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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방의 불상은 싱가포르의 광명산 보각선사(光名山 普覺禪寺)에 위치해 있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큰 규모인 이 절은 싱가포르 전 수상 리콴유의 절대적 후원도 그렇다 하지만 우리나라 석굴암 불상을 모조했다는 석가여래상이 오히려 눈길을 끌었다. 적도의 나라 한가운데에서 맞닥뜨린 낯익은 인연은 이 절의 주지스님이 스승의 권유로 순천 송광사에서 수행을 받들고 갔다는데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긴 했다. 비교적 높은 위치에 자리잡은 법당은 3면이 높다란 회전유리문들이 붙어 있어, 남국의 밝은 햇살 한가운데 때마침 그 시원한 바람마저 놓고 갔던 추억이 아직도 새록하다.
그 모델로 알려진 경주 토함산의 석굴암 본존불상(석가여래상)은 국보24호이자 세계문화유산이다. 그 간단한 이유 중엔 이런 것도 있다. 석굴암은 정사각형, 대각선, 정삼각형, 수선, 원에 내접하는 정육각형을 사용하는 수학적 기법으로 만들어진 정교한 건축물이라고 한다. 햇빛과 통풍은 천년 이상 스스로 숨을 쉬며 자정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그 정교한 건축기술의 후광을 업고 있었다 한다. 바닥을 흐르는 지하수는 바닥온도를 상대적으로 벽면온도보다 낮게 유지케 하여 불상표면의 결로현상을 방지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1913년 일제가 석굴암 외벽을 시멘트로 쌓아 바르는 등 섣부른 지식을 동원한 이후의 복원사업들이 결국엔 석굴암에 깃든 지혜까지 함께 무너뜨렸다고 한다.
오늘날 양적완화라는 세계경제위기 신호음에 대한 각계각층의 반응도 저 석굴암을 망가뜨린 접근로와 비슷한 모습을 띠고 있다. 지식과 지혜 그리고 충분한 역사적 경험마저 이미 갖추었지만 도도한 욕망들이 끊임없이 그 조합을 무너뜨리고 있다. 양적완화라는 전지구적 경제사기사건 속엔, 100년 이상 주류경제의 수장으로서 속물근성으로만 일관하던 경제학자들의 미필적고의가 숨겨져 있다. 따라서 미필적고의가 치매로까지 치달려온 사회경제적 역사물, 즉 양적완화를 이제 마주해야만 하는 그들에게 잃어버린, 아니 아직도 굳이 잊고 싶을 이름 넉자를 다시 상기시켜 주고 싶다.
불변자본 (不變資本, Konstants Kapital)
가변자본 (可變資本, Variables Kapital)
오늘날 총칼전쟁을 능가하다 못해 압도하고 있는 경제전쟁의 각종 세련된 기술 중엔 근현대 자본경제 150여년을 관통하는 불변자본-가변자본 간 격돌을 그 으뜸으로 세울 만하다.
가변자본은 노동을 구매하는데 소요되는 자본부분이며, 불변자본은 노동구매 이외에 소요되는 여타 자본부분이다. 변(變)이란 생산에 참여한 자본이 생산후에 초기자본량의 변화를 결과로 보였냐는 점이다.
자본주의적 생산이 자본의 자기증식, 즉 잉여가치의 생산으로 그 목숨을 부지해 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다만 자본가적 하방강직성 시선을 줄곧 유지코자 노력했던 주류경제학자들(부르조아 경제학자들)은, 그들만의 전통적 초기경제학 시절부터 오직 인민의 노동력으로부터 잉여가 출산된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해 왔다. 아니 그 간단한 사실을 인지조차 못하였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착각은 이후 적절한 예를 들을 수 있을 때 살펴보기로 하고, 우선 미국의 제2차 양적완화에 즈음해 나왔던 국내논문을 들여다 보기로 하자. 그러면 주류경제학이 잉여의 기원을 그토록 푸대접한 업보가, 작금의 양적완화정책에서 어떤 방식의 부메랑으로 터져 나오는가 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이 도표는 양적완화 효과에 대한 아주 솔직한 바램이 드러나 있다. 오늘날 사회구성원 중 직접생산자보다 다른 사람의 잉여노동으로 생활하는 사람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상당히 증가해 있다는 주장이 있다.
한편에선 자본주의적 생산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하는 사람들의 역할 중 잉여가치 생산에 직접 기여한다는 전통적 범주를 넘는 주장들도 물론 함께 존재해 왔다. 다만 중농주의자들이 농업생산만이 잉여가치를 낳으나 그것은 또한 지대의 형태로만 존재한다고 주장한 점에서 볼 수 있듯이, 생산수단(토지)과 얽힌 노동력으로 의인화 된 생산수단(토지)이 잉여의 원천이라고 착각함직도 하다.
또한 노동을 구매하는 자본가에게 잉여의 처분권마저 넘겨질 때, 잉여의 기원까지도 함께 묻어갈 수도 있었리라는 것은 가히 짐작이 된다. 따라서 잉여가치의 기원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던 리카르도가, 자본가가 주체적 입장에서 지휘한다는 노동생산력을 이윤(잉여가치의 왜곡)의 발생원인이라고 주장하고 나설 수 있게 되지 않았을까.
존 스튜어트 밀은 자본이 이윤을 낳는다고 주장하면서, 식품, 의복, 원료, 노동수단(노동생산물)이 그것들의 생산에 필요한 시간보다 더 오래 지속되기 때문이라는 두리뭉실한 논조 속을 헤매고 있다.
노동의 잉여가치 창출 능력에 대한 이들의 오해는, 생산비를 넘는 초과분(이윤)은 생산물 가치보다 비싸게 파는 교환에 의해서라는 중상주의자들의 노골적인 사기술에 비해 잉여의 기원에 대한 혜량을 오히려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 논문에서도 비판적으로 지적하고 있듯이, 유동성증대는 국내투자 및 소비유도보다는 투자수익률이 높은 신흥국으로의 유동성유출로 향할 것이라고 우선 점쳐진다.
노동가치는 노동자를 신체, 정신적으로 그 활력을 유지시켜 줄 수 있는 생활수단가치로 대신 평가한다. 그러나 양적완화가 일어난 순간 실질적 노동가치는 떨어진다는 것이며(discount), 상대적으로 생활수단가치는 양적완화가 의도하는 인플레유인과 함께 상승한다. 노동자가 겪는 순간적 자기분열현상 속에서 인플레심리가 촉발되어 노동을 하고 욕망을 인플레에 맞춘다면 더할 나위는 없겠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명목임금이 오를지라도 열기 힘들었던 지갑을, 갈수록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임금 수준에서 열 수 있으리라는 기대 자체가 애초부터 무리였던 셈이다.
달러가치 하락에 의한 수출경쟁력은 무역파트너 국가들의 대응에 좌우되는 불확실한 미래일 뿐이며, 그것은 최근 5년여간의 무역경제 역사가 이미 잘 증명하고 있다. 더구나 달러가치 인하는 미국민의 노동력가치 저하를 전제로 하는 태생적 한계를 동반하게 되어, 구매력증대의 최종목표를 무색케 할 헛발질로 이미 시작했다는 것이다. 혹 수출증대를 이룬 기업가들은 떨어지고 있는 노동자들의 가치가 오르고 있을 생활수단가치에 간신히 턱걸이 하고 있는 마당에, 생활수단가치를 뛰어 넘는 잉여가치를 자국의 노동자들에게 또 다시 기대할 수 있을까.
주식 원자재 및 자산가격 상승 기대부분.
막중한 부채를 안고 있는 가계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투자하기 보다 부채상환을 우선으로 하게 되며, 투자여력이 있다는 일본도 국가경제 상황상 그나마 가장 안전한 국채에나 투자하는 정도이다. 실물 투자보다는 주식, 원자재 투자에 가깝게 되는 것도 결국은, 잉여노동력이 개입 안된 상품교환에서 교환사기를 통한 수익창출을 잉여생산이라고 속이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거래자들이 스스로 믿어 왔던 것처럼 자신만의 고유한 노동을 통하여 창출했다는 이익을,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실물 자본주의적 생산에 과연 투자할 수 있을까.
2. 잃어버린 불가를 찾아서
3. 행과 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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