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라연의 시 '풍란' 끝부분이다. 늦둥이가 우리동네 인물 숙제를 해야 한다해서 삼국사기 열전 온달조를 읽어 주었다. 내친 김에 90년에 산 시집 <서울에 사는 평강공주>를 꺼내 들었다. 아, 거기 24페이지에 나오는 시구절이다.
그런거야? 우리는? 노통과 유시민과 봉파리들은?... 눈빛 만으로?
유, 시민, 당신에게, 편지 /역시 박라연에 꽂힌다.
갑자기 서로를 모른다고 해야 할 때 예전에 무심히 드린 편지 편지 쓸 때의 내 고운 생각들이 손때 묻은 서랍에서 책갈피에서 샛노란 유채꽃으로 피어나 그대를 흔들어 깨울 튼튼한 아이 하나 낳아주고 떠나온 양 마음 든든하다고 그렇다고 쓸쓸한 퇴근길 육교 위에서 새하얀 눈송이를 펄럭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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