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이와 개가 있다고 하자. 그리고 좀 떨어진 곳에 쥐 한 마리와 뼈다귀 한 개가 있다고 하자. 고양이는 쥐한테 눈이 번쩍 뜨인다. 뼈다귀에는 별 무관심하다. 그래서 고양이다. 반면에 개는 뼈다귀에 눈이 번쩍 뜨인다. 쥐가 돌아 다녀도 뼈다귀만 눈에 들어 온다. 그래서 개다.
나는 최신 물리학 소식에 눈이 번쩍 뜨인다. 시인이 멋진 시를 써도 무덤덤, 화가가 명작을 그려도 무덤덤이다. 그래서 양푼이다. 당신은 뭐에 눈이 번쩍 뜨이나? 그게 바로 당신을 당신이게 하는 이유다.
음악이나 미술 같은 개인적인 취향은 각자 알아서 즐기면 되고, 또 서로 존중해 주면 된다. 그런데 공적인 사안에는 서로의 입장이 충돌하면서 상호 영향력을 행사하므로 마냥 존중만 해 줄 수가 없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보자. 온갖 뉴스가 터져 나온다. 당신은 어떤 뉴스에 눈이 번쩍 뜨이나? 만약 당신이, 사람들이 죽은 이유보다 박근혜 정부의 무능을 희석시켜 줄만한 뉴스에 눈이 번쩍 뜨인다면 당신은 OO이다. 해경이 개판친 것 보다 이종인의 다이빙벨이 성과를 못 냈다는 뉴스에 더 눈이 번쩍 뜨이나? 그렇다면 당신은 OO이다. 3년 전 설봉호 사고 때 선장의 조기대응으로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뉴스에 눈이 번쩍 뜨이나? 그렇다면 당신은 OO이다. 왜 그런 뉴스에 격렬히 반응하는지 자기 자신을 돌아 봐라. 개가 뼈다귀에 반응하듯이, 많고 많은 뉴스 중에 하필 그런 뉴스에 눈이 번쩍 뜨인 이유를. 박근혜 잘못 아니라는 증거를 애타게 찾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권한을 가진 쪽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사태수습은 전적으로 해경=정부=박근혜의 능력에 달렸다. 그렇기 때문에 정권의 잘못이 가장 크게 부각되는 것이 당연하다. 나머지는 곁가지 문제이다. 야당 정치업자들은 참사의 원인 보다 박근혜 까는 뉴스에 눈이 번쩍 뜨이겠지만 그것도 당연하다. 그런 비판과 책임이 싫으면 애초에 권력을 잡지 말았어야 한다.
추신: 무엇에 반응하느냐가 그 사람을 결정한다는 말은 오래 전 김동렬 글에서 읽었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4-05-07 02:10:47 문예·과학에서 이동 됨]
 양푼 기자를 불쌍히 여긴 1명에게서 카테고리 견인비 300뽕씩 삭감됨.
| 
....어...심심혀. 
...내...니라도..같이...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