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사람들은 왜 하필 그럴까 ?
파트너를 찾기도 어렵고, 사람들의 시선은 불편하고, 그럴진대 본인은 그게 얼마나 불편할까 ?
그걸 떨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
1980년도 이전까지 동성애는 정신장애로 분류되었다. 당시까지는 성적 파트너로 이성을 택하는 것이 심리적/정신적으로 “정상”이며, 동성을 택하는 것을 “비정상”, 즉 “정신장애”라고 분류하였다. 1980년에 개정된 미국정신의학회 정신장애 진단분류체계(DSM-III)에서부터 동성애가 정신장애에서 삭제되었다.
어떤 문제가 “정신장애”로 성립하려면 그 문제가 개인의 다양한 영역에서 드러나고 적응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우울증을 생각해보자. 우울증은 일차적으로 감정의 장해이다(물론, 우울증의 병리적 핵심을 “감정”의 문제로 보지 않는 유력한 이론도 있다). 우울한 감정만 유일하게 문제가 되는 경우 “장애”로 분류하기에 부족함이 있다. 우울한 감정/정서와 함께 사고(열등감, 패배의식, 자신감의 저하, 절망감, 비관적인 생각, 죽고 싶은 생각 등), 신체(식욕과 체중의 감소 또는 증가, 수면의 감소 또는 증가 등), 행동(언어의 감소 또는 느려짐, 행동의 감소 또는 느려짐 등) 등 다양한 영역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개인이 심각한 고통을 경험하든가 일상생활과 적응에 심각한 지장이 초래될 때 비로소 “우울증”이라는 장애가 성립하게 된다.
동성애의 경우, 과거에는 매우 희귀한 일이며 출현 빈도가 상당히 낮은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미국의 경우 6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면서 동성애자들이 소위 커밍아웃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결국 동성애가 생각했던 것처럼 그렇게 드문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또한, 어떤 문제를 정신장애로 규정하려면 앞 문단에서 기술한 것처럼 개인의 여러 영역에서 부정적인 문제가 나타나고 적응기능에 심각한 방해가 되어야 할 것인데, 동성애는 성적 선호에서 소수라는 점 외에는 이러한 요건을 하나도 충족시키지 못한다. 즉, 성적 선호에서의 문제를 제외하면 정서, 사고, 행동, 신체 어떤 영역에서도 문제가 없다. 사회적 적응 기능에도 아무런 결함이 없다. 본인이 커밍아웃을 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다는 사실에서도 이 점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심지어 정신장애를 치료하는 일을 해온, 그것도 자신의 일을 훌륭하게 잘 해오고 있는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들 중에도 동성애자가 상대적으로 드물지 않다.
이런 사정 때문에 더 이상 동성애를 정신장애로 분류하기가 곤란해졌고, 결국 정신장애 진단분류체계에서 동성애가 제외되었다. 다만, 동성애자들 중에는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에 대해 전혀 갈등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동성에게만 성적으로 끌리는 이러한 자신의 성향이 매우 싫고 어쩔 수 없는 자신의 이러한 성향 때문에 매우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자를 자아-동질적 동성애, 후자를 자아-이질적 동성애라고 한다. 주관적인 고통은 심리적/정신적 치료의 대상이 된다. 이 때문에 자아-이질적 동성애는 현재에도 정신장애로 분류된다.
| 
회비 납부 계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