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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짤방은 박태원의 둘째 아들 박재영씨가 확인한 '이상’ 명의의 박태원 결혼식 방명록 메시지이다. 활자로 옮기면 아래와 같다. 결혼식에 가서 신부더러 면회거절 하면 결혼 무효라는 협박이다.
"이 결혼에 반대하는 사람있습니까?" 주례가 물으면, "접니다!" 하고 나설 이가 이상이다.
一, 面會拒絶 反對 以上
結婚은 卽 慢畵에 틀님업고 慢畵의 實演에 틀님업다 慢畵實演의 眞摯味(진지미)는 또다시 慢畵로 - 輪廻한다
1934년 10월 27일 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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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誕祭
---흥 ! 너도 벨수가 없었던 모양이로구나? 그러게 내 뭐라던?......내 남직 할 것 없이 입찬 소리는 뭇하는 법이다......
흥 ! 하고 또 한 번 코웃음을 치고, 문득 고개를 들자, 그 곳 머리맡 벽에가 걸려 있는 십자가가 눈에 띈다. 영이는 입을 한 번 실룩거리고 중얼거렸다.
"이 거룩한 밤에 주여! 바라옵건댄 길을 잃은 양들에게도 안식을 주옵소서. 아--멘......흥 ?"
이렇게 기도를 드려 두면 순이의 꿈자리가 사나웁다거나 그런 일은 없을 게다...... ---흥 !
1
영이와 순이......이 두 형제는 사이가 좋지 못했다. 그야 나이가 네 살이나 그밖에 틀리지 않는 형제란, 흔히 사이가 좋을 수는 없다. 그러나 영이 형제는 그저 그만한 정도로 사이가 나쁜 것이 아니다,.
순이는, 우선 제 형 영이의 직업이 불쾌하여 견딜 수 없었다.
여점원이라든, 여자 사무원이라든, 그러한 것이야, 사실 자기 말마따나 워낙이 배운 것이 없으니까 될 수 없다고도 하여두자. 누가 꼭 그런 것이래야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러면 또 그런 대로, 건넌집 정옥이같이 제사 공장에를 다닌수도 있다. 이웃집 점례 모양으로 방적 회사 여직공으로 다닌다는 수도 있다. 그렇지 않으면, 솜틀집 작은딸과 함께 전매국 공장에를 다닌대도 좋다. 참말, 다닐 때가 좀 많으냐? 이 밖에도 하려만 들면, 영이로서 할 수 있는 일거리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가난한 집안에 태어난 딸들이 종사하더라도 결코 흉될 것은 없는 직업들이다......
하건만, 어째 하필 고루다 골라 카페의 여급이 됐더란 말이냐 ?
술 냄새, 담배 연기 속에서 밤마다 바루 제 세상이나 만난듯이 웃고, 재꺼리고, 소리를 하고......뭇 사내들과 함께 어우러져 갖은 음란한 수작......어디 그 뿐이더냐? 이 사내 무릎에도 앉아 보고 , 저놈과 입도 맞추어 보고......
잠깐 생각만 하여 볼 뿐으로 순이가 더러워서 구역이 날, 그 여급이란 직업을 택하였던 것인지, 암만을 궁리하여 본댔자, 알아 낸다는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그것도 이미 이제 이르러서는 달리 일자리를 갈아 본다는 것도 수월치 않은 일이요, 또 자기 말마따나 그 밖에는 몇 푼이나마 돈을 벌어 들일 재간이 달리 없는 것이라면, 그대로 푸른 등불 아래 웃음을 판다는 것도 또한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하여 두자.
하지만, 참말 고렇게도 소견이 없고 무식하고 또 얌체머리 없는 여자도 드물 게다.
"흥 ! 어느 옘병을 하다가 거꾸러질 년이 그래 지가 좋아서 여급 노릇을 허겠니 ? 다아 집안 사정이 할 수 없어서 그러는 게지. 그래 제 동기간에두 욕을 먹어 가며, 천대를 받어 가며 어느 개딸년이......"
툭하면 영이가 한다는 소리가 이 소리다. 대체, '개딸년'이란 뭐고, '옘병을 하다가 거꾸러질 년'이란 뭣이냐 ? 그러나 그것도 다아 배지 못하고, 천하게 놀아 먹어 그러한 것이라면 깊이 탄할 것도 못 된다. 허지만, 그래 저나 남에게 천대를 받고 욕을 먹고 하였으면 그만이지, 어째서 애매한 나까지 체면을 깍이게 하느냐 말이다.
어머니가 동리를 돌아다니며 품을 파는 것은 그만두구래두, 우선 집안이 군색한 꼴을 만 뵈기 싫어, 그래, 순이는 언제 한 번 학교 동무를 집 앞까지라도 끌고 온 일조차 없는 것을, 요 소갈머리 없는 여자는 어째서 운동회 날, 그 사람 많이 모인 틈으로 구경을 왔느냐 말이다.
그것도 구그로 한 곳에 가만히 앉아서 구경이나 하면 하였지, 어째서 사람 틈을 비집구 돌아다니며,
"이학년, 김순이 어딨는지 모르세요 ? 김순이요. 이학년 송조 생도요."
대체 만나는 학생마다 그러고 물어,
"얘애, 순이 언니 온 것, 너 봤니?"
"응, 얘애, 아주 하이칼라드라."
"아마, 그냥 부인넨 아닌가 보지 ?"
"그냥 부인네가 뭐냐, 얘애 ? 껄이야 거얼-- 카페꺼얼......"
그래, 그러한 좋지 못한 소문이란 삽시간에 퍼지는 것이어서, 다음 날부터는 얼굴 하나 변변히 들고 다닐 수 없게시리, 그렇게 남의 모양을 흉하게 만들어 놓을 것은 무엇이냐 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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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필사는 을유문화사가 6.25 전 간행한 월북, 또는 납북 작가 작품을 서고에서 가려 내어 정본으로 기획한 '北으로 간 作家 選集' 5권(1988. 9.25 간행) 박태원 창작집 초판본을 옮긴 것이다. ** 판본을 그대로 옮겼으나 행갈이를 한 줄 뛰기로 바꾸었다. ***성탄제는 원래 다섯 토막으로 되어 있다. 며칠 내 나누어서 올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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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