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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장에 대한 오해
초기 고조선 유적인 ‘홍산문명’에서는 수많은 ‘순장묘’가 발굴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까지 세계 역사학계에서 공인된 중국문명의 고고학적 시원인 ‘殷(혹은 商) 문명’에서도 무수하게 ‘순장묘’가 발굴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순장의 흔적은 상식적 역사 이해 속에서 최초로 중국을 통일했다고 여겨지는 ‘秦’의 그 유명한 ‘진시황릉’에서 확연하게 찾을 수가 있다. 그런가 하면, 우리의 직계 역사에 속하는 부여나 고구려에서도 순장은 일반적이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사실, 홍산문명, 은나라, 진나라, 부여, 고구려의 ‘공통점’은 이들 모두가 현재의 중국의 漢族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이민족, 그 중에서도 東夷계의 나라들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나라들이 동이계 나라들이며, 이들이 공통적으로 ‘순장’을 행했다는 것을 무반성적으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곧잘 ‘순장’이 가지는 ‘극단적인 반인권적’ 이미지에 공포를 느끼고, 이에 격심한 심리적 반감을 가지곤 한다. 그리고 ‘한 사람의 죽음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강제로 죽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곧바로 고대봉건제의 계급적 억압이니 폭력이니 하면서 ‘계급평등’이니 ‘인민해방’이니 하는 이데올로기를 주절거리고 싶어 하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우리 민족사의 영광을 회복하려는 사람들에 대해서 “응, 그래 말로는 ‘弘益人間’이라고 그럴싸하게 말했지만, 실은 전형적인 고대의 폭력적 계급사회에 대한 향수에 빠져있는 극우 수구세력들에 불과한 작자들이군!”하면서 노골적이며 감성적인 적대감을 보이거나, 인권이니 역사의 발전이니 하는 소위 진보사관에 대한 자신들의 신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반응들은 죄다 ‘무지’에 따른 무가치한 반응들일 뿐이다. (중략)
『영혼론』의 저자인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가 ‘노예’와 ‘여자’의 존재를 차별적으로 인정했던 것처럼, 우리 동이계 조상들은 ‘사람’의 개념, 그리고 그에 따른 ‘자아, 인격’ 등의 개념들을 지금과는 매우 다르게 이해했었다. 엄밀하게 말해서, 현재의 우리의 이해 속에서는 ‘사람’은 보편개념이 아니다. ‘보편적 사람’은 지금의 우리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현대에는 오직 개별적 사람들만이 존재하고 있다. 또한 그에 따라 그 사람을 사람답게 해주는 인격이나 자아 역시 철저하게 ‘개별적’이다. 그리고 이런 개별적 사람과 그 인격을 보호하고 그 존엄성을 지켜주기 위해 가공된 것인 개별적 인간에 대한 인권이다. 요컨대 현대의 인간은 그의 개체적 몸(육체)적 나뉨에 의해 구별되어지며, 그 개체적 몸(육체)은 인격과 자아의 유일한 거주지이며, 이에 따라 결국 인권과 자유는 그 몸(육체)을 보호하는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상고시대의 사람들은 ‘사람’이 이렇게 개체적 몸에 의해서 구별되는 것도 아니며, 자아와 인격이 개체적 몸에 서로 따로 따로 거주하는 것도 아니며, 인권이라는 것도 개체적 몸의 보호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분명히 모든 사람들은 그들 각각의 몸에 의해 ‘현상적으로’ 나뉘어져있고 구별되어진다. 그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옛사람들은 이런 현상적인 개체적 몸에 의한 구별보다 더 근원적이며 실제적인 구별이 존재한다고 생각했었다.
가족끼리 혹은 친구끼리 서로 한마음일 때, 그 순간 우리는 우리의 개체적 몸의 한계를 넘어간다. 같은 소중한 이념을 추구하는 동지들이 있을 때, 우리는 개개인의 이해관계를 넘어설 수 있다. 이때 우리는 ‘나와 너’라는 구별을 중단하고 ‘우리’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하나가 된다. 요컨대, 자아니 인격이니 하는 것들은 지금도 종종 ‘집단적’이다. ‘한마음’이라는 우리 민족의 고유어는 이를 이르는 말일 게다. 옛 사람들도 각자의 ‘개인의식’이 있었지만, 그보다는 여전히 ‘집단적 자아’가 강하게 그들을 지배하고 있었다.
말이 안되는 얘기를 정당화하려니 구구절절 말이 길어져...ㅋ 그러다보니 힌두쟁이 아리스토텔레스까정 동원해서 영혼 운운.
사람잡는 순장은 반인본주의적 힌두악습에 불과함. 인정할 것은 그냥 인정하면 되는 거이지.... 중국의 주나라가 동이족의 은나라를 멸한 것에 정당성을 부여할 때 흔히 거론되는 것이 바로 순장제도의 폐지임.
그렇다고 중국에 컴플렉스를 가질 필요는 없음. 중국은 명나라 초에 순장제도가 다시 살아납니다. 동시대 조선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후진적인 작태가 벌어짐. 주원장부터 제4대 황제까지 순장을 실시함.
황당한 거는 일부 재야사학계에서 주원장을 한민족이라고 주장한다는 거... 이거야 말로 민족의 얼굴에 똥칠하는 짓. 물론 중국은 순장만 문제가 아니고 요즘도 일부 내륙지방에서는 암암리에 인육을 먹는다죠.
암튼... 당시 조선에서는 순장도 없었고, 서양처럼 아프리카 노예사냥도 없었음. 역사를 바로 세우려면 멀리 거슬러 갈 것 없이 조선부터 제대로 평가하면 됩니다. 그거이 식민사학 극복의 첩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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