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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재정 위기 관련해서 굵직한 뉴스가 있었는데, 기사가 안 올라오길래...기다리다가 후다닥 썼다.
독일과 네덜란드가 이겼다.
7월 22일자 일간지에 실린 그리스 재정위기 관련 기사 표제다.
은행, 보험사, 연금회사 같은 민간부문도 그리스 구제금융에 돈을 내놔야 한다는,
독일과 네덜란드의 주장이 이겼다는 내용.
네덜란드 정부가 민간 부문 참여를 강력하게 주장해왔지만, 사실 네덜란드가 그리스 재정 문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아서, 독일, 프랑스, 유럽중앙은행의 전격 합의라고 볼 수 있다.
유로존은 그동안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안을 논의해왔는데, 은행권 참여문제를 놓고 다음과 같은 이견이 있었다.
독일, 네덜란드 : 은행권도 ‘자발적’으로 고통 분담해야 한다.
프랑스 : 은행권에게 고통분담 시켜서는 안 된다.
유럽중앙은행 : 은행권의 고통분담은 그리스 채권의 담보 가치를 떨어뜨려서 디폴트나 마찬가지다. 절대 반대.
그 와중에 세계 주요 신용평가기관은, 은행권이 참여한다면, 그리스의 채권 발행국 등급을 디폴트나 선별적 디폴트로 낮추겠다고 경고한 상태.
네덜란드와 독일은, 은행권이 참여하더라도 유럽중앙은행(ECB)의 담보채권이 사실상 보장되는 대안을 마련해 내놓았고, 프랑스와 유럽중앙은행(ECB)이 동의하여 합의가 성사되었다. 유럽중앙은행은 사실 독일의 강력한 설득에 굽힌 것이라 볼 수 있음.
(* 유로존은 은행권 고통분담이 디폴트로 평가된다면, 감수하겠다는 입장이었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권한을 확대하여, 그리스 채권을 보증한다는 대안을 냈다. 유로존이 보장하는 것이므로 국채 자체는 부도처리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유로존 정상 회의에서 전격 합의된 사항
◎ 제2차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
- EU, IMF : 1,090억 유로 신규대출
- 은행권 : 370억 유로 (EU, IMF 지원금액의 1/3 부담)
은행권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를 교환(스왑), 차환(롤오버),
환매(바이백)하는 등의 방식 (+136억)
◎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 대출조건을 완화하고 권한 대폭 확대.
유럽재정안정기금 관련 합의 사항
◎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2010년 5월 설립된 유로존 내의 구제금융 기금.
프랑스와 독일이 주축, 유로존 국가들이 각출해서 4400억 유로 규모로 마련했다.
유로존 국가 파산을 막는 마지막 수단으로, 재정이 약한 나라를 구해주는 유로존의 ‘자체은행’ 역할을 한다. 유로화 가치를 지키고 도미노식 경제 위기를 막자는 목적이며 한시적 기구다.
이번 합의에서, 재정위기를 겪는 회원국에 돈을 빌려주는 위기 시 기능에, 상시적 기능이 더해졌다.
- 국채 매입 허용
문제 있는 나라들의 국채를 시장에서 살 수 있게 됨.
이 방법으로 그리스 채무부담을 줄여준다.
- 대출금리 인하 및 상환기간 연장
이 기금에서 돈을 빌려가는 대출금리를 5.5%에서 3.5%로 인하,
상환기간은 7.5년에서 최대30년까지 연장.
그리스는 이 기금에서 인하된 금리로 돈을 빌려가고, 늘어난 상환기간 동안 경제를 살릴 시간을 벌게 된다.
그리스 뿐만 아니라 포르투갈과 아일랜드 같이 EFSF에서 이미 돈 빌려간 나라들도 혜택을 받으며, 앞으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위기를 예방하는 역할도 한다.
- 은행의 ‘재자본화’를 지원할 수 있도록 회원국 정부에 돈을 빌려준다.
유럽 안정화 메커니즘(ESM)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2011년 7월 11일, ‘유럽안정화 메커니즘’(ESM) 설립 조약에 서명했다. 유럽안정화 메커니즘이란, 현재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가 2013년까지 운용되는 한시적 기금이므로 이를 대체하는 영구적 위기대응 제도다.
유럽재정안정기금의 내용에 민간 부문의 역할이 추가되는데, 회원국에 구제금융을 제공할 때, 은행 및 민간금융회사가 비용을 분담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2013년 7월부터 적용될 예정.
이번 유럽재정안정기금의 권한 확대 합의는 그 전까지 잠정적 문제해결을 위한 조처라고 볼 수 있다.
More Europe, not less
각국 거시경제정책 불균형 문제까지 EU에서 대응해나가고 있는데, 경제 협치(거버넌스)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흥미롭다.
“위기는 ‘more Europe, not less’을 요구한다.”
유럽연합 의장인 판 롬파위(Van Rompuy)와 유럽집행위 의장인 바로소가 최근 몇 달 동안 입맞춰 해온 말이다.
유럽연합의 재정 위기 문제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재정통합 없이 통화만 단일화되었다는 점을 원인으로 많이 꼽는다.
재정통합에 관해서라면, 1995년 “안정 및 성장에 관한 협약(Stability and Growth Pact)에서 각국 재정적자비율(GDP 대비 3% 미만), 국가채무 60% 이하라는 기준을 정했을 뿐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나라 하나가 유로존 탈퇴해서 유로존 붕괴로 이어지는 것.
최선의 시나리오는, EU 내 재정 동맹과 정치 동맹이 더 견고해지는 것.
현재 유로존 각국 정부는 대체로 유럽연방주의를 지지하는 정치적 입장을 지녔고, 유로존의 최대 시혜국이랄 수 있는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안정화 메커니즘 같은 재정 동맹을 강화하는 제도를 구축해가는 중이다.
최선의 시나리오를 향해서.
독일 재무장관 볼프강 쇼이블레는 슈피겔지와 한 인터뷰에서 “정치인들은 금융시장의 노예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는데, 관심 있으신 분 읽어보시라.
진보성향의 슈피겔지 기자와 쇼이블레 사이의 ‘설전’이 볼 만하다.
(슈피겔지 7.4일자 기사를 한국어로 옮긴 기사 http://tellyoumore.tistory.com/192,
슈피겔 원문 ”We can’t allow a second Lehman Brother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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