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언자 기자의 글에 댓글을 써 나가다 보니 이게 역사도 구구절절 들먹거리게 되어서 그냥 별도의 본글로 올림.
[정치] 그리스, 유예된 유로존 폭탄해체와 이 위기가 답조차 없는 이유
"고도 기술 사회에서 생산성 향상은 어떤 방식으로 일자리, 즉 분배를 통해 수요와 연결되게 할 것인가하는 문제는 숙제"....
중세가 산업사회로 넘어갈 때 산업기술 발전이 토지를 빼앗기고 도시로 넘어온 실업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것은 맞아요.^^
그러나 지금은 [중세->근대]의 전환기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지요. 당시에는 식민지 개척이라는 행운이 같이 존재했고, 지금 지구별에서는 더 이상 뻣어 나갈 곳이 없음.
암튼... 역사의 시대구분을 고대-중세-근대..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 비록 서양식 시대구분법이긴 하지만 그 내포하는 바가 크지요.
고대가 마감되고 중세가 열리는 것이 무슨 대단한 기술발전 때문이 아닙니다. 게르만 족이 로마를 무너뜨리고 중세를 열어제낄 당시에 뭐 대단한 기술적 이노베이션을 이룬 것이 없지요 오히려 기술발전이라고 할수 있는 농업혁명(쟁기발명), 전차부대 출현(바퀴 발명), 기마민족 출현,청동기/철기 기술 등등은 모두 고대의 와중에 진행된 것이져.
'고대'의 마감이란 결국 노예기반 생산체제의 와해를 의미합니다. 그렇다고 노예경제가 그 때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주류 생산방식에서 밀려났다는 의미. 즉 고대의 마감과 중세의 출발은 당시 로마제국의 체제모순에 기인한 것입니다. 근세,근대,현대의 출발은 얘기가 좀 다르져.
근세: 항해술과 총포의 발전, 근대: 증기기관과 산업혁명, 현대: 포드주의 대량생산체제 확립
뭐 이렇게 엮을 수 있겠네요. 그럼 현재의 IT시대는 탈현대로봐야 할라나?^^
항해술은 유럽이 중세의 한계를 넘는데 분명히 공헌을 했지요. 산업혁명도 도시의 잉여인력에 (열악하지만) 일자리를 제공. 포드주의는 성격이 좀 아햏햏...ㅋ
왜 그러냐... 인간은 애초에 농업중심으로 역사를 이뤘슴다. 그래서 농업 기술의 혁신으로 인한 잉여인력이 항상문제였음. 그 해법은 간단히 말하면 '도시화'져. 도시에 잉여인력들을 모아놓고 일자리를 제공하면 되는 것이죠.
소위 4대문명이란 것 자체가 농업혁명(쟁기의 발명)에 기인함. 고대 도시문명의 완결판이 바로 로마제국임다. 로마제국이 고대의 완성형임. 그런데 노예제라는 고대 생산체제의 모순을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졌지요. 노예기반 대농장(라티푼디움)체제와 자유농 몰락으로 재정파탄....
중세천년은 한마디로 도시의 몰락과 농촌중심 사회로 회귀를 의미함. 도시가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하니까요. 그런데 중세에도 농업기술이 향상되면서 다시 잉여인력의 모순이 생기고... 이걸 해소하는 과정이 바로 근세와 근대임.
위에 포드주의는 성격이 좀 아햏햏하다고 한 이유가 뭐냐면... 이 때는 이미 농업이 산업의 왕 자리를 제조업에 넘겨줬다는 얘깁니다. 이때는 이미 도시의 잉여인력이 문제이지 농촌의 잉여인력이 문제가 아님. 그런데 포드주의는 같은 생산량에 필요한 노동자가 더 줄어들죠.
지금 IT시대는 한술 더 뜨지요. IT 자체가 사람 자르는 기술인데...ㅋ 즉 도시의 잉여인력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역할을 함. 즉 IT는 새시대의 시작이 아니라 구시대의 끝물 역할을 하고 있지요.
뭔소리냐면.... 현재 상황은 중세나 근대가 마감되던 시절이 아니라 고대가 마감되던 시절과 아주 유사한 상황임.
한 마디로... 여름방학하고 겨울방학은 개념이 달라요.ㅋ 여름방학 끝나면 2학기가 시작이지만, 겨울방학 끝나면 아예 학년이 바뀌죠. 즉 역사 발전의 마디도 그 클래스가 다르다는 얘기임. 고대의 몰락에서 지금 진행되는 자본주의 몰락까지 약 1500년은 그냥 하나의 큰 시대로 묶어도 그만임. 중세/근세/근대/현대는 그 안에 소구분 수준임돠.
그 1500년 동안 생산성 향상이 나름 역사발전의 원동력 역할을 했는데 현재 상황은 생산성 향상/이노베이션... 이딴 걸로 극복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죠.
지금 소비부족와 일자리 부족은 자본가의 이윤추구에서 비롯된 체제모순입니다. 노예기반 대농장 체제가 로마시민들의 일자리 빼았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임.
부의 재분배만이 현재 당면한 문제의 해법인데... 거품붕괴가 자동적으로 그 역할을 합니다. 그렇다고 거품붕괴가 인간의 자발적 의지로 진행되는 건 아니져.ㅋ 로마는 게르만 민족의 침입, 현대 자본주의 체제는 거품붕괴... 결국은 두 경우 다 원하든 원치않든 피를 봐야 함.
재미있는 건 근세-근대-현대의 출현은 서양인들 스스로 승리와 전진의 역사로 생각하는데... 고대의 몰락과 중세의 시작은 자기들도 그렇게 생각안함.ㅋ 거기다 로마의 몰락은 너무 오래된 얘기라 자꾸 근현대에 이노베이션이 성취한 부분만 떠올리죠.ㅋ 이거이 서구인들의 의도적인 자기최면이기도 함. ㅋㅋㅋ
암튼... 현재는 서양이고 동양이고 할 것없이 모두 자본주의라는 같은 체제 안에서 편입되어 있기 때문에 서구사회 뿐 아니라 일단 전세계가 모두 피를 봐야 하고... 그 다음에 어떤 방식으로 상황을 풀어가느냐는 각자 역량에 따라서... 그래서 생산성 향상/이노베이션/신기술이 무조건 무의미 한 것은 아님다. 사람 자르는 IT든... 재래시장/소상공인 울리는 할인점시스템이든... 사적 이윤추구라는 기존 틀만 벗어나면 나중에 얼마든지 인간사회에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음. 그리고 국가단위에서 대한민국이 생존하려면 어짜피 농업중심으로는 안됩니다. 지금은 농업중심의 로마시대가 아니고 제조업 경쟁력이 핵심임. 일자리의 양과 질도 제조업 일자리가 중요하고, 그거이 사회 전체의 수준을 대변함.
단 기존틀의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 신기술과 혁신으로 가능한 것은 아닌 것은 명확히 알고 있자는 애기. 로마인의 의지로 고대를 마감한 것이 아니듯, 현재 지구별 인민들의 의지로 자본주의를 마감하는 것이 아님다. 반대로 인민을의 의지로 지킬 수 있는 것도 아니고...ㅋ
반면 그 이후에 어떤 틀을 선택하느냐는 전적으로 각 공동체의 선택의 몫임.
| 
회비 납부 계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