들을 나열하는 것에 그치고 말았다. 더구나 당시에 논의된 예사상이 붕당정치의 극치라고 할 수 있는 남인과 북인의 대립에서 연유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은가. ‘천리지절문이오 인사지의칙’으로써의 예의 중요성을 도외시하자는 것이 결코 아니지만 필자가 받은 아쉬움은 비단 주제 선정에서의 아쉬움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논의의 형식에 대한 것이다. 발표문은 유교라는 제목을 버젓이 달고 있었지만 그 내용은 조선조에 논의된 관혼상제의 예법들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주자가례를 통해 그 타당성을 검증하는 내용으로 전개되었다. 어디에서도 공자의 仁, 맹자의 성선은 찾아볼 수 없었다. 교수님께서 하계 강독회 때 들려주셨던 유교와 유학에 대한 말씀을 떠올리지 아니할 수 없었고, 짐짓 더 이상의 유의미한 기대는 접어야 하였던 지난 학술제의 아쉬운 기억만이 남아있다.
유교와 유학은 무엇이 다른 것인가? 멀게는 요․순으로부터 시작하여 우, 탕, 문, 무, 주공, 공자로 이어진 도통이 꿰뚫고 있는 사상은 유교라고 하여야 할 것인가, 유학이라고 하여야 할 것인가? 논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본 연구에서는 둘의 개념이 엄밀히 다른 것임을 강조할 것이다. 그리고 논의의 방향을 유교라는 것이 바로 동양사상의 뿌리임을, 유학이라는 입장은 서양의 형식 논리적 사고가 침투한 궁색한 자기 방어적 어조일 뿐이라는 비판을 개진하고자 함을 분명히 밝힌다. 또한 연구의 이론을 뒷받침함에 있어서, 마땅히 유교라고 하여야 함은 서양에서의 중세 기독교 사상의 논리에도 기댈 수 있으며, 일상적인 칼뱅주의에 의해서도 정당화 될 수 있으리라고 기대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의 논리적 타당성을 논하기 좋아하는 호사가들에 의한 본 연구의 검증가능성에 대해 예상되는 비판에 대한 반론일 뿐이며, 실질적으로는 유교에서의 道는 반드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증명을 요구하지 않는 우리의 생명의 원리이자 당위이며 보편적으로 주어진 형이상학적인 것이라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유교에서의 道는 형이상학적인 것이기에 기독교에서 말하는 창조주인 인격신에 필적하는 것이며, 언제나 우리의 의식과 가치 속에 본성으로써 부여받은 것이기에 일상적인 칼뱅주의자들처럼 경건하고 금욕적인 자세로 사람답게 살아가고자 힘쓰겠다는 기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해 보겠거니와 우선은 유교와 유학의 개념을 나누어 접근하지 않고, 공자가 논어를 통해 말하는 것은 어떠한 것 인지부터 알아보고자 한다.
동양사상의 뿌리는 바로 공자의 논어이다. 동양사상이라고 하는 것은, 지리적인 동양에서의 사상만을 함의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우리와 관계있는 것으로, 중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에서의 유교 사상이라고 하여도 무방하리라 본다. 사실상 동북아시아에서의 사상은 바로 공자의 논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닌 것이, 유교는 바로 우리가 언제나 먹고 살아가는 쌀이라고 비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동양사상에서 유교와 같은 거대한 흐름을 이루고 있는 것이 노자의 사상이며 논어와 맞서는 서적이 바로 ‘도덕경’이다. 도덕경의 영향력은 특히 서양에서 유명하며, 영문으로 번역된 것만 하더라도 50여종이 넘어 설 정도이다. 그만큼 노자사상의 영향력은 대단하며, 그만큼 소중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쌀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듯이 노자의 사상도 쌀의 기운을 더욱 북돋워주고 보충해주는 비타민으로써 소중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쌀이라는 것은 소중해 보이지 않아도 우리의 몸에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어떠한 이유에서 위와 같이 말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그것은 중국이 거대한 영토와 수많은 민족의 공존에도 불구하고 분할되어지지 않고 단일국가를 형성하고 있는 이유에서 찾을 수 있다. 그것은 한자를 통한 언어․문자적인 통일이라는 측면도 있겠으나, 바로 유교를 통한 사상적인 통일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저 옛날 한나라 때 동중서로부터 시작된 국가이념으로써의 유교 사상의 중용이 보편화되면서 시대가 흘러도 중국의 어느 가정에서나 손쉽게 논어를 구비하고 읽어왔다는 점에서 볼 때 논어가 사상적인 통일의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중국 대륙을 호시탐탐 노리던 여러 오랑캐들은 중화민족의 자존심에 큰 흠집을 내어왔었고, 천하를 통일하였던 시황도 그들이 두려워 만리장성을 축조하지 않았던가! 더구나 역사는 원과 청이라는 거대제국을 통해 이민족의 지배를 받았던 대륙의 어두운 그늘을 드리워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왕족이 이민족 출신이라고 하더라도, 결코 문화적․사상적으로 한족을 지배할 수는 없었으니, 그것은 바로 논어의 힘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유교의 사상은 전 대륙을 관통하고 있었으며, 이민족의 침략에서도 오히려 그들을 교화시켜 지배층의 이념으로써 공히 자리매김하여 왔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처럼 논어에 집약되어 있는 공자의 사상은 우리의 정신과 생각 속에 매우 깊숙이 침투되어 있으며, 그래서 언제나 우리는 맹자도, 도덕경도 아닌 논어부터 이야기하는 것이다.
유교에서 말하는 도통의 흐름을 살펴보면 동양사에 있어서 유교의 흐름이 끊어지지 않고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여 왔음을 더욱 잘 알 수 있다. 공자의 이상시대였던 먼 옛날 요․순에 있어서부터 문, 무왕 그리고 주공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공자 이전의 사람이었지만 오직 仁으로써 백성들을 위했었고, 성인으로서 왕도정치를 행하였다. 그러한 정신은 고대 원시유교에서 공자에 의해 직접 사상으로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이 후 맹자와 순자는 제자백가의 거센 저항 속에서 유학을 지키기 위하여 안간힘을 썼으나 전국시대의 마지막은 한비의 법가를 이념으로 채택한 진나라 시황에 의하여 최초로 대륙이 통일되기에 이르러 공자의 가르침은 물거품이 되고 마는 게 아닐까 싶은 상황에 직면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진리가 아닌 것으로 정치를 행함에 있어 그 끝은 좋지 아니하였음은 주지의 사실로써, 이 후 분서갱유로 인하여 한나라에서의 학문이 황로학으로 점철되었음에도 동중서의 노력으로 인해 유교는 한 제국의 이념으로 정착되었던 것이다.2) 하지만 한의 멸망 이후 수와 당에 이르러서는 도가와 불가의 학설이 심오한 본체론과 형이상학을 바탕으로 하여 그럴듯하게 받아들여져 사상적인 전성기를 이루었으나, 이정형제와 주자의 노력으로 인하여 성리학의 완성을 보게 됨으로써 송명유학으로 우리의 정신에 더욱 깊이 스며들게 되었다. 결국 동양사에 있어서 유교는 시대적으로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어왔던 것이지 결코 멀어져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토록 소중한 유교에서 말하는 道는 무엇인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논어 <里仁篇>을 보도록 하자. 거기에는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삼아, 내가 말하는 도는 하나로 꿰어져있다.”라고 하셨다. 그러자 증자가 대답하기를 “옳습니다.”라고 하였다. 공자께서 나가시고 제자들이 증자에게 그 뜻을 묻자 증자가 “선생님께서는 방금 진리는 忠恕라고 하신 것이다.”라고 대답하였다>3)는 내용이 실려 있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우리는 주자의 집주를 통해 충과 서를 이해할 수 있고 나아가 충서를 넘어선 한 글자, 仁을 만나볼 수 있으리라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의 이해는 이미 우리의 본성으로써 仁이 주어져 있기 때문에 모두가 동의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주자는 충과 서를 ‘盡己之謂忠’, ‘推己及人曰恕’라고 하였다. 이것은 자기 스스로가 최대한으로 다하는 것이 충이라는 것이요, 자기를 미루어서 남에게 미치게 하는 역지사지의 마음가짐을 서라고 하신 것이다. 그런데 공자께서 내 도는 一以貫之하고 있다고 하셨으므로 충과 서가 그 내용이라고 할 때 우리는 충서를 넘어서는 글자 한 자가 바로 仁이라는 것을 가히 알 수 있으며, 공자의 道는 바로 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충과 서는 바로 仁의 다른 표현에 불과한 것으로, 혹자는 충을 仁의 적극적인 표현이라고 하고, 서를 소극적인 표현이라고 한다는 등4)의 견해가 다양하나 仁을 굳이 논리적으로 분석하고자 하는 자세는 이번 연구에서는 지양하고자 함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다만 우리는 공자의 道는 충과 서로써 一以貫之 하고 있으며, 그 충서를 넘어서는 한 글자인 仁이 모든 사람에게 사람됨의 도리로써 주어져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자 한다. 그것은 우리가 그것의 의미를 형식논리로써가 아닌, 누구나 참으로 우리의 가슴으로 파악하고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서양철학과는 다른 유교의 형이상학적 진면목이 드러난다. 필자가 유학과 유교를 엄격히 구분코자 하는 것도 유교에서의 형이상학을 믿고서 출발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여부에 따라 유교와 유학을 나눌 수 있고, 우리 동양 사상의 기틀로써 공자께서 말씀하셨던 것은 형이상학적인 유교였음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더불어 서양철학의 방법으로 눈에 보이는 것만을 중요시하여 유교에서의 형이상학은 자취를 감추고 오직 경험적인 측면에서 공자의 사상을 접근하고 논리적으로 해석함의 위험성을 극복하고자 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이제 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우리는 原始反終의 이치를 말한다. 원시반종이라 함은 시작을 탐구해가면 끝으로 되돌아간다는 뜻으로, 우리는 무슨 일이든지 시작함에 있어서 처음이 조금만 잘못되어도 나아감에 그릇된 길로 들어서 끝에 가면 엄청난 차이가 나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모든 것은 처음이 소중한 것이요, 논어의 첫 구절인 學而時習之가 강조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이다. 원시반종의 이치를 통해 처음의 소중함을 언급하였으니 우리는 유교의 유의미한 경전 가운데에서 주역의 첫 구절을 통해 유교의 형이상학이 어떠한 것인지를 알아보도록 하자. 주역의 첫 구절은 바로 ‘乾은 元亨利貞이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주․자연의 큰 섭리로써 생명을 태어나게 하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의 四時를 관장하고 동, 서, 남, 북을 方位짓는 道이다. 이것은 후일 주렴계에 의해 太極이라고 일컬어졌고 주자의 理氣論에서의 理에 해당하는 것으로 우주의 원리․섭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건괘는 곧 진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태극으로써 말하면 陰되게 하고 陽되게 하는 법칙으로써 유교의 우주론에 의하면 만물을 생성케 하는 생명의 원리인 것이다. 그런데 이는 본체로써의 태극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주를 관장하는 원리로써의 태극을 통체일태극(統體一太極)이라고 한다면, 태극의 원리에 의해 음되고 양되어 생성되는 만물에는 그 만물을 만물되게끔 하는 원리로써의 태극을 각구일태극(各具一太極)이라고 한다. 이것은 사람에게는 사람의 理가 부여되어 있고, 고양이에게는 고양이의 理가 부여되어 있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처럼 우주의 큰 섭리로써의 태극이 사람에게도 마땅히 부여되어 있으니 그것을 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仁이라는 것은 인간다움, 사람됨, 남을 나처럼 사랑하는 어진 마음씨를 의미한다. 그것은 사람 인(人)자 속에는 어질 인(仁)자가 본래 주어져 있다는 명제와 부합하는 것이다. 우주의 원리로써 우리에게 주어진 仁은 유교가 성선설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근거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부여된 본성이 仁인데 그것에 반하여 살아가는 것은 스스로가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오늘 날 우리는 이러한 통체일태극-각구일태극으로써의 형이상학적 원리인 理가 아닌, 서양식 학문 방법에 익숙해져 과학적 사고의 지배를 받아 氣論속에서 살고 있다. 이는 서양철학의 영향으로 경험론이 대두가 되고 형이상학적인 理論은 공허한 것으로 치부된 애석하기 그지없는 결과이다. 부여된 理를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도외시하고 눈에 보이는 氣에 얽매이다 보니 오늘 날 우리는 여러 가지 문제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물질만능주의와 생명경시 풍조 등은 모두 우리가 자초한 것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부여된 섭리에 따라 살아가면 사람다워지고 자연의 큰 섭리에 반하지 않는 참다운 사람, 全人이 되는 것은 너무나도 쉽고 당연한 귀결이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이 근세로 접어들면서 서구문명이 들어오고 자연스럽게 서양철학의 방법이 도입되면서 학문은 과학적으로 하여야만 하는 것이 되어버렸고, 우리의 의식 속에 들어와 있던 동양사상의 원뿌리는 흔적도 없이 소실되어 버렸다. 덕분에 우리는 氣만을 중요시하여 허위의식이 지배하는 시대에서 살게 되었다. 오늘 우리네 학문은 눈에 보이는 것에 얽매여서 허위의식에 휩싸여있다. 형이상학적인 것을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스스로 내몰고 진리가 아닌 것을 참다운 것처럼 집착하여 이익이나 힘, 돈에 의해 속박당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러한 허위의식에 얽매여 발생하는 이 시대의 여러 문제들을 계속해서 허위로써 접근하여 천착하다 보니 더욱 경험적이고 과학적이며 논리적인 사고만을 강조하게 되고, 그럼으로 인해 문제는 해결이 되어지지 않고 갈등은 증폭이 되는 사태를 맞게 된 것이다. 우주와 생명의 신비에 비하여 극히 일부의 과학적인 논리만을 진리라고 착각하여 밀어붙이는 것은 독재라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은 허위의식을 더욱 강력하게 만든다. 유교에서 말하는 진리는 이러한 허위의식이 아니다. 그것은 형이상학적인 것이다.
그럼 이제 우리는 유교와 유학을 구분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되어 진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거니와 본 연구에서 구분하고 유리해내고자 하는 ‘유학’은 서양철학으로써 공자의 사상을 방어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입장이다. 유학이라는 개념을 만약에 앞에서 알아본 사람됨의 도리가 형이상학적인 원리로써 우리에게 주어져 있고 거기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도덕적인 삶이라는 사상으로 이해한다면, 그것은 유교라고 불리건 유학이라고 불리건 간에 무방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토록 엄격히 구분 짓고자하는 유학이라는 개념은 본 연구에서 어떠한 것인가? 그것은 유교의 형이상학에서 내재하고 있는 종교성을 인정하지 않고 서양철학의 방법으로 유교사상을 접근하고 규정하는 움직임이다. 그것은 오늘 날의 氣論속에서 자신의 생존 영역을 확보하기 위해 범주가 다른 서양 철학적 색채를 동양 고유의 유교에 가미한 것이다. 앞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유교의 형이상학은 경험적이고 논리적인 서양철학의 학문하는 방법과는 크게 다르다. 그것은 종교성을 띄고 있다고 할 수 있겠거니와 그 실증적인 예를 들어보라고 한다면 논어의 내용에서는 중복되는 이야기가 많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앞에서 언급한 일이관지의 도는 <이인편> 뿐만 아니라 <위령공편>에서도 나온다. 그것은 유교에서의 사람됨의 도리인 仁은 한 번에 이해가 되어지지 않고 두고두고 익어가는 것이기에 그러하다고 하겠다. 중복되는 이야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종교성으로 흘러가는 것은 유교사상이 서양철학의 방법으로 논리적이고 분석적으로 개념정리가 명확한 사상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한다. 仁의 의미를 대번에 깨달아버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불교에서 말하는 근기가 강한 사람으로 성철 스님의 <頓悟>에 문득 이르러 다시는 <漸修>할 필요가 없는 사람일 것이요, 논어에서 등장하는 生而知之者일 것이다. 두고두고 익어가는 것이 仁이기 때문에 논어에서는 중복되는 이야기들이 여러 차례 등장하게 된다. 이것은 유학이라는 개념과 구분코자 하는 유교라는 개념의 사상이 지니는 특징은 서양의 형식논리로써는 접근할 수 없고 그것이 종교성을 띄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건괘, 태극, 리가 의미하는 통체일태극으로써의 진리가 비록 기독교에서 말하는 인격신의 개념은 아닐지라도, 스피노자의 범신론과 같은 개념과 유비할 수 있다면, 유교의 우주를 관장하는 섭리도 신의 섭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신의 섭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학문에 종교성이 함의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에 아무런 곤란함도 느끼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렇게 유학과 다른 개념으로써의 유교에 종교성이 함의되어 있다면, 서양철학의 방법에 영향을 받아 공자의 사상을 오늘날의 시대에 맞게 논리적․경험적․과학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히 구분 지어야 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본 연구는 독자들이 지금까지 살펴본 것을 잘 따라와 주었다고 가정한다면 동양사상의 기틀로써 언제나 우리와 함께해온 쌀과 같은 소중함의 유교사상은 도저히 이러한 서양의 형식논리로는 접근할 수도, 정당화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유교의 형이상학에서 말하는 진리는 주역의 건괘나, 주렴계의 태극이나, 주자의 리가 모두 하나의 원리를 말하는 것으로 그것은 바로 우주․만물의 큰 섭리로써 도저히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고 경험할 수 없으니 증명할 수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히 우주를 주재하는 섭리이고 개개의 만물에 만물됨의 이치로써 부여된 것이다. 사람에게도 당연히 사람다운 이치인 仁이 주어져 있다. 앞에서 알아본 충서를 그 내용으로 하는 仁의 의미대로 살아간다면 모든 사람들은 전인이 되고 성인이 되고 군자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소인이 넘쳐나고 패도가 정치의 이념으로써 채택되는 슬픈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철학자를 평가함에 있어서도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칸트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맹자나 노자, 장자는 어디로 갔는가? 우리는 중세 기독교 사상을 공부함에 있어서도 아우구스티누스의 교부철학이 천상의 국가와 지상의 국가를 나누고 신에게로 귀의하여 천상의 국가에서 살아가자는 사상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도 아무런 반감을 갖지 아니한다. 왜 그런가? 그것은 기독교 윤리사상이 인격신의 존재를 우선 믿고서 출발하여야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으며 창조주인 하느님의 존재와 교회의 권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철학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우주․자연의 큰 섭리로써 태극을 상정하고 그 태극에 반하지 않고 개개인에게 부여된 理를 실현하면서 살아가야만 참다운 사람다움을 완성하는 것이라는 공자의 유교는 공허하다고 비난하는가?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인격신이 흙으로 아담을 만들고 아담의 갈비뼈 하나를 떼어 이브를 만들었다는 창세기가 더욱 허무맹랑하고 공허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모든 사람이 다 부처가 될 수 있다고 보는 불교처럼 평등한 종교도 없을 것 이지만 유교처럼 인격신의 창세기와 같은 신화적인 상상력에 기대지 않고, 서양의 관점에서 보면 ‘논리적으로’理와 氣로써 우주의 섭리를 이해하고 만물의 생성을 조망하는 종교도 없을 것이다. 더구나 유교에서는 누구나 본성으로써 부여받은 仁을 잘 실현하기만 하면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자와 맹자는 그토록 험난한 길을 마다않고 열국을 주유하면서 王道를 실현할 수 있는 군주를 찾아 그를 성인의 가르침으로 이끌려고 하였던 것이다. 우리는 왜 기독교 인격신의 존재는 인정하면서도 유교의 형이상학적인 섭리는 허무하다고만 하는가. 이것이야 말로 우리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허위의식이 지배하는 현실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고 본 연구는 판단하는 바이다. 서양의 형식을 모방하여 공자의 사상을 ‘유학’이라고 개념 하는 것은 본 연구의 입장에서는 스스로가 儒者임을 자처하여 허위의식의 시대인 오늘 날에 유학의 논리를 서양철학식 형식논리로 강화하여 이익을 쫓아 명성을 떨치려는 궁색한 자기 방어적 어조일 뿐이라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공자의 道는 스스로를 서양식 형식논리에 의해 정당화 시키는 ‘유학’이라는 논리에 의해서는 성취될 수 없는 것이다. 이는 사상 공부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서양의 학문적 방법으로는 유교의 본질에 접근할 수가 없음을 말하는 것이며, 유교의 종교성을 부각시켜서 형이상학적인 진리를 강조하고자 할 경우에는 ‘유교’라는 용어가 더욱 적절할 것임을 지적하고자 하는 논지를 이상과 같이 전개하여 왔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유교의 형이상학적인 우주론(통체일태극, 리일)과 심성론(각구일태극, 분수, 성선설)을 ‘서양의 형식논리적인 방법으로’ 정당화하는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앞서 논의한 바에 의하면 유교의 사상은 서양철학의 방법으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는 선을 분명히 하였으나 본 연구에서 마지막에 이러한 방법론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의 문제를 도외시 하지 않는 것이 유교 본연의 자세와 더욱 부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下學而上達을 통하여 볼 때, 인사를 통해 천리에 깨닫기 위해서는 이 시대의 허위의식이 만연한 풍조를 반드시 극복하여야 한다. 이번 17대 대선에서도 드러나고 있는 도덕적 무정부주의를 바로잡기 위해서 우리는 진리 아닌 것을 진리로 오인하고 있는 사상들을 극복해 내고 이 세상을 관통하고 있는 道를 구현해 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에 유학을 하는 사람으로서 추구해야 하는 당위의식이라 여김을 천명하는 바이다.
그렇다면 형식논리로써 어떻게 유교의 종교성, 즉 우주의 섭리로 작용하고 있는 진리가 분명히 경험되어지진 않지만 존재한다는 것과 그것이 분수로써 우리 개개인에게 仁이라는 본성으로 부여되어 있다는 형이상학을 정당화 할 것인가? 그것은 두 가지 논리로써 가능하리라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첫째로 우리는 논의를 전개시키는 데에 있어서 앞에서 잠시 언급한 바 있는 유교의 종교성에 기댈 수 있을 것이며, 둘째로 일상적인 칼뱅주의자들의 경건하고 금욕적인 삶의 자세에서 지지를 구할 수 있다.
우선 유교의 종교성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교사상 자체에 기독교와 같은 인격신이 존재하지 않을 뿐이지, 인격신의 주재역할을 담당하는 형이상학적인 道는 분명히 유교의 본체론 속에 녹아들어 있다. 이것은 우주의 큰 섭리로써 만물을 소생시키며, 심성론으로 전개되어 인간의 본성에 천착하여 말하면 사람은 도덕적으로 살아야만 참다운 사람이 된다고 하는 것이 仁의 부여를 통해서 논의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중세 기독교 철학자들이 그들의 사상을 발전시킬 때 인격신을 전재하여 본체론을 완성시키고 윤리설로 나아감에 신에게로 귀의함을 최상의 덕으로 인식하였음을 주지할 때, 유교의 형이상학도 충분히 기독교에서와 같은 정당화의 수순을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더구나 아우구스티누스가 플라톤의 형이상학을, 토마스 아퀴나스가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을 거의 그대로 답습하여 신학과 접목시킨 것을 상기하면, 유교에서의 형이상학은 오히려 서양의 기독교 사상에 비하여 훨씬 더 간단명료하게 전개되는 것이고 보다 더 논리적이라는 측면에서 점수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유교의 형이상학적 道가 기독교적 인격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을 획득할 수 있을 때, 공자께서는 그것에 대해 말씀하신 적이 없으나5) 주자가 理와 氣를 통하여 체계화한 본체론은 무척이나 논리적이고 질서정연하다6). 서양에서의 중세 기독교 철학자 누구와 비교하여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서양의 경우, 플라톤은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그의 형이상학인 이데아론이 이상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듣게 되고 기독교 내에서도 보편의 개념에 대한 실념론과 유명론의 대립의 날이 서는 등 각자의 형이상학이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는 바 성리학에서의 이론이 더욱 우수해 보인다고 하여도 허황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기독교 사상의 경우 보편적인 인격신의 존재를 믿음에 호소하고 있기 때문에 초월적인 부분을 다루기가 한결 편해지고 유교의 경우 좀처럼 파악하기 힘든 태극, 리의 개념에 우주의 큰 섭리를 포함하였기 때문에 공허하다고 일컬어지는 탓이지 실지로 두 사상은 모두 형이상학으로써 유교 또한 틀림없이 종교성을 강조하여 이 세상을 관통하고 있는 진리를 믿어야 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종교에로 치우치지 않고 사상으로써의 기능에 역점을 두는 유교 본연의 정신은 오늘날의 위기극복을 위해서도 훨씬 더 실용적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仁은 본성으로써 주어진 덕의 體이지만 기능으로써 발휘될 때 덕이 用이 되는 것은 유교의 덕론의 근본이다. 유교의 종교성에 소홀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충분히 기독교사상의 형이상학과 마찬가지로 진리의 실재성에 대한 믿음의 강조를 통해 유교사상을 - 마치 교부철학자들이 그러했듯이 - 정당화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우리는 일상적인 칼뱅주의자들의 구원에의 기대와 같은 논리로써 유교사상을 정당화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중세 기독교 사회의 타락이 극에 달하여 더 이상 종교로써의 기독교가 아무런 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루터와 칼뱅은 종교개혁의 선구에 서 있었던 사람들이다. 두 사람 모두 공히 종교개혁과 근대 사회로의 전환에 일익을 담당하였으며 특히 우리가 천착하고자 하는 칼뱅의 경우는, 구원예정설을 통하여 사람들을 경건하고 금욕적인 자세로 살아가도록 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으며, 이 후 청교도 사상으로 발전하여 미국의 대성공에 기여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본 논의에서 천착하고자 하는 것은 막스 베버가 강조한 자본주의의 성립과 프로테스탄티즘의 관계가 아님은 분명하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일상적인 칼뱅주의에서 말하는 예정설과 소명설에 입각한 금욕적이고 경건한 삶을 통한 구원에의 기대는 유교에서 형이상학적인 진리를 가정하고 그것이 본성으로써 부여되었기에 내 본성대로 살아갈 때 사람이 사람다워질 수 있다는 기대와 유비할 수 있다고 사료된다. 주지하는 바가 의미하는 것은, 일상적인 칼뱅주의자들이 기대하는 바는 기독교적인 인격신을 믿는다고 가정하였을 경우 그들은 구원예정설에 입각하여 각자가 태어날 때에 천국으로 갈 것인지 지옥으로 갈 것인지가 예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일상적인 칼뱅주의자들이 도덕적으로 살아가야 할 당위의식을 내팽개쳐 버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들은 구원이 예정되어 있다면 내가 지금 아무렇게나 행동을 하고 부도덕하게 살아도 신은 나를 천국 혹은 지옥으로 예정하여 놓았기 때문에 지금의 내 행동이 사후의 세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신께서 나의 천국․지옥행을 미리 예정하셨기 때문에 나는 더욱더 경건하게 신을 향한 믿음을 돈독히 하고, 함부로 살아가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것은 내가 신을 더욱 더 사랑하고 진실하게 믿고 살아감으로써 신이 나를 천국행으로 인도하실 것이라는 기대심리를 가지는 것과 유사하다. 이러한 기대심리는 내가 천국으로 갈 것이라는 데에 필요충분조건은 아닐지라도 일상적인 칼뱅주의자들은 신이 예정하신 뜻을 따르겠다는 경건한 믿음을 드러내어 주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그들은 직업 소명의식을 통하여 금욕적이고 절제하는 삶을 통해 직업에 충실하여 역할은 다하면 금전적으로도 부유해지고 구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며 살아간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에 착안, 유교사상의 형이상학적인 요소를 믿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우리가 도저히 경험할 수 없는 것을 내가 仁으로써 살아야 하는 이유로 삼고 살아가지만 그들 또한 일상적인 칼뱅주의자들과 마찬가지의 논리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본성으로써의 性이 부여되어 있고 누구나 생명의 원리인 仁을 실천할 수 있기 때문에 내 자신이 스스로 도덕적으로 살아가고 남을 나처럼 헤아려주고 사랑한다면, 正名에 입각하여 君君臣臣父父子子하게 되면, 우리의 노인을 우리의 노인처럼 대접하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행동하고자 노력한다면, 성선설에 입각한 인간관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사람됨을 충분히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그렇게 되었을 경우에 우리 사회는 허위의식을 극복하여 소중한 것이 소중한 대접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최소한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내가 왜 그렇게 하여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은 중차대한 가치를 지닐 수 없다고 보는데, 그 이유는 내가 그러한 질문에 사로잡힌다는 것은 내가 내 본성의 씨앗인 사람됨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동물처럼 행동한다고 하여 나도 동물처럼 행동하여야만 한다는 당위가 성립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내가 내 본성을 실현함으로써 全人이 된다면 그는 곧 유교에서 말하는 성인이요, 君子之德은 風, 小人之德은 草라고 하였던 것처럼 그의 밝은 덕으로 말미암아 주변의 사람들이 바람에 눕는 풀처럼 교화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을 본 연구는 내리는 바이다. 서양철학의 논리로 일상적인 칼뱅주의가 덕목으로써 칭송받고 있다면, 유교에 입각한 이러한 기대 또한 충분히 도덕적으로 칭송받을 만한 행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 영남지역 국립대학 윤리교육과(경상대, 부산대, 경북대, 안동대) 학생들이 매년 한 차례 모여서 각 학교에 주제를 배정, 발표를 하고 토론을 하는 행사
2) 물론 한나라는 초기에 상국 조참을 통하여 황로정치를 지향하였다. 그러나 황로정치를 통하여 국가가 부강해지고 백성이 살아갈 만 해지자 그들을 이끌어 줄 이념이 필요하게 되었다. 한무제 때에 이르러 동중서에 의해 이러한 필요조건은 충족되게 되었으나 당시의 유학은 훈구학으로 점철되어, 이는 청담의 등장요건이 되기도 한다.
3) 子曰, 參乎 吾道 一以貫之. 曾子曰, 唯. 子出, 門人問曰, 何謂也? 曾子曰, 夫子之道 忠恕而已矣.
4) 풍우란씨의 견해이다. (중국철학사)
5) 子, 在川上曰, 逝者 如斯夫 不舍晝夜. 논어<자한편>
6) 물론 이러한 면은 역설적으로 공자를 맹자나 주자가 따라오지 못하고, 노자를 장자가 쫓지 못한다고 볼 수 있게끔 한다. 실제로 서양에서는 논리적이고 수많은 비유를 통해 사상을 전개한 장자를 노자보다 더욱 높게 평가한다. 그것은 장자가 비유와 논리를 통해 형이하학적인 이야기에 통달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맹자와 순자의 경우도 장자와 같은 논리적인 방법으로 공자의 학설을 상세히 하였으나, 두 先儒의 경우는 제자백가의 혼란한 시절에 양주와 묵적이 공히 강력한 세력을 형성함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공자의 사상을 많은 사람들이 알기 쉽게끔 하기 위해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설명하였던 것이다. (정호의 사상은 깨어 있는 자라야 알아듣지만 정이의 사상은 누구나 접할 수 있었다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대원칙․진리를 논리로써 접근할수록 그만큼의 위험부담을 안고 있는 것은 玩物喪志라고 할 수 있다. 장자도 마찬가지로 논리와 비유에 치우쳐 본래 진리에 대해서는 소홀해지는 면이 유감이다. 그것은 오직 형이하학적인 이야기이지 초탈되어 있는 부분에서는 아쉬움을 금할 수 없는 것이고 오직 공자와 노자의 경우에는 대원칙만을 제시하여 주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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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