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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이 남긴 각종 기록에는 스승 이색에 대한 회상보다 정몽주에 대한 애정과 존경을 표한 글들이 많았단다. 정도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동시대 인물은 스승 이색보다 5년 연상 선배인 정몽주 였던 것이다. 이들은 각각 유배지의 처지에 있을 때, 나주의 정도전이 언양의 정몽주에게 " 마음을 같이 한 벗(同心友) 이여, 곧고 곧은 지조를 지키며 평생 동안 서로 잊지 말자" 는 동지애의 맹세를 편지에 담아 보냈단다...참으로 알흠답다
[ 마음을 같이 한 벗(同心友) 이 / 각자 하늘 한 구석에 떨어져 있네
때때로 생각이 여기에 미치면 / 저절로 사람을 슬프게 하네............
이사람은 출처에 너무 어두워 / 한 번 움직이면 법에 저촉 되누나
지란(芝蘭)은 불탈수록 향기 더하고 / 좋은 쇠는 벼릴수록 빛이 더 나네
굳고 굳은 지조를 함께 지키며 / 서로 잊지 말자 길이 맹세했네 ]
정도전이 재야시절 많은 벗들이 그의 곁을 떠났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도전을 챙기고 변함없는 우정을 보내준 참다운 벗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정몽주 였다. 다음은 몽주가 도전에게 보낸 <삼봉에게 주다 > 라는 시다
[ 나라를 돕고 세상을 바로잡으려던 계획 다 틀렸으니
어려서 나온 나 머리털 하얗게 샌 것을 슬퍼하네
은자 삼봉과 뉘라서 비교하리
처음에 세운 그 뜻 평생 변함없이 지키는구나 ]
도전은 몽주에게 보낸 답장에서 "유락(流洛)과 이별 속에서 해가 가고 달이 가니 그리운 정회는 어찌 끝이 있겠습니까? 자야의 편에 서찰을 받들어 두,세번 읽어보니 감동이 격하므로"의 시를 함께 보냈다
요순시대의 도덕정치를 재현하자며 개혁의지에 불탔던 두 知友는 그 뜻을 이루지 못한 채 하나는 나주에서 또 하나는 언양에 묶여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정치적 유랑세월(요사이 정치범) 을 보내고 있었으니 얼마나 답답하고 기가 막혔겠는가?
정치적 성공 여부를 떠나서 영락의 세월속에서도 시와 편지를 통해 변함없는 동지애를 확인하는 풍류는 진정 선비들이 누렸던 멋이요 삶의 향기가 아니었겠는가? 그래서 만각이는 제목을 "정도전과 정몽주의 커밍아웃(?)" 는 역설적 제목을 붙여봤다
* 에필로그
이성계 조선조 왕위에 오른 후 술 취하면 [ 삼봉 아니면 내가 어찌 오늘 이자?� 있을 수 있겠는가? ]
마찬가지로 정도전 역시 [ 유방이 한나라 를 세운 것이 아니라 장량이 한나라를 세운 것 ] 이라고 도전을 장량이라 했으니 잘못하면 임금을 능멸한 것으로 치도곤 날 일 이지만 이마저도 달갑게 듣고 인정해준 이성계의 그릇도 아름답다(드라마에서 이성계가 왜?정도전,정몽주 2명과 같이 가기를 그토록 원했는가 이해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정도전은 책사 "장량"의 길을 걷지 못하고 개혁의 좌절로 한무제 유방에 죽임을 당한 장군 "한신"의 길을 걸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성계한테 당한 것이 아니고 아들 태종 방원에게 당한 것으로 우리는 위로를 받아볼 수 있을까?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4-05-27 00:24:11 자유토론방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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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