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환 목사에서 김하나 목사로 승계가 이루어진 문제가 도통 조용해지려고 하질 않는다. 이제 교회가 사회의 걱정 거리 차원을 넘어서 사회의 흉기가 되었다. 그토록 북한의 세습을 비난하던 보수 기독교계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졌다. 북한을 도와주자고 하면 북한이 좋으면 북한 가라는 말은 더 이상 반대편에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북한처럼 하려면 북한 가라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뜬금없이 아침에 마르크스가 떠올랐다. 마르크스는 기독교에서 적이다. 적을 넘어 마귀, 사탄, 더 나쁜 말이 뭐가 있을까? 하여간 그거다. 1800년대 산업화의 과정에서 세상의 불공정에 대해 이 역사상 가장 천재인 경제학자는 자신의 몸을 던진다. 혼자 잘 먹고 잘 살기로 결심했다면 끝도 없이 잘 살았을 이 천재는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의 친구가 되기로 결심하고 그들을 위해 연구하고 공부하고 이론들을 발표한다. 산업화 초기 유럽은 팔세, 구 세쯤 나이 먹은 아이들도 10시간이 넘는 노동에 시달렸다. 그러면서도 4,5세쯤 된 동생을 데리고 오면 아주 조금의 인센티브를 주곤 했었다. 4,5센 된 아이들이 일하다 다치고, 손가락이 잘리고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지만 의회에서 노동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정치인들이 많았다니 지금이나 그때나 변함없는 배부른 돼지들의 더 먹기 위한 투쟁은 처절하다. 종교의 역할은 그 힘든 사람들의 육체를 어루만져 주지 않았다. 어쩌면 종교는 더 힘든 사람들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힘든 사람들은 내세를 꿈꾼다. 비록 지금은 내가 힘들지만 다음 세상에는 천국에서 사는 삶을 꿈꾼다. 그 힘든 삶 중에서 헌금을 한다. 10원 버는 사람이 1원을 헌금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게 10000원이 되어서 1000원이 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종교는 박리다매의 기본 방식을 정확히 알고 있다. 물론 일부 부자들도 좋지만 말이다. 천국이 참 재미나다. 구약 성서에 등장하는 천국은 지금과 같은 천국이 아니다. 신의 말씀을 잘 들으면 농사가 잘 되도록 때때로 비를 내려주고, 가축이 잘 자라게 해준다. 이슬람의 경전에는 신의 말씀을 잘 들으면 내 집 앞에 강이 흘러서 하루에 다섯 번이라도 목욕을 하면서 살 수 있다고 한다. 종교들의 천국은 그들의 필요를 충족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초기에는 조금 어설픈 것들이 등장한다. 물론 시대가 지날수록 천국의 업그레이드는 당연한 서비스다. 천국은 각자의 마음에 있다. 자기가 원하는 것들이 천국이다. 이미 구약성서와 이슬람 경전의 천국은 이 땅에 도래했다. 이제 새로운 천국이 생겨난다. 종교는 힘들수록 번창한다. 역사적으로 힘든 날이 길수록 정도령이 오네 누가 오네 하면서 구세주를 기다린다. 인간의 당연한 본능이다. 이스라엘의 오랫동안의 구세주에 대한 갈망은 어쩌면 그네들의 힘든 역사와 함께 하는 것이다. 종교는 마르크스의 말대로 이루어지는 세상을 원하지 않는다. 힘들어야 천국을 꿈꾼다. 힘들어야 순수한 마음으로 신에게 기댄다. 마르크스는 종교를 마약이라고 정의했다. 사람들의 삶을 바꿔주려고 하지 않고 오직 세상의 질서를 지키며, 자기의 분수를 알고, 모든 것은 신의 뜻이다. 그냥 받아들여라. 오직 내세만 바라보면 된다. 현재를 바꾸려 하지 마라. 신의 뜻이다. 마르크스는 그들에게 너희는 좀 더 좋은 세상에서 살 수 있다. 좀 더 나은 세상에서의 삶을 꿈꾸라고 했다. 그는 사탄이 맞다. 먹고 살 만해지면 질수록 종교는 쇠퇴한다. 서구에서 흥했던 기독교는 이제 더 이상 흥하지 못하다. 아시아도 서서히 쇠퇴하고 있다. 이제는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로 넘어가고 있다. 역사의 필연인가? 마르크스는 프롤레타리아혁명이 일어나서 부르주아들이 쫓겨날 거라고 예언했다. 역사의 필연이라고 했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과연 이 천재의 예언이 빗나간 것일까? 안타깝게도 세상이 이 천재의 예언이 들어맞기 전에 변하기 시작했다. 독일은 비스마르크라는 천재가 등장해서 자신의 보수적인 색채를 버리고 마르크스의 정책들을 집행하기 시작한다. 혁명이 일어나기 전에 받아들인 것이다. 이것을 과연 예언이 빗나갔다고 할 수 있을까? 마르크스가 지금 명성교회를 바라보면 무슨 말을 할까? 봐라 내 말이 맞잖아? 마약이잖아? 그럴까 아니면 애통해할까. 종교가 사회를 어루만져 주고, 사회의 아픈 사람들을 보듬어주고, 사회의 한 주체로써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