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의 시작
이제는 황하문명이니 양자강 문명이니 이딴 얘기가 별 의미가 없는 듯 하다.
요하지역에 홍산문명이라는 훨씬 더 오래된 유적들이 출토되었기 때문이다.
이 분야 전문가인 우실하 교수라는 양반에 의하면 이 문명이 전파되는 흔적이 무덤에서 출토되는 악세사리를 기준으로 하면 중국 쪽으로... 성곽양식을 기준으로 하면 한반도 쪽으로 흘러간다고 한다.
이걸로 보면 만주/한반도의 우리 조상들과 중국본토의 동이족이 공동조상에서 갈라져 나왔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만주/한반도와 중국 본토의 동이족이 그리이스인들 마냥 같은 민족이라는 의식을 가졌는지 여부는 불투명 하다.
암튼 서경에 보면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 정벌을 시작하는 출정연설에서 유독 지역주의를 강조한다.
자기네는 서쪽, 은나라는 동쪽.
요즘은 대체로 은나라를 동이족이 세운 것으로 보는 것 같은데...암튼 주나라가 은나라를 정복햇으니, 그렇다면 홍산문명의 적자는 만주/한반도의 우리 조상들인 셈이다.
뭐 그러거나 말거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가 한반도에서 출토되었다.
과거에는 동남아에서 벼농사가 시작되었다고 했는데.. 그게 중국 양자강으로 올라가더니 급기야 한반도가 가장 오래된 볍씨 출토지가 되었다.
밭농사와 논농사는 개념이 좀 다르다.
밭농사는 거대한 강 하구에 관개시설을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즉 계급의 분화가 필요하다.
논농사는 관개시설이 필요없으니 계급의 분화보다는 노동의 공유/ 상호협력이 필요하다.
단군이 정복자로 묘사되지 않고, 선한 리더이자 교사로 묘사되는 것은 그런 물적토대의 차이가 아닌가 한다.
서양인들의 기준으로 보면 밭농사 지역이 선진문명이고 논농사지역은 후진문명이다.
걔네들은 계급의 분화를 중시하고, 신화와 철학 자체가 그 계급분화를 정당화 한다.
근데 우리가 왜 걔네들 기준을 따라야 하나?
정복과 착취가 통하는 시대야 그런 기준이 먹히겠지만, 상호협력이 더 유리한 시대가 도래하면 그런 기준은 오히려 야만의 표준이 된다.
우리는 허구한날 침략 당했나?
이 고정관념은 식민사관이 만든 새빨간 거짓말이다.
허구헌날 침략당한 것은 중국이다.
한민족이 우월하고 중국인이 열등하다.. 이딴 국수주의적 주장이 아니다.
세계사 부분에서 다뤘지만 산업혁명 전 최강의 정복자들은 기마 유목민족들이다.
말탄 넘들이 설쳐대기 위해서는 건조한 풀밭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산지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산에는 나무가 울창하다.
평지는 그나마 논이다. 즉 습지다.
자연환경 자체가 기마민족이 설쳐댈 여지가 별로 없다.
반면 중국의 중원지방은 대평원이고 밭이다.
이 지역은 당연히 기마민족의 놀이터가 될 수 밖에 없다.
아리안족의 침략이 인도의 계급성을 고착시켰듯이 5호16국시대 이후 기마민족의 침략도 중국의 계급성을 고착시킨다.
이 때부터 중국의 종교와 철학이 서양의 그것과 비슷해지기 시작한다.
이 때부터 중국인들의 민족성 자체가 서서히 돈만 아는 뙤놈스런 민족성으로 바뀌어 간다.
기마민족에게 계속 지배를 당하니 돈만 추구할 밖에.
공자가 중국에서 인본주의를 설파했지만 정작 인본주의가 터잡을 수 있는 지역은 남만주와 한반도의 산악지역이다.
한반도를 효율적으로 침략하려면 기마병이 아니라 보병이어야 한다.
당나라의 지배세력인 선비족은 기마민족이지만 고구려와 백제에 쳐들어온 당나라 군대는 해군과 보병이 핵심이다.
즉 기마민족이 중원의 피정복민을 몰아세워서 쳐들어온 셈이다.
한반도가 기병에게 패배한 경우는 두번인데...
한번은 몽골의 침략, 한번은 청나라의 침략이다.
전자는 경우는 무신정권에 의해 국가 시스템이 망가졌던 때고, 후자의 경우는 역시 임진왜란으로 국가 시스템이 많이 무너져 있었던 상황이었다.
임진왜란은 서양식 무기에 의한 침략이라는 점이 중요한데...그 덕에 개고생은 했지만 어쨋든 극복해낸 고난이다.
여기서 조선 전기가 이룩한 상대적으로 백성의 이익에 충실했던 국가의 저력이 빛을 발한다.
우리를 기마민족과 동일시 할 필요는 없다.
페르시아도 기마부대가 중심이지만 그들을 기마민족이라고 하지 않는다.
진정한 기마민족은 유목민들이고 그들의 사고방식은 정복과 착취, 계급주의다.
협동과 협력을 기본으로 깔고가는 우리의 인본주의적 전통과는 맞지 않는다.
한국인 특유의 '우리'라는 표현 자체가 인본주의의 발로다.
중앙집권과 봉건
고구려 말기에 연개소문이라는 영웅이 있었지만 반면 그로 인해서 국가 시스템이 망가진 것을 알 수있다.
백제가 망할 때도 계백이 5천 결사대를 이끌고 결사항전했지만 당시 백제의 자방귀족들의 그것을 외면했다고 한다.
신라가 망할 때도 각지에서 귀족들이 들고 일어나서 국가가 해체의 단계에 돌입한다.
국가 시스템이 와해되고 지방실력자들이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상황을 봉건적 분열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서 오해하면 안되는 것은 중국 주나라 시절의 봉건주의는 오히려 중앙집권적 산물인다.
주나라 이전에 주나라 보다 더 중앙집권적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유럽의 봉건은 로마라는 중앙집권이 와해된 퇴행의 산물이다. 두가지는 엄연히 다르다.
암튼 나라가 잘 돌아갈 때는 왕권이 튼튼하고 국가 시스템도 잘돌아가는데... 나라가 망조로 흐르면 귀족이 득세하고 영웅시대가 도래하는 법이다.
똑같이 호남에 근거한 바다의 영웅이지만 이순신은 정부가 임명한 중앙집권의 산물이고, 장보고는 신라의 국가시스템이 와해된 봉건의 산물이다.
고려가 몽골에 당한 이유도 군바리들의 사적권력에 의한 국가시스템 몰락 때문이고, 조선이 망가진 것도 여기저기 세워진 서원의 권위가 정부가 임명한 지방관의 권위를 넘어서면서 부터다.
유학이 조선초기에는 중앙집권적 요인으로 작용하다가, 성리학이 발흥한 후기에는 봉건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중앙집권적 시스템에서는 인민들의 권익이 상대적으로 많이 보장된다.
그래서 그런 나라가 외침을 당하면 백성들이 스스로 그 나라를 지키려 의병을 조직한다.
임진왜란 때가 그랬고, 대한민국 외환위기 때 금모으기가 그랬다.
그런데 중앙집권이 약화되고 봉건성이 강화되면 인민의 권익은 약화된다.
한마디로 귀족이 잘 나가면 자영농이 몰락하고 빈부격차가 커지는 거다. 시공초월 세계공통 현상.
산업혁명의 여파는 물론 조선의 망국이다.
산업혁명 이전의 일본의 침략은 어쨋든 물리쳤는데... 산업혁명 후의 일본의 침략에는 결국 당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우리가 미국과 프랑스 군대를 물리쳤다.
사실은 걔네들도 별로 여유가 없었던 거다. 자기들끼리 치고박는데 총력을 기울이던 터라.
그 덕을 톡톡히 본 것이 일본.
암튼 조선의 몰락 이후는 자본주의 역사가 흘러가는 그 흐름에 우리의 근현대사가 그대로 편입됨.
첫째, 대한민국의 출발 자체가 그리 깔끔하지 못했고, 외세에 의한 해방이었음.
둘째, 현재 세계사적으로도 봉건의 시대에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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