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글보고도 불편하다고 하는 이들이 없진 않더라만, 고백컨대 사실 더 심한 말 쓰려다가 참은 거다...
내가 보는 천정배는 머리가 너무 좋아 제 꾀에 제가 빠진 꼴이라 하면 딱이다. 사실 내가 그에 대해 의심을 품기 시작한 것은 열린우리당 시절 초대 원내대표 선거 때문이었다.
누가 봐도 천정배는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 1등 공신이고, 창당의 1등 공신이었단 말이지...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 초대 의장단 선거에서 유시민은 자기가 정동영, 신기남을 지지하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을 정도로, 이 3인방의 '결단'에 대해 '빚'을 지고 있단 느낌이었다고...
대통령의 신임도 대단해 보였고...
근데 당시 원내대표 경선에서 '오직 개혁'을 울부짖던 천정배에 맞선 이가 바로 이해찬이다고...
그리고 유시민은 당시 그를 좋아하던 많은 이들의 예상과 달리, 이해찬을 지지한다고... 많은 분들은 이걸 정치권 입문 이전의 개인적 인연에 따른 사적인 연고주의 결정으로 보고 유시민과 이해찬을 두들겼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난... 아마 내가 당시 서프에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단 느낌이 든다'는 유의 글을 썼는데, 별로 좋은 평 못 받았다고...
뭐 당시 열린우리당 지지자들 사이에 개혁에 대한 열망이 하늘을 찌를 때였으니까... 솔직히 이해찬은 총리 지명 이후 보여준 행보로 회복했지만, 당시만 해도 다소 개혁의지가 퇴색한 '너무 일찍 노회해져 버린, 한 때 개혁적이었을 뿐인 정치인' 이미지가 없지 않았단 말이지...
이 때만 해도 유시민이 정말 욕을 많이 먹었던 걸로 난 기억한다고... 지금은 노빠란 훈장과 유빠란 비아냥을 같이 달고 있는 필자지만, 솔직히 저 때만 해도 유시민에 대해 '긴가 민가' 하고 있을 때여서, 나도 의심스럽긴 했던 게 사실이라고... 천정배보다 유시민이 더 말이지...
경선 결과 천정배가 간발의 차이로 이해찬을 이겼는데, 이 결과 갖고도 서프 같은 곳은 시끄러웠다고... 열린우리당이 개혁의지가 약해서 '성숙한 여당' 운운하며 바람을 뺀 이해찬이 너무 많은 표를 얻은 거 아니냐, 뭐 이런 거지...
근데 판이 이상하게 돌아가는거야, 그 뒤로...
대통령은 김혁규를 총리시키려고 그랬고, 천신정은 다 언론에 대고 반대하고, 유시민 혼자 '대통령 의중을 들어보고 결정하자.' 뭐 이러면서 대통령 편 들었다고... 혼자만... 그게 결국 여당 반대로 무너진 후, 노대통령의 선택은 바로 초대 원내대표 경선에서 천정배한테 물먹은 이해찬이었다고...
그 뒤로는 뭐, 우리가 아는 대로 이야기고...
이해찬은 대통령의 극찬을 받으면서, 우리 역사에 유례가 없는 실권 총리로 내정을 장악했다고... 그리고 흔들림없이 노대통령이 그 핍박받고, 모욕 당할 때도 대통령 지키더라고... 유시민이야 두 말할 필요도 없고...
나는 그 때 알았다고... 대통령이 이해찬을 지명했을 때 감이 왔다고... 그리고 유시민한테 미안했다고.... 유시민이 사적 연고 때문에 그랬다고 오해했기 때문에, 비록 내가 유시민 약간 쉴드 쳐 줄라고 서프에 글도 쓰고 하긴 했지만, 나도 유빠는 아닐 때라 의심을 좀 했다고...
내가 무봉리에 댓글 단 곳에서 '고백' 했듯이, 난 한 때 천정배가 노대통령 다음 대통령이 되지 않을까 참여정부 초기에 생각했던 사람이라고... 그런 이야기를 지인들 앞에서 '예언가'처럼 했던 기억을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 화끈거린다고, 진짜... 물론 이 이야기는 열린우리당이 만들어질랑 말랑 할 때 했지만 말이지...
하여간 그 뒤로, 천정배는 철저하게 내 기대의 반대대로만 움직이더라고... 원내대표 취임 후 개원협상에서의 뻘짓은 둘째치고... 오직 딱 한 번, 법무부 장관할 때 강정구 교수에 대한 불구속 수사지휘한 거 빼고, 한 때나마 내가 이 사람한테 가졌던 기대에 티끌만큼이라도 보답하는 적이 없었다고, 진짜...
알잖아? 믿었던 사람한테 배신 당하면 기분 어떤지...
난 그래서 천정배한테 지금도 무지 유감 많다고...
사실 원래 글 시작할 때는 이 이야기에 더해서, 천정배와 김준규, 그리고 문재인 이사장에 대한 글까지 같이 쓸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서 접어야되겠다고... 그건 나중에, 반응보고 다시 쓰든가, 댓글에 달든가...
하이에나/ 내 기억이 맞다면, 당시 사건은 이렇다고...
당시 열린우리당에는 두 명이 군포를 노리고 있었는데, 김부겸과 유선호였다고...
둘 사이에는 공천자 선정 방식에 대한 타협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그래서 질질 끌다가 결국 유선호가 안산으로 지역구를 옮기는 걸로 결론이 났다고...
근데 안산에서 유선호가 부정경선이나 부정선거하고 관련되어서 사고가 났다고...
당시 김성호라고 강서을인가 의원이던 딴겨레 기자 출신 386이 있었는데, 현역이 경선에서 패하고 나서,
그 결과를 즉각 수용하며 약간 신선한 충격을 줬지... 그랬더니 막 여기저기 호평이 쏟아지니까,
당 지도부가 이 사람을 경선관리위원장인가 뭔가 감투를 씌웠네?
그리곤 경선이나 공천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잡음이 나오는 곳은 김성호를 앞세워 막 엄벌하더라고...
여기에 유선호가 걸려 들었다고... 그래서 안산에서도 결국 공천을 못 받은 건 물론, 경선 참가 자격인가 자체를 박탈 당했다고... 유선호는 그 정도 잘못이 아니었는데도, 억울하게 안산에 터를 잡지도 못하고, 당시 분위기에 밀려서 끝까지 대기하고 있어야 했다고...
천정배가 '내 친구지만, 깨끗한 정치를 위해서 읍참마속했다'며 선전하던 기억이 나네...
근데, 공천 막판이 되니, 결국 유선호를 지금 지역구로 전략 공천을 줬다고... 슬그머니...
덕분에 유선호는 앞으로도 별 일 없으면 한 2,3선은 기본으로 더 할거야...
사람은 나쁘지 않다는 평이니까...
어떤 이들은 유선호를 찼을 때 천정배를 버렸겠지만,
어떤 이들은 자른다고 해 놓고, 슬그머니 지역구를 챙겨주던 모습에서 열린우리당의 위선을 목도했지...
난 예나 지금이나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쇼'가 아니라,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고, 약속한 건 반드시 지키는 거'...
여기서 덧붙이면 우리당 창당초기 이해찬이 초선의원들 모아놓고 기자들 대하는 법 가르친다고 하니
당원들이 기자와 의원간의 뭐 썸씽같은게 있지 않나 오해 했던 측면이 있어가지고 이해찬이 구태다
해서 엄청 욕했던것으로 기억해...
그러니까 좀 찬찬히 기다리면서 지켜보는 노력이 필요해...
누가 그러더라고 우리나라에서 애국하는 길은 두가지다. 첫째, 일본을 마구욕하면 애구자구 둘째, 북한을 욕하면 애국자 된다구...
그리고 야당투사가 되는 길도 마찬가지야 명박이 욕하구 딴나라당 욕하면 야당투사가 돼 과연 그럴까?
나도 그때는 천정배 좋게 봤는데...무엇보다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최초의 국회의원이고...개혁하자고 하는 바람에...이해찬은 지금이나 그때나 별반 달라진거 없다. 그냥 무미건조...
대통령님이 총리로 발탁했지만...그걸로 따지면 정동영이나 김근태 천정배도 장관했잖아...^^
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