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아름다운 할아버지와 손녀의 모습인가! 근데 이거 내가 누구보다 좋아하고 잘하는 애정 행위이다. 아니, 이 보다 도 더 잘 할 수 있다. 난 노짱께서 손녀에게 아스께기 사준 그림은 봤지만 뭔 음식 만들어주셨다는 이야기 들어본 적 없다. 난 튀김도 만들어줄 수 있으니 아마 나같은 할아버지도 없을 게다 (물론 조만간에 그렇단^^;;) 그래서 난 노통의 인생 항로를 뒤척일 때마다 배알이 꼴릴 수 밖에 없다. 사사건건 따신 아랫목을 차고나가는,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결단과 행동의 연속 아닌가!?
넉넉한 한평생이 보장된 세무변호사에서 시국변호사로의 진로 수정부터 종로를 버리고 부산이라는 사지(死地)로 찾아가는 그 과단성. 공천의 생사여탈권을 준 ㅇ3이의 지시에 분노해서 명패를 내팽게치는 결기야 쬐금 따라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대한민국 전 언론매체들을 상대로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행정부의 시스템을 가다듬어 가는 수도자적인 지혜를 보면, 노무현이란 인간은 정말 내 집 건사 하나에 바쁜 나의 좁쌀 프레임으로는 측정이나 상상도 불허하는 인물이다.
대통령의 자리는 하늘의 점지가 있어야 한다는데 사람이 타고난 프레임의 수정은 하느님의 각별한 애프터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거의 고칠 수 없다는 게 내 믿음이다. 단지 내 프레임에 대한 성찰과 역지사지의 지혜를 충실히 다듬어나가면서 좁쌀의 품질을 올리는 거 외에 내가 할 일은 없다 (당신은 있는가?). 이런 자포자기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나의 좁쌀 프레임에 크게 감사하고 의기양양할 때가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노짱의 대통령 경선 때부터 나의 이 좁쌀 프레임이 작동 하는데 그 정확성에 정말 내가 놀랐다. 내 프레임에 착실하게 충실한 놈들이 하나 둘 서프에서 참수형을 당하는데 정말 놀랐다. 내 좁쌀 프레임의 완벽한 모델이 정똥이었는데 지금 보니 아는 만큼 또 보인다. 내 프레임이 커진 게 아니라 뼈다구가 튼실해져서 웬만한 놈이 다 보인다. 지가 서프 오너인 줄 아는 독고탁도 한눈에 들어왔었다. 그가 쓴 변(辯) 글도 첫 문단과 마지막 문단을 보니 그냥 바로 내 글이다. 시리즈로 올라왔던 변(便)들도 제목만 봐도 그냥 내용이 읽힌다. 내 프레임에 딱 맞는 글이니 안 그렇겠나.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자는 남도 사랑할 수 없다고 하드만. 난 내 좁쌀 프레임이 견딜만 하다. 하지만 정치를하겠다는 놈이 나와 똑같은 프레임을 갖고 있는 꼴은 절대 참을 수 없다. 그런 놈들만 보면 "이 개새끼들아, 집에 가서 설거지나 해라!"라는 욕을 참을 수 없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