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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힌두, 힌두하는데... 힌두라는 말이 대체 뭔 말이냐... 이걸 좀 설명해달라... 이런 요청들이 있어서리... 예전에 한번 언급한 것 같기도 한데...반복이든 아니든 다시 썰을 풀어 보겠다.
힌두교의 특징이 뭐냐... 그리고 인도 사회의 특징이 뭐냐... 일단 인도사회의 특징은 카스트 제도로 설명되는 철저한 계급사회임. 고등학생 정도면 다 아는 얘기다. 그리고 힌두교란 그냥 잡다한 다신교 같지만... '브라흐만'이라는 개념 아래 통일된 일신교화한 다신교라고 할 수 있다. 이 브라흐만라는 개념이 카스트같은 착취구조를 유지하는데 부역해서 문제다.
그럼 브라흐만이 뭐냐.... 여러가지 정의가 있을 수 있겠으나... '고정불변, 영원불멸하는 실재이자 우주의 지배원리 또는 절대진리' ... 요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거다.
문제는 이런 개념이 철저한 계급사회의 유지에 유리하다는 거다. 일단, 브라흐만에 의해서 지금 이 세상의 모습은 영원히 이대로 지속된다는 식의 결론이 도출된다. 여기서 일단 민초들은 희망을 상실하게 된다. 게다가 영원불멸이라면 사람이 죽어도 죽은게 아니고 환생이나 사후세계라는 개념이 도입된다. 그럼 다음 세상을 기약하고 현실을 더 쉽게 포기할 수 있게 만든다. 즉 브라흐만은 민중들로하여금 현실의 부조리를 그냥 수긍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할 수있다.
여기서 브라흐만의 영원성보다 더 중요한 건 브라흐만이 브라흐만의 자리(=최고의 자리)를 영원히 유지한다는 전제다. 이런 개념은 현실에서 어떤 존재가 영원한 지배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논리적 근거를 도출해 낸다. 기득권에게 매우 유익한 개념임은 물론이다.
즉 인도 힌두교의 브라흐만 뿐 아니라 이 브라흐만스러운 모든 것을 전제로 하는 모든 주의/주장을 통털어서 힌두라 칭하는 거다.
브라흐만은 플라톤 철학에서는 이데아로, 기독교/이슬람교에서는 유일신으로 바뀔 수 있다. 재미있는 건 플라톤의 이데아론 역시 윤회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유일신교들은 물론 사후세계를 전제로 하고 있다. 주류 서양철학과 종교 자체가 결국은 이런 힌두적 틀 안에서 계속 전개되어 왔다. 그리고 이런 틀 안에서는 결국 존재론이 철학의 대세일 수 밖에 없다.
서양철학의 뿌리가 희랍철학인데... 희랍철학이 힌두스러운건 우연이 아니다. 이건 오래 전에 올린 글에서 다룬 바 있는데... 힌두문명은 아리안족의 정복과정을 통해서 형성되었고. 희랍문명 역시 이주민들의 정복과 착취적 노예경제를 바탕으로 형성된 거다.
물론 인류문명 자체가 기본적으로 지배-피지배를 바탕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힌두에서 100%자유로운 철학이나 사상은 찾기 어렵다. 그러나 그로부터 벋어나는 것을 지향하느냐... 아니면 힌두적 체계를 긍정하고 합리화하느냐의 문제다. 그리이스 철학은 노골적으로 노예제를 정당화하기도 하는데 아리스토텔레스는 노예제를 '우주의 기본법'이라고 까지 말했다. 이런 부분을 제대로 짚지 않고 '그리이스=민주주의 효시'라는 도식에 갖혀있는 한 현대 민주의의가 처한 근본모순을 해결할 수 없다.
사실 현대 민주주의의 한계와 그리이스 민주주의의 한계는 본질적으로 같다. 비록 현대사회에서 모든 시민들에게 유권자로서의 권리가 주어졌지만 유권자들의 정치적 지분은 1인1표가 아닌 재산과 권력에 따라 가중치가 달라지는 것이 현실이다.
암튼... 힌두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또한 '이 세상에 고정불변/영원불멸의 지배원리는 없다'는 것에서, 즉 브라흐만의 틀을 부정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브라흐만을 부정한 석가모니의 접근방식이기도 하다.
또한 공자처럼 '현실에서 인간들 사이의 문제'를 중심으로 천착한해야 한다. 그래서 공자의 철학은 신/절대자에 대한 언급이 별로 없는 현실적 철학이다. 반면 성-리(아트만-브라흐만)의 개념을 중심에 놓은 성리학은 힌두철학이다. 힌두를 긍정하면 '존재론','형이상학'을 중심으로 간다.
존재는 존재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한다.... <--- 이러면 오히려 얼핏 인본주의적인 것 같이 느껴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인간은 인간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한다... 이렇게 나올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자체목적적'인 인간이 다른 인간을 고려하는 건 아니다. 즉 기껏해봐야 인간은 신의 수단이 아니다... 이런 '반항' 수준의 얘기다. 이러면 오히려 인간소외로 빠진다. 그럼 다시 신을 찾는다.
사실 인간 자체가 목적이라면, 인간보다 한끗발 높다는 신도 그 자체가 목적이다. 그래서 틀을 자체를 깨야지 틀 안에서 반항은 별 의미가 없다. 존재에 목적이 거론되는 순간 '그냥 존재'가 아닌 '존재론'일 수 밖에 없다.
예술의 목적은 예술 그 자체다? 그럼 '자본주의의 목적은 자본주의 그 자체다.'..도 된다. 경제체제가 사람을 위한 수단이 아니고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 버리는 거다. 그러면 자본주의는 영원하다라는 주장도 나온다. 사람의 수단이어야 할 체제가 사람의 지배자(브라흐만)가 되어 버린거다. 반공이 신앙이 분들에게는 얼씨구나 싶은 논리다. 서북청년단에게 고마운 논리다. 신앙심=힌두지심이 강할수록 폭주를 스스로 정당화한다.
폭주를 막고, 인간소외를 막으려면 인간 관계론으로 접근하면 된다.
이때는 물론 신을 무시하고(저항이 아니라 개무시), 목적론적 자세도 버려야 한다. 그리고 소통은 이익의 공유를 통해서.....
힌두는 존재론/형이상학을 내세운다. 서구사회는 역사적/철학적 전통도 그렇거니와 현실에서 착취자/지배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힌두의 틀을 벋어나면 손해다. 그래서 차라리 인간소외와 폭주, 신에 대한 믿음 사이를 오락가락한다.
암튼 핵심은 이거다. 고정불변의 지배원리인 브라흐만을 설정하는 것... 그것이 바로 힌두적 시도다. 브라흐만은 신일 수도 있고, 이법일 수도 있고, 심지어 자본주의일 수도 있고, 유물론일 수도 있고 과학일 수도 예술일 수도 있다.
자본주의, 유물론, 과학, 예술 등... 이런 것들 그 자체가 브라흐만인 것이 아니다. 인간 스스로 이런 것들을 브라흐만의 위치에 포지셔닝시키기 때문에 브라흐만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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