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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전함 포템킨'의 한 장면)
어떤 영화를 1000만 명의 관객이 보면 사람들은 대박이라면서 좋아한다. 기자들은 침을 흘리면서 칭찬하고, 머리 나쁜 어떤 박 씨는 그걸 두고 이런 게 창조 경제다, 이러기도 한다. 나는 대박 조짐 어쩌고 하면서 수일 만에 수백만 명의 관객이 들어가는 영화는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 나는 인구 5000만 국가에서, 1000만 명의 사람들이 단기간에 단 한 편의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게 경악스럽기만 하다. 나는 그들이 쥐떼처럼 우르르 몰려다니는 게 무서울 뿐이다. 우리나라에는 2200개 정도의 스크린이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 말에 따르면, 50개 이하에 걸리면 관객의 눈에 거의 띄지 않는다고 하며, 200-300개는 되어야 눈에 띄기 시작한다고 한다. 참고로, '국제시장'은 1000개에 걸렸다. 문제는 우리나라는 영화 배급사가 극장도 가지고 있어서 자기들 멋대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롯데시네마를, CJ엔터테인먼트는 CGV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니 이들은 철저히 대중의 주머니를 털 수 있는 것들 중심으로 스크린을 배분한다. 통상 대형 배급사가 70-80%를 점령하며 나머지를 군소 배급사들이 차지한다. 배분이라는 말이 좀 우습기도 하다. 왜냐하면 좀 팔리겠다 싶으면 대부분의 스크린을 그 영화로 덮어버리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같은 시기에 출간된 수백 종의 책들 중에서, 잘 팔리는 네댓 종의 책만 서점 매대에 쫙 펼쳐 놓는 것과 같다. 1800만이 들었다는 '명량'은 스크린 1100개를 썼다고 한다. 웃기는 것이, 그 기간에 역시 잘 팔린 영화 '해적'이 800-900개쯤을 썼다는 것이다. 남은 것은? 200-300개밖에 안 된다. 따라서 그런 운 나쁜 ‘대박’의 시기에 나온 다른 영화들의 운명은 뻔하다. 말할 것도 없이 상당수는 스크린에 걸려보지도 못하고 실종된다. 게으른 관객들은 그런 영화가 있는지도 모른다. 스크린에 걸려봤자 1000만 명에 도취한 쥐새끼들의 눈에 그 영화들이 보일 리도 없다. 동독 출신 감독이 만든 좋은 영화가 있었다. 우리나라 쥐들이 신봉하는 아카데미상을 받은 작품이다(외국영화상). 이걸 보고 싶어서 찾아보니 도대체가 몇 군데 걸려 있지 않더라. 그래도 기어이 시간 맞춰서 봤는데, 며칠 뒤에 보니 스크린에서 쫓겨나고 없어졌더라.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 없이 몰려다니는 쥐들에게 그냥 맡겨둬서는 안 된다. 규제를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한 작품을 500개 이상의 스크린에 걸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혹자는 자유 경쟁, 시장원리, 좌파 논리 어쩌고저쩌고하는데 그런 놈들은 아가리를 찢어놓아야 한다. 그 돌대가리 우파 쥐새끼들이 좋아하는 골수 자본주의 국가 서유럽과 미국을 봐라. 그 애들은 이런 점에 있어서는 우리보다 더 철저히 좌파적으로 나가고 있다. 그냥 놔두면 장기적으로 손해라고 판단되면 반드시 제도적으로 지원을 한다. 오바마는 환경이 좋지 못한 유색인종을 특별히 대학에 넣어주는 정책이 없었으면 그저 그런 흑인으로 그쳤을지도 모른다. 프랑스는 시장 경쟁력은 떨어지지만 반드시 보호해야 하는 예술 영역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우리도 경쟁력 없는 여러 유무형 전통 문화재에 대해서 지원을 하고 있다. 영화에 한정해서 말해도, 1000만이니 1500만이니 하면서 당장은 좋아하지만, 이런 식으로 소수의 작품이 연간 영화 소비 가능성의 대부분을 흡수해 버리면, 차차 다양성이 실종되고, 다양성 실종은 창의성 저하로 연결되어, 결국에는 영화 산업의 쇠퇴를 가져오게 된다. 창조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앵무새처럼 창조 경제, 창조 경제 그러는 거 보면 눈물겹다. 대체 무엇이 창조 경제냐? 당장 '대박'이 나면 창조 경제고, 당장 돈이 안 되면 창조 경제가 아니냐? 진정한 창조 경제는 순수과학, 순수예술 같은 기초적인 탐구 작업에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그 성과물들이 모든 장사, 모든 돈벌이, 모든 경제 행위의 기초가 된다. 쓸데없이 옷이나 자꾸 바꿔 입는 게 창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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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