伯牙絶絃 - 列子 - 湯問篇

백아절현 - 열자 - 탕문편

 

 

伯牙鼓琴 鍾子期聽之

백아가 거문고를 타면 종자기는 그것을 들었다.

知在太山 則巍巍

거문고를 타는 뜻이 큰 산에 있으면 '산이 우뚝하구나' 했고

志在流水 則曰湯湯
흐르는 물에 뜻이 있으면 '출렁출렁하도다' 라고 했다.

 

子期死 伯牙絶鉉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거문고 줄을 끊어 버리고

 

痛世無知音者

세상에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음을 슬퍼하였다.

2. 

나는 술을 잘 먹지 않는다. 술 먹고 노래방 가는 것도 그리 즐기지 않는다. 마음에서 나오는 이야기나 놀이들이 없을 땐 혼자 이야기하고 혼자 논다. 그렇다. 대한민국 남성 사회에서 나는 그리 인간 교류가 넓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외로움을 느껴본 적이 없다. 진짜 이야기를, 내 음에 대한 것들을 툭툭 탁탁 편하게 주고 받을 수 있는, 아래 위로 꽤 차이나는 지음들이 몇 있기 때문이다. 흐리멍텅한 눈으로 애써 다듬는 목소리에 건성과 이기의 마음을 담아 대화하는 게 아니라 똘아이의 눈빛으로 자유로운 목소리에 자기 음의 마음으로 이야기하는 그런 거. 라고 하면 좀 유치한가. 

봉팔러 여러분들도 知音이 있겠지? 그런데 말이지,

여기서 핵심은 音이다. 

知我가 아니라 知音이다. 내가 내는 음, 나의 뜻. 

"나를 알아봐주세요, 나를 돌봐주세요, 나를 보듬어주세요" 가 아니라,

"내 음을 만나보시오"

音, 나의 音.

知音은 저 살벌달콤한 세상의 自音을 전제로 한다.

난는 악기다. 무슨 음을 내고 있는가. 음을 내기 위해서 스스로를 두들기고 있는가.

음을 내는 악기들, 서로의 소리를 듣고,

더 자기스러운 음을 긁어내며 내뱉고.

그래.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상관없으나

뜻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뼈 아프다는 고사다. 이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