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들의 여행도 절반 가까이 지나왔어. 좀 어때, 아쉬워? 아님 다 되가니까 기쁘고 막 그런가? ㅋㅋ
뭐 어떻든 간에 이 곳에 양질의 다양한 컨텐츠들이 쌓일수록 우리들이 지향하는 바른 언론사라는 꿈도 가까워지는 것일 테니까 실력없는 노근이도 최선을 다해볼게.
6편 안 읽었으면 후딱 가서 읽고 와. 6편 보고 오늘 거 봐야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니까.
그럼 이제 서양 근대의 철학을 만나보자구!
영국의 경험론과 대륙의 합리론
앞 편에서 서양 중세철학은 솔직히 별 볼일 없다고 얘기했지?
철학이 신학의 똥꼬를 핥아주던 암흑기. 이 시기에는 신학을 정당화하는데 그리스철학이 이용되었던 관계로 우리는 특별히 그리스도교의 논리들을 열공할 필요는 없어.
하지만 6편의 주인공 오캄은 반드시 기억해야해. 오캄이 신이라는 보편 개념이 실재하느냐 실재하지 않느냐라는 보편논쟁에 "신이 있던지 없던지 우리 어짜피 신 믿을 것 아니냐. 닥치고 눈에 보이는 일들만 생각하자"는 일갈을 함으로써 중세적 사고에서 근대적 사고로 넘어가는게 가능해졌다는 거. 그리고 이를 통해 과학이 꽃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는거.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어. (실제로 근대에부터 서양=과학으로 전개돼)
오캄의 면도날로 인해 신이라는 형이상학적 개념 - 감각으로 경험할 수 없으며 유무의 여부도 증명할 수 없음 - 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형이하학적 개념 - 감각으로 경험할 수 있으며 유무의 여부를 증명할 수 있음 - 에 대한 탐구로 넘어갈 수 있게 된거야. (과학은 형이하학을 탐구하는 학문! 철학은 형이상학을 탐구하는 학문!)
그리고 근대로 넘어가면서, 현실의 것들에 대한 사유가 유의미해지는 시대에 접어들면서. 서양에서는 과학이라는 놈이 발전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되는거지.
이 지점에서부터 이제 서양은 동양과는 전혀 다른 철학으로 발전하게 돼. 우리는 근대 동서양의 철학을 완전히 다르게 이해해도 좋다는 소리야.
여러모로 오캄의 공은 참으로 혁혁해보인다. 그지?
그럼 믿음이라는 신념이 아니고서야 현실세계에서 신을 증명할 방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1,000년의 시간을 현실세계에서 신을 증명하는데 정력을 낭비해왔던 철학자들이 오캄의 탁견으로 인해 중세의 망령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이후 어떤 사조의 철학들이 근대에 등장하게 되는지 알아보자.
중세를 벗어나 근대로 접어들면서 현실 세계의 것들을 어떻게 인식할 것이며(인식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의 문제(윤리학)에 집중하게 되면서 서양에는 '과학'이라는 놈이 발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이 되는데 형들은 이제 소개할 서양 근대 철학의 두 갈래 흐름은 모두 '과학적 사고'라는 기반을 관통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해.
(이렇게 생각하는게 노근이가 첫 회부터 서양철학을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권했던 이분법적 사고야. 동양은 그렇지 않은데 서양은 근대부터 과학적 사고가 깔리는거지. 이렇게 대비시키면 동양과 서양을 비교하는데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어)
과학적 사고라는 기반 위에 영국에서는 경험론이, 대륙에서는 합리론이 발달하게 돼. 경험론은 감각적 경험을 중시하는 입장이고 합리론은 이성을 강조하는 입장이야. 아주 아주 단순하게 정리하면 경험론=물질, 합리론=정신.
그리고 주의할 건 물질을 강조한 경험론이야 말할 것도 없고 정신을 강조한 합리론도 과학적 사고가 베이스에 깔린다는거.
내가 볼 땐 안그래도 될 것 같은데 합리론자들은 이성을 가지고 사유하는것이 아주 과학적이라고 생각했대. (스피노자는 합리론자로 분류됨에도 불구하고 아예 자신의 윤리사상을 수학적-과학적 방법으로 증명하듯이 책을 썼어) 아무튼 서양 애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이라는 좋은 가르침을 애초에 받았음서도 그걸 활용할 줄 모르더라. > _<
뭐 걔들이 그랬으니까 우리는 그렇게 이해해야겠지?
그럼 경험론과 합리론에 대해 이야기를 더 하도록 해보자규.
합리론의 창시자 - 데카르트
나는 생각하는 고로 존재한다고 부르짖은 아저씨.jpg
서양 근대를 형성하는 두 개의 사조인 합리론과 경험론 중 우리는 먼저 합리론에 대해 알아볼거야.
합리론은 이성을 굉장히 중시해. 이성은 사람을 생각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인고로 이는 정신적 영역을 강조하는 입장이라 할 수 있지. 그리고 주의할 건 아까 말한대로 합리론이 정신을 강조한다고 해서 과학을 쌩까거나 하는 건 아니란 거! (서양 근대는 무조건 과학. 과학이라는 기반 위에 합리론과 경험론이 흐르고 후에 그 둘을 종합하고자 하는 사람이 칸트!)
근대 합리론의 흐름은 대략적으로 데카르트를 시작으로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등으로 이어져. 앞에 배웠던 걸 적용해보면 소크라테스 - 플라톤 - 아리스토텔레스 - 퀴니코스학파(견유학파. 기억나지?) - 스토아학파 - 데카르트 - 스피노자 정도로 흐름을 정리할 수 있는거지.
그리고 근대 합리론과 경험론을 공부할 땐 우리 인식론과 윤리학으로 한정지어 생각하도록 하자.
고대나 헬레니즘시대를 공부할 때 우리는 주로 형이상학과 윤리학에 대해 논했었는데, 형이상학은 쉽게 말해 그 사상가가 지 맘대로 창조한 세계관 같은거야. 윤리학은 인간이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구.
인식론이 근대에서 다루어져야 하는 건 과학의 대두와 연관이 있는데, 오캄의 지적 이후 증명할 수 없는 형이상학적 세계에 대한 인식을 잘라버리게 되면서, 현실의 사물과 세상을 이성과 감각 중 무엇으로 인식할 것인가의 문제가 중요해지게 되는거지. 인식론이 바로 무얼로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의 분과학문이거등?
그럼 우리가 지금 공부하는 합리론자들은 인식을 어케 하겠어?
빙고. 이들은 이성을 가지고 완전한 진리를 인식할 수 있으며, 그렇게 인식한 진리들을 실천하며 살아야 한다 정도로 윤리설을 전개해 나가는거지.
이렇게 단순화시켜 대립해보면 서양 철학 뭐 조또 아니지? ㅋㅋ
자. 앞에서 합리론 흐름 얘기했고, 합리론에서의 인식론과 윤리학을 대충 소개했으니...
이제 합리론 창시자인 데카르트 정도만 소개하고 넘어가도록 해.
데카르트는 코기토 에르고썸. 즉 코기토 명제로 유명한 아자씨야. 윤리학에서는 뭐 다룰게 없는데 그의 인식론은 너무나 유명하니까 소개해 보도록 할게.
데카르트가 전개한 논지는 대충 이래.
그는 어떻게 하면 의심의 여지 없이 자명한 진리를 구할 수 있을까를 탐구했어.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지. 그에 의하면 감각적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은 변할 수 있으므로 불완전한거래. 그래서 세상의 모든 것을 의심하면서 진리를 구해보고자 한거지. 그는 의심의 여지없이 자명한 것만을 진리로 쳐주기로 하고 생각을 거듭했어. 그의 이러한 인식론을 방법적 회의라고 불러.
아무튼 데카르트는 그렇게 대가리를 쥐어짜내다가 불현듯 이런 결론에 도달한거야. 아무리 생각하고 의심해보아도 내가 생각한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진리이구나. 이게 데카르트 형의 제 1원리.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야.
내가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 의심의 여지 없이 자명한데 생각을 하는 주체가 있어야 할 거 아닌가벼. 그 생각을 하는 주체는 나다. 고로 나의 존재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진리이다.
이렇게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 데카르트는 역시 감각적으로 사유할 것이 아니라 이성을 통해 사유하는 것이 철학하는 참된 방법이구나 확신하게되고 자기 생각을 계속 밀어붙여 자신의 존재에서 선한 신의 존재와 세상 만물의 존재 까지도 연역해내게 돼. 물론 오늘 날 입장에서는 유의미한 의미를 찾기는 어렵고.
경험론의 창시자 - 베이컨
요 베이컨이 아니라...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영국의 프란시스 베이컨이 경험론의 창시자야.
경험론은 위에 살펴 본 합리론과 대비되는 철학 사조이지.
경험론은 감각적 경험에서 진리를 구하고, 확실한 인식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이성이 아니라 경험이라는 주장을 해. 그리고 주의할 건 합리론과 마찬가지로 경험론도 과학적 사고를 그 기본 베이스로 깔고 있다는 거고. (합리론과 과학을 연결짓는 것 보다 이게 더 친숙하지? 과학과 경험적 사고는 의아스럽지 않을거야. 형들 정도면)
근대 경험론의 흐름은 대충 이래. 베이컨 - 로크 - 홉스 - 흄 등으로 이어져. 칸트의 종합 시도 이후 경험론은 벤담과 밀의 공리주의로 발전하게 되구.
그럼 앞에 배웠던 고대부터 흐름을 그려볼까? 누구 먼저 시작해야할까. 짐작이 돼? 소피스트라고 떠올린 형은 너무 이쁜 형이야. 칭찬 백만개... ㅋㅋ 경험론은 고대 소피스트로부터 시작해서 소 소크라테스 학파의 퀴레네학파(쾌락주의였던거 기억나?)를 거쳐 헬레니즘 시대의 에피쿠로스학파와 베이컨, 로크, 홉스, 흄, 공리주의로 이어지게 되는거야.
아...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무 친절한 선생인 것 같어.
복습을 이리도 철저히 시켜주다니... ㅋㅋ
무튼 경험론의 흐름은 대충 저렇고, 경험론에서의 인식론과 윤리학으로 넘어가자.
경험론에서는 이 세상 만물에 대한 인식은 오직 감각적 경험을 통해 일어난 것만이 확실한 것이라는 기본 입장을 취해. 철학자마다 조금씩 다르긴 한데, 예를 들어 로크는 오감을 통해 인식한 경험적 정보를 이성이 종합 판단해서 진리에 이른다고 얘길 하고, 버클리나 흄은 경험론의 극단으로 치고나가서 내일 해가 동쪽에서 뜬다는 걸 장담할 수 없다고까지 말하지. 경험하지 못했으니까. ㅡ ㅡ 그리고 윤리학의 경우도 감각적 경험들을 통해 인식한 진리들을 인간의 삶에서 중요시여기고 살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게 되고.
베이컨은 우선 "아는 것이 힘이다."는 유명한 말을 했지. 인간이 자연과학을 통해 위대함을 성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어. 물론 여기서 아는 것은 형이하학적인 지식이구.
그리고 우상론을 전개해. 인간이 확실한 경험적 지식을 획득하는데 방해가 되는 네 가지 우상이 존재한다는거야. 우상은 진리 인식에 방해가 된다고 여겨지는 전근대적 사고이구.
첫 번째 우상은 종족의 우상이야. 인간 종족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의인법이나 동물에게 감정이입 하는 걸 예로 들 수 있지. 유리왕의 '황조가'는 꾀꼬리가 진짜 구슬피 울었다는 게 아니라 유리왕이 슬퍼서 그렇게 들린다는거지. 두 번째 우상은 동굴의 우상이야. 이건 우물 안 개구리를 뜻해. 자신의 틀에 박혀서 참다운 지식을 획득하지 못하게 한다고 비판하는거지. 세 번째 우상은 시장의 우상. 시장에는 항상 말이 많고 시끌시끌 하잖어? 마찬가지로 이 우상은 인간의 언어가 만들어낸 허상을 비판하는거야. 유니콘이나 해태 같은 거. 있지도 않는데 있는 것 처럼 지어내는 거짓들이지. 네 번째 우상은 극장의 우상인데 이건 좀 까리한 것 같애. 전통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지양하는건데 대본에 따라 극장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처럼 과거의 전통을 무조건 진리인냥 숭상하는 태도를 경계하자는거야.
베이컨은 위와 같은 우상들을 극복해서 참다운 진리를 얻어 인간의 삶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 사상가야. 형들은 데카르트나 베이컨 중 누구에게 더 끌리는 것 같애?
르네상스 인문주의의 명암
지금까지 우리는 서양 근대 철학은 중세와 어떻게 다르고 어떤 줄기의 흐름으로 이어지는지를 맛보았어. (맛만 본거야. -_-)
형들 근데 역사는 돌고 돈다잖아. 그거 정말 맞는 말인 것 같아.
앞에서 우주론시대의 철학이 고대 그리스 철학으로 넘어가는데 어떤 의의가 있었는지 공부했던거 혹시 기억 나?
우주론시대는 우주 만물의 근원을 탐구했던 시대이고 고대 그리스 철학으로 넘어가서야 인간 삶의 문제를 탐구했다고 했잖아. 그리스시대에 접어들어야 철학의 중심에 인간이 놓이게 된다는 말이지.
근데 우리 앞에서 중세 공부할 땐 또 어땠니. 철학의 중심에 인간이 아니라 신이 떡 하니 놓이게 되었었지? 그것도 1,000년 간이나 말이야.
하지만 결국 오캄을 통한 사고의 전환은 중세에서 근대로의 이행을 가능케 하였고 신에게 빼앗긴 철학의 중심을 인간에게로 다시 돌리는데 성공하게 돼. 돌고 도는거야. 진짜.
이 때부터 서양 근대에는 르네상스 인문주의라는 찬란한 문화가 꽃피게 되는거야.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도.
르네상스 건축물의 정수라는 피렌체성당도.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과
위대한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까지!
인문주의. 인간 중심의 문화가 위에서 본 예술품들을 결과하였지. 서양사에 이토록 찬란히 빛나던 시기가 있었나 할 정도로 근대 초기 르네상스 운동은 서양 문화를 위엄돋게 만들어주었어.
분명히 신 중심의 세계관에서 탈피한 서양 근대의 사고방식은 인류 문화를 더 살찌우는 긍정적인 기능으로 작용한 것 같아.
하지만말야... 내 생각에 이 시기는 서양 문명의 이기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는 측면에서 어두운 면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어.
신 중심의 형이상학이 힘을 잃고 인간 중심의 근대적 사고가 그 자리를 대체하면서 앞에서 누차 강조했듯이 형이하학의 현실세계에는 과학적 사고가 기본으로 깔리게 되었어.
그 과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서양 근대 철학은 경험론과 합리론이라는 두 가지 줄기의 흐름으로 전개되면서 인간 중심의 세계관이 퍼져나가게 되었구.
이 시점부터 우리는 노근이가 권하는 단순한 이분법으로 동양은 자연우호적, 조화적. 서양은 자연파괴적, 분석적이라는 잣대를 적용할 수 있게 돼. (원래 동양이든 서양이든 철학적 성향은 크게 다르지 않았어. 인간 생명을 존중하고, 자연과 더불고자 하는 경향은 피차 일반이었지)
그런데 불행하게도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인간 중심의 세계관이 전성기를 맞이했을 때는 발생하지 않았던 문제들이 근대 르네상스의 시대에는 생겨나게 되었다는거야. 머리가 굵어져서 만용을 부리게 된 걸까...
휴. 잘 모르겠지만 노근이가 지금 어떤 문제를 지적하고 있느냐.
그건 바로 르네상스의 인문주의가 인간 중심 그 자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인간 마음대로의 해석이 더해져서 자연과 인간을 분리시키는 사고가 생기게 되었으며, 그 전개과정에서 과학기술의 발전이 가져다주는 편리함에 도취되어 물질적 가치가 정신적가치보다 우월하다는 착각을 서양에서는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야.
이 시기에 철학이 그러지 못하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주었어야 하는데 경험론이나 공리주의가 이후 전개되었다는 것에서 눈치챌 수 있겠지만 그러질 못했던거야.
이런 문제점을 경계하자는 함의를 가지는 칸트의 구성주의 인식론은 과학의 위력 앞에 떨어져 나가게 되었고, 비트겐슈타인이 현대 철학의 시기에 이를 다시 지적했을 때는 이미 손을 쓰기에 늦었다고 비관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지게 되구.
그리스도교의 성경 말씀에 대한 곡해도 한 몫을 단단히 하지. 데카르트 같은 이성론자들이 인간은 이성을 통해 자연을 정복할 수 있다는 선언을 하게 돼. 생각만해도 그 허세에 진저리가 쳐진다.
경험론자인 베이컨도 '뉴 아틀란티스'에서 과학 기술의 끝없는 발전이 인류를 아틀란티스라는 신화 속 이상 세계로 이끄러줄 것이라 고무시켰지만 지금 현실은 어때? 아직도 과학이 우리를 유토피아로 데려다 줄 거라고 믿는 형들은 없지?
근대 철학자들이 오바해서 인간 중심의 희망가를 불러댄 결과 우리는 위와 같은 낙원에 갈 수 있을 줄 알았지만...
현실은 시궁창.jpg
서양철학이야기 연재가 마무리되면 동양철학이야기를 다룰 기회가 있을 것 같아.
그럼 우리는 근대 서양철학의 시점에서 동양철학과 어떻게 세계관이 대비되는지를 더 잘 알게 될거구.
물론 지금까지의 설명으로도 형들은 다 이해하였으리라 생각해. 내가 너무 잘 가르치니까. 가까이 우리 나라에서도 가카께옵서 4대강 드립을 날리고 계시니. (올 여름 장마를 무사히 넘길 순 있을지 걱정이다. 증말. ㅠㅠ)
서양 철학사를 통해서도 볼 수 있듯이 인간은 정말 오만한 것 같다.
본래의 첨맘을 시간이 지나면 언제나 잊어버리고 왜곡시켜 버리니까. 정말 너무 너무 중요한 첨맘인데... (첨맘님도 중요하고... 라임돋네. ㅋㅋ)
과학이 나쁘다는게 아니라 과학만이 좋다고 생각하는게 얼마나 위험한지를 저 시대의 천재들은 왜 놓치고 있었던 걸까...
노근/ 자꾸 딴지 거는 거 같아 정말 미안해. 하지만, 다르게 보는 눈도 있다고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전체적 흐름에는 동의해. 그러나 니가 이해한 중세와 근대의 구분이 내가 이해한 것과 약간 다르다. 니 글을 보면 신 중심주의 시대가 중세이고 인간 중심주의 시대가 근대라 하는 것 같다. 물론 맞다. 큰 틀에선. 그러나 문제는 근대다. 니는 위 본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분명히 '신 중심의 세계관에서 탈피'한 서양 근대의 사고방식은 인류 문화를 더 살찌우는 긍정적인 기능으로 작용한 것 같아.>
니 말은 '근대는 신을 배제한 시대다' 라고 읽혀진다. 과연 그럴까? 근대철학은 정말 신을 배제했을까? 네버, 네버라고 나는 본다. 일례로 니가 자주 언급한 데카르트를 보자. 데카르트는 모든 걸 다 의심했다고 했다. 심지어 수학까지 의심했다. 그러나 정작 큰 테마는 의심하지 않았다. 신을 의심했나? 자아를 의심했나? 아니다. 의심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아를 신의 위치로 끌어 올렸다. 알맹이 쏙 빼고 엄한 것들만 의심했다. 신 빼고 자아 빼면 뭘 논하지? 앙꼬없는 찐빵이다. 근대만 해도 함부로 신을 깔 수 없었다. 까면 바로 뒈진다. 근대철학자 중 대놓고 신을 깐자는 없다. 따라서 근대는 신을 배제한 것이 아니라 신을 의지한 인간중심의 시대다. 인간중심이긴 하나 여전히 그 바탕은 신 중심이라는 것. 그래서 근대다.
신을 졸업한 시대가 현대다. <신은 뒈졌다> 라는 선언으로 현대철학은 시작되었다. 현대철학에 들어서야 신을 배제할 수 있었다. 고로 신 배제 전은 근대, 신 배제 후는 현대가 되겠다.
나는 이렇게 본다. 중세는 <신>의 시대고 근대는 <자아>의 시대며 현대는 <관계>의 시대라고. 크게는 <실체의 시대>와 <관계의 시대>로 나눌 수 있다. 중세<신> 또는 근대<자아>는 '실체'를 의미하고, 현대<관계>는 '상호의존성' 또는 '상호연관성'이다. 실체를 박살낸 게 관계론이다. 관계론에 의해 실체론은 그 생명을 다했다.
이성<합리주의>과 자아를 앞세운 결과가 인간파괴 자연파괴의 결과를 초래했다는 노근의 주장에는 격하게 공감한다. 요즘 노근의 강좌로 예전 기억 되살리느라 똥줄 탄다. 철학에 빠져 공부했던 것들 다시 꺼내려니 쉽지가 않다. 그래도 철학은 참 재밌는 거 같어. 예전엔 하루 2시간 씩 잠자며 철학토론했었는데...
내가 글빨이 아직 마이 멀었구나 싶어. 오해의 소지가 있게 적었나봐. ㅡ ㅜ
신 중심의 세계관에서 탈피해 인류의 문명을 살찌운건 '르네상스'가 꽃피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로 적은 문구이고..
형 말대로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간다고 신이 부정되거나 하는거 절대로 아니야.
서양철학이자나. 내가 엄청 단순하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데 나는 애들한테도 서양사람들 세계관은 그리스도교적 세계관에 엄청 영향 받았다. 지금도 서양은 90프로 이상이 그리스도교다라고 얘기하거든.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간다고 해서 니체의 선언대로 신이 죽는 시대가 온다는 소리는 절대 아니지.
내 글이 그런 오해의 소지를 내포하고 있었다면 미안해. ㅠㅠ 글싸는 실력이 짧아 그러니 이해해줘.
내가 의도한 것은 중세에 오캄의 지적에 의해 근대적 사고가 열리게 된 점을 강조하고 싶었어.
여기서 근대적 사고는 '신 중심의 세계관에서 인간 중심의 세계관이라는 표현이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다르게 표현하면 '과학적 사고가 열리게 되었다'는거야.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고 보편논쟁으로 그래 시간을 보냈는데 오캄의 한 마디에 '아, 우리 뻘짓했구나'라는 걸 깨닫고 형이하학의 세계에 관심을 돌리게 된게 중요하다는거지. 이런 전환이 없었다면 자연과학의 발달은있을 수 없었을 테니까.
그리고 그 자연과학의 시대인 근대가 열리면서 인간의 오독과 만용이 자행되게 되면서 서양철학이 물질만능 시대의 씨앗을 잉태하게 되구... 그걸 지적하고 싶었던거지.^^
중세 = 신 중심의 세계 -> 오캄의 지적 -> 신(형이상)에 대한 논의 중단하고 자연과학(형이하)이 발달할 수 있게된게 근대.
요런 이야기라는거지. ㅎㅎ 이 설명이면 형의 오해가 풀렸을거라 생각해. 그지?
그리고 데카르트는 자아의 존재 증명에서 선한 신의 존재 증명으로 나아가는 논리의 비약을 저지른 애야. 당연히 신이 그의 세계관에 떡하니 존재하는거지. 이건 인격신은 아니지만 스피노자도 마찬가지고 신학의 정당성을 위해 과학의 자리를 열어준 칸트에게도 마찬가지지. 근대 철학자들, 아니. 근대의 서양 사람들은 거의모두 다 그리스도교의 세계관에서는 벗어나지 못하는거야. 하지만 근대에 인문주의 르네상스가 꽃을 피우고 한 건 사실이니까 인간에 대해 다시금 관심이 옮겨갔고 과학도 발전하게 된 시기였다, 이런 식으로 보는 관점도 가능할거라 생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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