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극우 정치인 빌더르스 얘기가 나와서 좀 거들어 볼께.
빌더르스의 반이슬람 주장은 “불관용에 관용하지 말자”(빌더르스가 직접 한 말임)는 건데, 이 주장에 대해 네덜란드 사회는 얼마나 관용하고 있을까?
네덜란드 헌법 제1조가 차별금지 조항인데, 차별금지법은 따로 없고, 형법에서 정하고 있거든. 빌더르스의 반이슬람 주장이 이른바 ‘증오 발언(hate speech)’인지, 형법의 ‘인종(종교) 차별 금지’ 조항에 위배되는지 2009년부터 법정 다툼이 시작됐지. 그런데 이 일이 오히려 빌더르스를 순교자, 투사 비슷하게 만들어 주면서, 빌더르스의 인기가 더 올라가기도 했다오. (그 와중에 총선이 있었는데, 빌더르스의 자유당이 15.4% 득표해서 제3당이 됨.)
시민들이 지지한 것은 빌더르스의 반이슬람 주장이 아니라 그 주장을 할 수 있는 의사표현의 자유였지. 즉, 불관용을 관용하지 말자는 주장을 관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이진 않았으나 다소 우세했음.
2011년 법원은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빌더르스의 발언은 적법한 정치적 논쟁이었다, 좀 아슬아슬했지만, 이라고도 했고.
네덜란드 안에서도 빌더르스의 “불관용을 불관용하자” 는 주장에 다 공감하는 것 아니거든. 이 사람의 주장에 동의하는 것과 그의 불관용 주장을 관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로 봄. 그 발언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 발언을 관용하는, 의사표현의 자유를 더 위에 놓고 보는 거지.
그렇다고 빌더르스가 반이슬람 주장할 때, 다른 정치세력이나 여론이, 그래 잘한다, 그런 생각할 수도 있지, 하며 맞장구 쳐주는 것도 아니요, 물어뜯고 싸우고 논쟁하거든. 국회에서, 트윗에서, 언론에서. 다만 그의 마이크를 뺏지 않는 것뿐. 반대 시위 하는 게 아니라, 논쟁이라는 싸움을 하는 것.
빌더르스의 반이슬람 노선에 대한 지지율은 얼마나 될까?
최근 선거(2012년 9월) 결과로 보면 10.1% 득표했음.
그러면 이런 질문이 남지. 이슬람의 불관용도 관용해주고, 그걸 관용하지 말자는 주장도 관용해주고...그래가지고 문제가 해결이 되겠나...
이 대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것 같네. 다른 가치가 서로 충돌할 때, 최소한의 법으로 엄정하게 적용하되, 불관용으로 속전속결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토론하고, 토론하게 하고, 발언하고, 발언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 생각도 바뀌고, 그러면 또 바뀐 생각으로 싸우고...
말싸움만 하는 게 아니라 그러면서 정책도 바뀌어 가거든. 느리지만. 아니 느리게 보이지만, 그 내용을 보면 네덜란드의 이민자 정책은 실질적으로 한 단계 한 단계 변화해 가고 있고, 세계 어느 나라 보다 급진적이고 과감한 면이 있음요. 현실적인 대책을 내놓는 거지.
그럼에도 여전히 네덜란드는 외부에 관용적이라는 것. 거기에 답이 있지 않을까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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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