關關雎鳩 在河之洲 구륵구륵 징경이는 황하 섬 속에 있고
窈窕淑女 君子好逑 아리따운 아가씨는 군자의 좋은 짝일세
參差荇菜 左右流之 올망졸망 마름을 이리저리 찾고
窈窕淑女 寤寐求之 아리따운 아가씨를 자나깨나 구하네
求之不得 寤寐思服 구해도 어쩌지 못해 자니깨나 생각하니
悠哉悠哉 輾轉反側 그리움은 끝이 없어 이리저리 뒤척이네
參差荇菜 左右采之 올망졸망 마름풀을 이리저리 뜯고
窈窕淑女 琴瑟友之 아리따운 아가씨와 금슬 뜯으며 친하게 지내네
參差荇菜 左右芼之 울망졸망 마름풀을 이리저리 가려 뜯고
窈窕淑女 鍾鼓樂之 아리따운 아가씨와 종치고 북치며 함께 즐기네.
이 시는 시경의 제일 첫 머리에 나오는 시이고...
[요조숙녀]라는 단어의 기원이 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시경은 고대 중국 황하지역에서 불려지던 민중들의 노래와 왕과 귀족이 공식적인 행사에서 부르던 노래들 중에 공자가 그중 약 삼백편을 모은 것에 유래한다.
구성은 크게 아래와 같이 나뉜다.
국풍 (주남/소남/패풍/.../빈풍 등 총15개국의 민요)
아 (하나라 때 부터 전해 내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정악)
송 ( 종묘에 제사지낼 때 연주되던 노래의 가사)
위의 관저는 국풍의 주남에 포함되는 시이다.
보다시피 민요가 앞에, 높은 분들의 공식적인 노래가 뒤에 구성되어 있다.
즉 그 시대 보통 사람의 정서가 잘 드러난 것이 시경인데 후대의 유학자들은 이런 민중의 노래에 윤리적, 철학적 해석을 어거지로 덧씌워서 시경 본래의 맛을 퇴색하게 만든 바가 있다.
나는 시경을 처음 완독하는데 한달 이상이 걸렸다.
왜냐하면 읽다보면 졸립거덩.ㅋ
그래서 사실은 베게 옆에 놓고 잠 잘 때 마다 읽으면 딱이다.
수면제가 따로 필요없음.
동양의 시에서 예술성을 따지고 싶으면 이태백으로 대표되는 당시를 읽으면 된다.
시경에서 보이는 유치한 단순반복 기법은 읽는 이들의 눈꺼풀을 한없이 무겁게 함.
시경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소박하고 투박하다.
그런데 이런 시경을 자꾸 읽다 보면 나 스스로가 더 소박/투박해 짐을 느낀다.
그래서 사실 스스로의 시건방을 깨는데 가장 좋은 텍스트가 시경인 듯하다.
무지한(?) 인민을 가르치겠다는 식의 교만한 마음을 치료하는데는 최고의 텍스트라고 봄.
마무리하면서 소개할 시는 '쥐'를 소재로 한 것인데.... 이걸 현재 어느 분을 연상하면서 읽으면 곤란하다.ㅋ
그런 정치과잉의 극복이야 말로 시경이 던져준 숙제가 아닌가 싶다.
碩鼠 (석서)
碩鼠碩鼠 無食我黍 큰 쥐야, 큰 쥐야
내 기장을 먹지 마라
三歲貫女 莫我肯顧 삼년 간 너와 알고
지냈거늘
나를 돌보지 않는구나
逝將去女 適彼樂土 떠나리 장차 너를 버리고
저 즐거운 땅으로 가리라
樂土樂土 爰得我所 즐거운 땅, 즐거운 땅
거기서 내 편히 살리라
碩鼠碩鼠 無食我麥 큰 쥐야, 큰 쥐야 내 보리를 먹지 마라
三歲貫女 莫我肯德 삼년 간 너와 알고
지냈거늘 나를 잘 대해주지 않는구나
逝將去女 適彼樂國 떠나리 장차 너를
버리고 저 즐거운 나라로 가리라
樂國樂國 爰得我直 즐거운 나라, 즐거운
나라여 거기서 나 제대로 살리라
碩鼠碩鼠 無食我苗 큰 쥐야, 큰 쥐야
내 곡식을 먹지 마라
三歲貫女 莫我肯勞 삼년간 너와 알고
지냈거늘 나를 위로하지 않는구나
逝將去女 適彼樂郊 떠나리 장차 너를 버리고 저 즐거운 들로 가리라
樂郊樂郊 誰之永號 즐거운 들, 즐거운 들이여 거기서는 누가 울부짖으리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