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저자의 ‘국가’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국가는 무엇이고 누가 운영해야 하며 국가 작동방식과 진보정치가 실현하고자 하는 국가 모습, 정치인이 취해야할 태도 등에 대해 질문하고 답하는 형식으로 풀어나간다. 저자의 일곱 가지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나름대로 정리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도대체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의 본질과 역할이 무엇인지를 해명하는 철학과 이론은 토마스 홉스의 국가주의 국가론, 존 로크에서 애덤 스미스, 하이에크의 자유주의 국가론, 마르크스주의 국가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국가론 등이 소개된다.
둘째, 누가, 어떤 사람이 국가를 운영해야 하는가?
제대로 된 자유주의자는 대체로 국민과 잘 소통하면서 힘보다는 말로 다스리는 대통령을 좋아한다. 국민의 다양한 의사를 존중하면서 능동적으로 타협하고 절충하는 온화한 리더십을 선호한다.
셋째, 애국심은 고귀한 감정인가?
대한민국 국민들이 흔히 받아들이는 애국심의 개념은 외부의 힘에 맞서 자기를 주장하기 위한 민족의 단결을 의미하는 피히테의 것에 가까우며, 오랜 세월 국가주의자들이 애국심이라는 말을 독점적으로 사용해왔다. 애국심을 함께 귀속되고자 하는 인민의 의지로 이해하는 르낭의 견해를 채택할 경우에는 자유주의 정당과 진보주의 정치인이 애국심을 굳이 기피할 필요가 없다.
넷째, 어떻게 국가를, 국가의 기본 질서를, 국가권력의 기능과 작동방식을 바꿀 것인가? 혁명의 길과 개량의 길, 어느 것이 효과적인가?
마르크스의 사회혁명, 포퍼의 사회개량의 길, 하이에크의 자유지상주의 등이 소개된다. 이 가운데 전체주의를 피하려고 할 때 우리가 무엇보다 우선해서 선택하고 시도해야 하는 것은 포퍼의 길이다. 이 길이 열려있는 곳에서 마르크스의 길이 열릴 가능성은 없다. 사회혁명의 문을 걸어 잠그고 싶다면 부지런히 점진적 개량을 시도해야 한다.
다섯째, 진보는 보수와 어떻게 다르며, 진보정치란 국가를 어떻게 바꾸려고 하는 것인가?
진보주의와 보수주의는 모두 사유습성과 생활방식, 제도의 변화에 대응하는 정신적 태도를 가리키는 말이며 보수주의자는 기존의 지배적 사유습성과 생활방식을 그대로 따르려고 한다. 이남곡에 따르면 진보는 인간이 행복을 위해 자유를 확대해나가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유를 억압하는 것들에서 인간을 해방시켜야 한다. 이것을 지향하는 것이 진보주의이다. 진보정치는 국가로 하여금 선을 행하게 하려는 활동이다. 직접 국가를 운영하거나 국가운영에 영향을 줌으로써 국가로 하여금 선을 행하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진보정치의 목표이다.
여섯째, 진보주의자는 어떤 선을 실현하라고 국가에 요구하는가?
국가를 중심에 놓고 볼 때 최고의 도덕적 이상은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진보정치의 목표는 국가로 하여금 사람들 사이에 정의를 세우게 하는 것이다.
일곱째, 정치인이 지켜야 할 윤리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그들에게는 어떤 도덕법이 요구되는가?
그것은 막스 베버가 말한 책임윤리이다. 자유주의 정당과 진보정당의 연합정치는, 막스 베버의 말에 기대면 신념윤리가 아니라 책임윤리에 따른 정치행위이다.
국가에 대한 질문과 답의 과정을 통해 저자는 대한민국 정치인으로서 현실정치가 가야할 길을 제시하고 설득한다. “진보의 힘은 ‘섞임’에서 나온다. 진보를 추동하는 근본적인 힘은 인간의 보편적 이성이다. 이념과 정치문화의 ‘섞임’을 통해 진보의 힘을 키우는 것이 연합정치이다. 연합정치가 지지를 받는 것은 국민들이 그 속에서 정치인의 책임의식을 보기 때문이다.”
많은 사상가, 지식인들이 인용되었음에도 전체 구도를 저자의 틀과 목소리로 구성해낸 점이 돋보였고 현실 정치에 던져주는 메시지가 호소력 있게 와 닿았다. 유시민의 지식인으로서의 탁월한 역량을 확인한 저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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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