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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뉴스 초기에 가입하였지만 어느 시점에서부터는 로그인을 하지 않고 눈팅하면서 지냈다. 다른 눈팅 회원들이 그러했듯이 처음에는 열심히 댓글을 달다가 열심히 기자활동을 하고 있는 디어러분들의 글과 댓글을 읽고 지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나도 디어뉴스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사를 써야 되겠다고 오랫동안 마음 먹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교보문고에서 촘스키의 책을 발견했다. 시대의 양심이자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 수많은 저서를 출판하고 강연을 하고 있는 그의 이름 석자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나 한번도 그의 책을 읽어보지 못하였기에 그의 책을 소장(?) 목적으로 하나 사왔다. 더우기 그의 강연에 참석한 사람들과의 대담을 모아 만든 책이라 재미없을 것이라 지레짐작하며 크게 기대하지 않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곧 책의 내용에 빠져들어 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 총 3권과 촘스키,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 총 3권을 다 읽고서야 촘스키에 대한 나의 여행은 끝이 났다.
그는 미국의 기득권과 핵심 지배세력의 내부고발자이다. 공개된 미국의 국가 기밀 문서와 미국 권력 상층부 핵심 인사들의 발언 속에서 미국의 실체를 파헤치고 비판하였다. 그리고 앞으로 이런 거대한 세력에 대해 어떻게 저항하고 헤쳐나갈 것인가를 성찰하며 그 방안을 제시했다.
1. 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
1권 권력이 여론을 조작하는 방식에 관하여
2권 권력이 세상을 지배하는 방식에 관하여
3권 민중이 권력에 저항하는 방식에 관하여
2. 촘스키,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
비밀, 거짓말 그리고 민주주의
공공선을 위하여
미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역사적으로 이 땅이 미국의 대외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왔기에 촘스키의 책을 통해서 어렴풋이 알았던 미국의 실체와 한반도의 뼈아픈 역사의 흐름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또한 미국과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거대 다국적 기업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에 맞서기 위해 세계 시민들의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그의 견해에 크게 공감하는 바이다.
그런 의미에서 책 내용의 일부를 소개한다.
KAL기 피격 사건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사건들을 선별하고 해석하여 역사를 만들어가느냐 하는 것이다. 여기서 사례를 하나 들어 보자.
1983년에 소련이 격추한 칼기 피격 사건처럼 열광적으로 보도 세례를 받은 사건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 사건은 훈족의 왕 아틸라 이후로 소련이 가장 야만스러운 국가라는 사실을 여지없이 증명해주었다. 이런 국가를 상대로 하고 있느니 만치 독일에 미사일을 설치하고, 니카라과 좌파 정부에 저항하는 콘트라를 적극 지원하는 등의 일을 미국이 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뉴욕타임스》에서 발행한 기사 인덱스를 보면 1983년 9월 한 달 동안, 칼기 피격 사건 하나에만 무려 7면에 걸친 인덱스가 있었다. 아마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소식도 이 정도의 지면을 차지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칼기 피격 사건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가운데서도 다른 사건들이 발생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사건에 대해서는 100자 정도의 간략한 보도 말고는 일체 논평도 하지 않았다. 앙골라에서 미국과 남아프리카로부터 지원받은 '자유 전사' 유니타가 앙골라 민간 항공기를 폭파하여 126명이 사망했다. 그런데 이 사건에는 애매모호한 점이 없었다. 비행기가 항로를 벗어나지도 않았고 쟁점을 흐리는 RC-135 정찰기도 없었다(칼기는 항로를 벗어나 소련 영공으로 들어갔고, 같은 날 앞서 미 공군 정찰기 RC-135가 그 지역을 정찰했다). 앙골라 사고는 그야말로 사전에 모의된 명백한 테러 행위였다. 그런데 이 사건이 100자의 간략한 보도와 논평 없음이란 대접을 받았다.
미국의 테러
이보다 몇 해 전인 1976년 10월 쿠바 항공기가 CIA의 지원을 받은 테러리스트의 폭탄 테러로 파괴되어 민간인 73명이 사망했다. 이에 대해서는 얼마나 보도되었을까? 1973년 이스라엘은 수에즈 운하 위에서 모래바람으로 길을 잃은 민간 항공기를 겨추시켜 110명을 죽게 했다. 이때는 전혀 항의 없이 겨우 이런 논설이 나왔을 뿐이다. "책임 소재를 놓고 가시 돋친 논쟁을 벌이는 것은 무익한 일이다." 나흘 뒤 골다 메이어(당시의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언론은 그녀에게 난처한 질문은 던지지도 않았다. 이보다 더 전인 1955년에는 반둥 회의에 참석할 중국 파견단을 태운 에어 인디아 비행기가 공중에서 폭파되었는데, 그것을 두고 홍콩 경찰은 "치밀하게 계획된 대량 학살"이라고 말했다. 나중에 미국인 망명자는 CIA를 위해 그 비행기에다 폭탄을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1988년 7월, 미국 전함 '빈센스'는 이란 해안 가까운 상업 항로를 지나던 이란 민간 항공기를 격추시켰고 그리하여 290명의 인명이 희생되었다. 미국 해군 사령관 데이비드 칼슨에 따르면, 첨단 미사일 시스템의 실현 가능성을 증명하기 위하여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이었다.
- 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 1권 권력이 여론을 조작하는 방식에 관하여 80~81 페이지
리투아니아 가설
소련은 리투아니아를 공격할 테러 군대를 조직하여 '부드러운 목표물', 즉 민간인을 공격하도록 훈련시킨다. 그리고 보건 사업가, 교사, 농부 등을 다수 죽이도록 사주한다. 한편 경제제제를 함께 부과한다.(물론 소련이 이렇게 할 능력이 있다고 가정). 무역을 막고, 수출입을 막고, 국제기구에 압력을 넣어 이 나라에 원조를 못하게 막은 것이다. 물론 비유를 보다 정확하게 하자면, 리투아니아가 현재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
자, 이렇게 10년이 지나니 리투아니아는 에티오피아 수준으로 추락했다 그런데 선거철이 돌아왔다. 이때 소련은 이렇게 말한다. "이봐, 너희들이 공산당을 찍지 않으면 우린 이런 경제제제를 계속할 거야." 이런 상황에서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공산당을 찍었다고 해보자. 그러면 당신은 이 상황이 특기할 만하다고 보는가?
(중략)
내가 방금 말한 사실들은 누구나 접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말한 사실들은 《뉴욕타임즈》 1면에서 발견할 수 있다. "차모로가 이기지 않으면 우리는 경제제재를 계속할 것"이라는 백악관의 성명을 신문에서 읽으면, 깊이 생각하여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니카라과 사람들은 머리에 권총 사격 위협을 받으면서 선거장에 나갔구나' 이같이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면, 신문 기사라는 것은 당신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런데 정말로 세뇌된 지식인 계급은 이런 깊은 생각을 할 능력이 없다. 그들은 리투아니아의 경우에는 아주 명석하게 사고하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그렇게 사고하지 못한다. 실제 미국(전체 문맥으로 보아서는 미국이 아니라 니카라과가 아닌가 싶다.-책소개자 주)의 상황이 내가 가정한 리투아니아의 상황과 조금도 다를 게 없는데도 말이다.
- 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 1권 권력이 여론을 조작하는 방식에 관하여 272~273 페이지
한국전쟁에 대한 촘스키의 견해
1950년에 있었던 북한의 남한 침공은 오랜 전쟁의 맨 끝이었다. 사실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기 전에 이미 약 10만 명의 한국인이 살해되었다. 한국의 사태는 본질적으로 이렇다. 미군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인 1945년 한국에 상륙했을 때 그곳에는 이미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지방정부가 세워져 있었다. 항일운동이 있었고, 북한과 남한 전역에 지방정부, 인민위원회 등이 서 있었다. 그런데 남한에 진주한 미국은 그 모든 것을 해체하고 무력으로 진압했다. 미국은 친일파 한국인을 이용했고, 일본 경찰 제도를 그대로 복구하여 모든 것을 파괴했다. 이것이 남한에서 심각한 갈등을 불러왔고, 그 결과 심한 갈등이 4, 5년 동안 계속되어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또 당시에는 남북한 경계를 넘나드는 전투가 많았다.(북에서 남으로 또는 남에서 북으로 국지전을 벌였다.) 그다음 약간의 소강상태가 찾아왔다가, 마침내 북한이 남한을 대대적으로 공격했다. 따라서 북한이 먼저 공격한 것은 확실하지만 그것은 미국이 한국 사회 내의 내전에서 항일 저항세력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한 이후였다.
이런 사정을 다 감안해본다면, 우리가 매일 듣는 통설과는 약간 다른 그림이 나온다. 예를 들어, 어떤 나라가-이건 비유적으로 말하는거지만-미국의 서부를 정복하려 들었다. 정복자에게 저항했고, 그 저항은 약 10만 명이 죽는 것으로 진압되었다. 그리고 동부가 서부를 '침공'한다면 이걸 과연 침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냥 '침공'이라는 한 마디로 규정해버린다면 지나친 단순화가 아닐까. 바로 이와 비슷한 일이 한국에서 벌여졌던 것이다.
-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 3권 민중이 권력에 저항하는 방식에 관하여 107~108
촘스키는 수많은 강연과 토론 속에서 계속해서 질문을 받는 것이 있었다.
그들은 촘스키에게 질문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여기에 대한 촘스키의 대답과 결론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어느 나라든 실권을 쥔 집단들이 있다. 미국에서 어디에 권력이 있는지는 큰 비밀이 아니다. 권력은 기본적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사람들의 손에 있다. 즉, 무엇을 생산하고 무엇을 분배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사람들 말이다. (중략)
이들은 조용하고 수동적인 국민을 원한다. 따라서 이들을 골치 아프게 만들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잠자코 있지 않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런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단지 질문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시위나 편지 쓰기, 투표 등 모두가 의미가 있다. 물론, 그 효과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행동들이 지속적이고 조직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시위에 참가한 뒤에 집으로 돌아갔다고 해보자. 이것도 그 나름대로 의미는 있지만, 권력층은 이 정도는 얼마든지 참아낼 수 있다. 이들이 정말 참아낼 수 없는 것은 이런 압력이 지속적이면서도 점점 성장할 때다. 또 이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끊임없이 활동하는 민중 조직과 지난 경험에서 교훈을 배워 더 효과적으로 투쟁하는 시민들이다.
- 촘스키,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 미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127 페이지
디어러들도 이 대목을 읽을 때 나와 마찬가지로 느낀 점이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그 분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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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