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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방은 홍종우가 상해에서 김옥균을 살해하는 장면.
요즘 야스히코 요시카즈가 그린 만화 <왕도의 개> 전 4권과 <무지갯빛 트로트키1>를 읽고 있다. 일본 대정봉환 후에 홋카이도, 조선, 만주국을 식민지화 하는 과정이다. <왕도의 개>에서는 김옥균이 왕도를 걷는 이로 나오고 일본 정한론자들이 패도를 걷는 자로 나온다. 손문, 명성황후, 대원군, 이홍장, 원세개도 상당한 비중으로 나오고 전봉준은 의젓한 농민군 수장으로 그려진다.
여기서 왕도의 <개>를 자처하는 주인공은 동아시아의 평화 기치를 든 김옥균 호위무사이다. 이 호위무사가 대정봉환을 원만히 추진했던 거물정치인이자 해군제독에게서 최신 이중 철갑 쾌속선함을 받아서 황해를 중심으로 활약한다.
대미에 이홍장이 일본으로 건너가 김옥균을 중국이 인수하고 조선 민씨 세력에게 처단을 용인하는 협상을 한다. 김옥균의 꿈은 갑신정변에 이어 다시 한번 일제와 북양군벌에게 농락당하는 거다. 결국 조선 최초의 프랑스 유학생 홍종우가 김옥균을 암살한다. 김옥균을 잘 처리한 일본의 확전세력은 혁신 언론의 지지까지 얻어 청일전쟁을 진행하게 되고...
이 작가의 작품에는 아직 러일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몇 년 전 대련에 들렀다가 내친 김에 여순까지 돌아본 적이 있다. 완전 군사도시로 민간인들은 씨도 구경할 수 없던 곳, 이곳에 여순감옥 안중근 의사를 보러 갔지만, 안의사의 사적은 찾을 수 없었고 다만 러일 전쟁 때 일본에게 발틱함대마저 깨짐으로써 아시아의 100년이 결정되었다는 안내판만을 보았었다.
어쨋든 시대를 훌쩍 뛰어 넘은 후편 <무지갯빛 트로츠키>는 만주사변 이후 트로츠키를 만주국 건국대학 교수로 초빙되었다는 끈을 쥐고 시작한다. 도조히테끼 등이 장개석, 장작림 장햑량, 삼합회, 손문 사이에 코민테른과 트로츠키를 끼워 넣어 소련의 참전을 유도한다는 확전론자들의 음모가 기본 고리이다. 이 사이에서 일본과 몽고 혼혈 주인공들의 비극을 그리는데 아직 1권만이 번역되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만화가 야스히코 요시카즈는 만주에 있던 군벌 장작림, 장학량과 몽고지방의 러시아 백군 남작 웅게른 같은 군벌과 일본 군부와 정치권 확전론자를 같은 위상으로 놓는다는 점이다. 또 <왕도의 개> 주인공도 순양함을 가진 바다의 해적으로 조선의 독립, 아시아 평화를 주창하는 김옥균을 돕는 세력으로 나온다. 이것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
백군 러시아 귀족 폰 웅게른은 휴고프라트의 만화 <코르토 말테제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도 만주와 시베리아를 근거로 세계제국을 꿈꾸는 군벌로 나온다. 일본 정치세력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김대중, 노무현, 김일성. 김정일을 철저하게 군벌급 세력으로 보고 있을 법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는 한민족을 같은 민족, 같은 국민으로 보고 있다는 데서 일본인의 세계관이 달라도 많이 다르다. 그들은 작금에 한반도에서 이루어지는 일본 식민지 근대화론 세력과 공산주의를 물리쳤다는 일본군과 만주군 세력은 일본 편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 듯 싶다.
궁금한 것이 생겼다. 대한민국은 누구의 나라가 될 것인가 라는 것이다. 친일 친미 연합 세력의 대륙 견제를 위한 거대한 항공모함? 아니면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연결하고 아우르고 조율할 정치적 주체가 생길 것인가? 지금 임진왜란이 끝난지 421년, 한반도는 1592년 대일본 전쟁과 1627 대청 전쟁이 동시에 일어나는 형세가 아닌가 싶다. 그 때와 비견하자면 한반도에는 일본에 빌붙었던 세력과 이미 망한 명나라만을 모시는 세력이 득세 발호하고 있다. 오랑캐 청나라의 힘, 중국의 힘을 보지 못하는 아득함이 앞을 가린다.
내가 읽은 한반도 역사적 정치적 형세는 명지대 한명기 교수와 연세대 박명림 교수의 글에 의지하고 있다. 잘못 읽었을 수도 있겠다. 함께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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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