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의 요지는 어휘의 중요성이었다. 발음에 관한 에피소드도 있지만 오해할 수도 있을것 같아 한마디 덧붙이자면 영어의 발음은 생각만큼 중요하지 않다. 유투브에 가서 why the world isn't flat 을 보면 장하준 교수가 그의 책에 대해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부분이 있다. (장하준 교수가 그의 책 나쁜 사마리아인에서 토마스 프리드먼의 World is Flat이라는 책을 논박한다. 그래서 이 비디오의 제목이 why the world isn't flat)
그럼 의외의 사실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그분 발음이 그닥 훌륭하지 않다는거. 그래도 경제학자로서 그분의 학문적 업적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영국인과 미국인이 같은 단어를 발음하는 것도 다르고, 영어가 점점 더 세계적인 공용어가 되면서 말레이시아 영어, 인도네이사 영어 다 발음상으로 고유한 특색이 있다. 다 발음상으로 고유한 음값이 있지만 분명 그들이 하는 건 영어다. 그러니 발음때문에 주눅들 필요는 없다. 경상도 사투리를 억세게 구사하는 첨맘님한테 국어를 못한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서두가 길었는데 다시 단어의 문제로 돌아가서 단어가 중요하다면 어떻게 단어를 공부해야 할까?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나의 대답은 It depends on your situation. (처한 상황에 달렸다는...이 말 상당히 자주 쓰인다. 예스, 노라고 대답하기 곤란할때, 구렁이 담넘어가듯이 슬쩍 넘어가고 싶을때....)
내가 만약 내일 모레 영어시험을 쳐야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시험에서 점수를 잘 받는게 나의 인생에 상당히 중요하다고 한다면 물불을 안가리고 외울것이다. 되든 안되든...참고로 유시민님은 그리고 안희정님도 수학정석을 외우고 들어갔다고 한다...
반면 내가 영어시험이랑은 상관이 없고 영어 그 자체를 하나의 언어로써 잘 하고 싶다면 난 vocalization (소리내기)과 visualization(그림그리기)을 추천하고 싶다. 입으로 소리를 내면서 머리속으로는 단어를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단어를 영영사전으로 확인하고 그림으로 그리는 것이다. (어떤 그림을 고르느냐의 문제는 단어가 하나의 의미를 가지는 경우가 별로 없고, 어근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설명해야 하는데 그건 다른 주제니까 일단 생략하고....)
영어는 언어이고 언어의 목적은 입으로 전달하는 의사전달이다. 입으로 익히지 않은 단어는 쉽게 잊혀질 뿐만 아니라 입에서 잘 나오지도 않는다. 수비연습만 열심히 했는데 공격을 잘 할수 있을까? 단어를 조용한 독서실에서 연습장에 줄그어가면서 외웠는데 그걸 회화할때 입에서 술술 나오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
처음에 영영사전을 보고 그림을 그릴려고 노력하고 하는게 힘들지만, 이것도 습관의 문제다. 이게 자꾸 습관이 되고, 영어단어에 대한 정보가 쌓이게 되면 글 읽는 속도가 빨라지고 이해도 빨리 된다. 왜냐하면 한국말로 치환을 하는게 아니니까...
내일 모레까지 읽어야 할 아티클이 100장이 넘고, 그걸 영어로 요약을 해 가야하는데 일일이 한글 독해를 한다면 과연 숙제를 마칠 수 있을까? 한글 독해는 좋은 번역을 해야할때 필요한 것이고, 영어의 뉘앙스와 한국의 말의 결은 다른 점이 있기때문에 한글로 문장대 문장으로 독해를 한다고 하더라도 이해가 더 잘 된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입으로 익히고 머리속으로는 그림으로 그리고 영영사전을 사용함으로써 영미인의 사고체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말로는 이렇게 했는데 내가 이렇게 하냐고 물어본다면 나의 대답은 단연코 노다. 여전히 프리젼테이션할때 버벅거리고, 한글을 모르는 나의 직장동료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우씨...두고봐...나 열심히 공부하기로 결심했다구...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추천한다.
영어로 그림을 그리는 게 왜 중요하냐면... 머리는 말이 아닌 말이 가진 이미지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만각이 적었던 노래를 영어로 느껴보니 느낌이 장난이 아니다.
summer snow 이 단어 하나로 처연함이 느껴지더라. 이루어질 수 없는, 불가능하지만 너무 안타까운...
황구체 기자로부터 카테고리 견인비 1,000뽕이 삭감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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