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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에서도 가장 높다. 연간 자살 사망자는 인구 10만명당 30명으로 세계평균의 3배에 달한다. 특히, 65세이상 인구의 자살률은 다른 연령층보다 훨씬 높다. 또한, 도시 지역에 비해 비도시 지역의 자살률이 높다. 단, 65세 이후는 도시 지역의 자살률이 비도시 지역보다 높다. 남성의 자살률은 여성의 2배에 달한다.
최근의 우리나라 자살통계는 친절하게도 뜨르가 정치방에 잘 정리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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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적 부검 연구결과 자살자의 거의 대부분(81-100%)은 어떤 종류의 정신장애를 앓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장애 중에는 우울장애가 가장 많고(30-90%) 다음으로 알코올 남용 및 의존의 빈도가 높다(15-56%). 그밖에 정신분열증(2-12%), 성격장애(0-57%), 양극성 장애(0-23%)를 앓았던 사람들도 적지 않다. 다만,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자살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지만,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살을 하지 않는다.
자살자 연구는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다른 연구에 비해 특별한 어려움이 있다. 연구 대상이 이미 존재하지 않아 사망했다는 사실 외에는 어떤 자료도 직접 얻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물어볼 수가 없다. 그렇다고 어떤 사람이 자살을 할지 하지 않을지를 미리 알아서 죽기 전에 이런 저런 자료를 수집해둘 수도 없다. 발생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살 연구에서는 흔히 자살사고(생각)와 자살계획, 자살시도 등 자살에 이르기 전에 존재하는 사고와 행동에 초점을 맞춘다. 이는 자살사고 -> 자살계획 -> 자살시도 -> 자살사망으로 이어진다는 오랜 연구결과에 근거한 것이다. 참고로, 대규모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Jeon et al., 2010) 전체 인구 중 자살사고 평생유병율은 15.2%, 자살계획 평생유병율은 3.3%, 자살시도 평생유병율은 3.2%다. 미국 자료(Kessler et al., 1999)도 이와 유사한 정도이다.
자살은 인간의 행동 중 가장 부적응적이고 가장 병리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들이 부단하게 진행되어 왔다. 특히 자살을 예측할 수 있는 변인을 찾기 위한 노력들이 적지 않게 있었지만 그 어떤 변인으로도 자살을 예측하는데 실패했다. 이는 자살의 원인이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이어서 개인에 따라 다른 상황 다른 이유 때문에 자살을 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다른 어떤 행동에 비해서도 자살행동의 발생률이 낮은 점과도 관련이 있다. 자살자의 정신장애 유병률은 매우 높고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에 비해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자살을 할 가능성이 현저하게 높기는 하지만 (다행히) 정신장애가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제로 자살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 점을 잘 알 수 있다.
수많은 연구를 통해 자살의 의미 있는 예측요인으로 확인된 유력한 변인은 과거의 자살시도 여부이다. 자살행동의 예측변인은 과거 자살시도이고, 자살시도의 예측변인은 자살계획이고, 자살계획의 예측변인은 자살사고이다. 이 때문에 자살예방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자살사고를 자살행동의 출발로 본다. 자살사고는 자살행동의 의미 있는 위험요인이다.
자살의 위험요인을 중요도 순으로 정리해보자.
1) 과거 자살시도력
2) 자살에 대한 생각(과거 및 현재)
3) 정신과적 장애 – 우울증과 조울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알코올 의존 장애
4) 생활스트레스
- 급성스트레스사건: 대인관계사건, 법정사건, 직업관련사건(실직,파산등)
- 만성스트레스사건: 아동기의 성적 또는 신체적 학대 경험
5) 심리적 취약성 – 충동성, 공격성, 사회적 고립, 절망감,
문제해결 능력의 부재, 정서조절의 어려움
또한, 자살의 급성 위험요인으로는 최근 3 개월 이내의 상실, 정신과 입원 및 퇴원, 정신과 진단을 처음으로 받은 경우, 우울증상이 악화되거나 알코올 등의 물질의존도가 높아진 경우 등을 들 수 있고, 최근 1주일 이내의 자살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리고 못하고 자살계획을 세움, 극도의 불안, 현저한 절망감, 혼자 사는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자, 이제 밑줄을 긋자. 기분이 매우 우울하고 비관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났다고 가정해보자. 이 사람이 자살을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혹시 자살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될 것이다. 이 경우 자살생각이나 자살계획을 물어보는 것이 자살을 부추기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를 흔히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물어보지 않는 것보다 물어보는 것이 자살을 방지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물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에 따라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 당연히 필요하다.
우리 주변의 누군가가 죽고 싶은 생각이 있다든가 자살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지침은 아래와 같다 :
1) 귀 기울여 진지하게 듣기
2) 자살의 위험신호를 보이는지 살펴보기
3) 자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기
4) 심리적으로 지지해주기
5)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
자살의 위험신호에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다 :
- (Ideation) 자살에 대한 생각이 있다.
- (Substance use or abuse) 알코올 등의 물질의존이 심하다.
- (Purposelessness) 삶의 목적을 상실한 듯이 보인다.
- (Anger) 화, 분노감을 표현한다.
- (Trapped) 더 이상의 선택사항이 없다고 느낀다.
- (Hopelessness) 절망감. 희망이 없다고 느낀다.
- (Withdrawal)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거나 철회되어 있다.
- (Anxiety) 극도의 불안감을 보인다.
- (Recklessness) 무모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
- (Mood disturbance) 기분의 변화가 심하다.
무엇을 더 물어볼 것인가?
- 얼마나 자주 자살생각을 하는지
- 실제 자살의도가 있는지
- 자살을 위한 준비(예: 유서작성, 수면제모으기 등)를 한 적이 있는지
-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있다면 방법이 치명적인지, 접근가능성이 있는지 검토할 것)
어떻게 지지해 줄 것인가?
- 상대방의 감정을 존중하고 타당화해주기
(당신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다르게 생각해
보라는 등의 섣부른 설득은 효과가 없다. 일단, 당신의 처지라면
누구라도 그런 마음이 들 수 있겠다는 식으로 고통스러운 감정과
죽고 싶은 생각이 이해가 된다는 취지의 반응을 하는 것이 좋다.)
- 우울증이 의심되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격려해주기
- 술이나 약물을 사용하지 않도록 돕기
- 자살의 도구가 될 수 있는 것들을 없애도록 도와주기
- 응급처치가 필요하다면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
- 혼자 두지 말기
- 인근 병원 응급실에 전화하기
- 가족이나 친한 친구에게 즉시 연락하기
자살 행동의 그 순간만 잘 넘기면 일단 치명적인 결과를 막을 수 있다. 그러고 나서 차분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주변 사람들의 현명한 대처가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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