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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지지난 해 인도네시아 출장이 잦았다.
인도네시아에 첫 여행 호텔방에서 읽은 책이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雪國)>이다.
야릇하였다.
어린 시절, 이게 어떻게 노벨상을 탔을까?
의아했던 소설이다,
교토대 영문과 다니던 야마무라 유코 라는 일본 여대생을 만난 적이 있었다.
런던 어학 연수 후, 일본항공 보다 싼 칼을 타고 2박3일 서울을 들러 간 학생이다,
그 아이를 세종문화회관 뒤 숙소로 찾아가 귀국할 때까지 같이 다녔다.
그 아이에게 설명하려니...물론 푸어 콩글리시와 필담(筆談)이었다.
동경의 아류가 되어 버린 서울의 재발견이 있었다.
일본으로 나를 재발견하는 기분이었다.
그 때 내 나이 27살, 20여 년 전 일이다.
내가 설국을 읽었다 하자, 그 아이가 첫 문장을 욀 수 있느냐고 물었던...
그리고 나는 답을 하지 못하였던 그 소설이다.
늘 숙제처럼 책장 한구석에 처박혀 나를 노려 보던, 눈의 나라--<雪國>이었다.
그걸 적도의 땅 인도네시아에 가서 읽은 것.
날개, 이상은 일본어로 <산촌여정>이란 수필을 1935년 가을에 발표하였다.
<설국>은 1935년 1월부터 잡지에 연재 되었다.
이상이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을 읽고 변주하여 소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발표 년대를 대조해 보니, 반대로 야스나리가 산촌여정을 변주했으면 했을 거라는 생각도 있었다.
<설국>은 소설이고, <산촌여정>은 기행문이다. 근데 풍광의 소묘 등이 사뭇 닮았다.
또 <산촌여정>은 작가 김소운에 의해 일본에서 <청령(귀뚜라미)>이란 아름다운 시로 개작 발표되었다.
단아하면서 서늘한 두 작품을 오래 뒤 읽었다.
적도의 땅에서...
아릿했다.
東京 병원에 누워 있는 이상처럼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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