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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휘파람

글쓴이 :

게으른망명 날짜 : 2011-11-15 (화) 21:18 조회 : 7026 추천 : 25 비추천 : 0

게으른망명 기자 (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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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가 바람이라 했나?

적막이 새로이 떠나 갈 때,
사랑이 사람를 부를 때,
그늘이 햇살을 조를 때,
공명이 목구멍을 스칠 때,
휘파람을 부른다.

참을 忍이 세개면 분노가 되고,
피로 쓴 맹세는 세월에 물이 되고,
침묵은 금이 되어 녹쓸어 가는거.
그럴 때 휘파람을 불러라.

살랑 살랑, 살으라고 바람이 말하고,
개인 하늘. 눈물은 마르라고 한다.
미친년의 머리카락 속으로 슬픔이 놓여 있고,
욕쟁이 할머니는 세월이 화살이라 농을 하며,
휘파람이 부른다.

어둔 골목엔, 언젠가 언제나 휘파람이 자라고 있던가.
내일은 내일의 해가 어제는 어제의 해가 떠서
골목은 그리도 추웠는지 모른다.

기형도의 달은 곪달아 있다 하고
나의 달은 피지도 못할 아지랭이라 한다.
그리하여 휘파람을 분다.

이소라 '데이트' 의 아이유 버전

글쓴이 :

게으른망명 날짜 : 2011-11-15 (화) 21:18 조회 : 7026 추천 : 25 비추천 : 0

[1/10]

된장

2011-11-15 (화) 23:29

아 기형도....

"그늘이 햇살을 조를 때"
멋진 싯구다. 웬지 시에 댓글 달면
무례를 범하는 것 같은 기분.

추천 2 반대 0

[2/10]

데니크레인

2011-11-16 (수) 00:17

된장 / 나도 그래서 안 달고 있다.

추천 2 반대 0

[3/10]

게으른망명

2011-11-16 (수) 00:21

된장/ 전혀 무례가 아니다. 시가 뭐 대단하다고... 데니의 댓글이 시보다 파괴력이 있기도 하다고 아주 가끔 생각한다.

추천 1 반대 0

[4/10]

Michigander

2011-11-16 (수) 00:44

댓글 안 달고도 댓글 추천 받는 데니

추천 1 반대 0

[6/10]

박봉팔

2011-11-16 (수) 02:05

'그늘이 햇살을 조를 때' 멋지네.

추천 1 반대 0

[7/10]

게으른망명

2011-11-16 (수) 03:18

이상형/ 곪다 + 닿아의 합성의 의미로 썼다. 사실은 곪닿아라고 해야 맞는데 '곪닿아'란 말도 없는 단어라. 그냥 곪달아라고 했다. 기형도의 시 중에 비슷한 표현이 생각나서 썼는데 그게 어떤 시 였는지는 잘 생각나지 않는다. 아마 '안개'란 시 였을 것으로 추측 한다.

곪아 있고 닿아 있는 형상을 표현하려고 했다.

추천 2 반대 0

[8/10]

이상형

2011-11-16 (수) 03:36

게으른망명/ 오.. 설명고맙다..
미안헌디.. 다시 함만 물어보쟈.. ㅋ

닿다? 닳다? 혹시 닳아..를 말하는거라면.. 곪닳아.. ㅡㅡ;; 진짜.. 표현하기 어렵구나..
그치만 시어로서 참신한 느낌이당..(앗!! 아니라면.. 아는체해서 미안.. ㅡ.ㅡ)

추천 2 반대 0

[9/10]

게으른망명

2011-11-16 (수) 04:58

이상형/ 닿아는 '다다르다', '가까워 지다'라는 의미로 쓰이고 닳아는 물건등이 '낡아 지다'라는 의미인데,
내가 쓴 시어는 '닿아'로 했다. 그러니까 곪아 있고 닿아(가까워져)있는 모양새라 하겠다.
설명하다 보니 국어시간 같다.

근데 '닳아'라는 의미를 이상형이 발견한 거니까. 그것도 좋네.

추천 1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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