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이런 표현이 필요하겠느냐마는 뭉쳐서 뭐든 하면 될것 같다는 열성에 찬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세상에 네 종류의 윗사람이 있다고 한다. 똑똑하고 열정적인 사람, 똑똑하고 게으른 사람, 미련하고 열정적인 사람, 미련하게 게으른 사람. 누가 가장 최적의 상사인지는 답이 나와있다. 똑똑하고 게으른 사람이다. 그는 무엇이 잘못될것을 알고 부하들의 잘못을 고쳐줄수 있다. 하지만 잘하고 있으면 그냥 내버려둔다. 반면에 미련하면서 열정적인 사람은 부하들을 쥐잡듯 잡는다. 무슨 일을 하건, 자신의 생각이 가장 옳다고 믿는 강한 신념도 가지고 있다. 열심을 내서 하면 할수 있다는 "해봤어?"정신도 가지고 있다. 그런 사람을 상사로 둔 사람은 인생 꼬인거다.
왜 이런 말을 하느냐고? 지금 민주당의 모습을 보고, 지금 민주당바라기의 최전선에 선 문씨와 그 추종자들의 백만민란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거기 있는 사람들은 어디에 속해 있는가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이전에 글을 썼다. 백만민란이 시작하고 갓 2천명의 신도수를 넘겼을 즈음에 썼던 글에 적힌 위험성이 이제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우선 목표가 없는 백만민란은 결국 자가당착에 빠지고 만다. 한나라당의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모습에 위협을 느껴 야권연대를 꾀했지만 결국 한나라당 대신 민주당의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모습을 보여줄 뿐이었다. 야권에게 모든 것을 버리고 나오라고 했지만 거기엔 어떤 질서도 있지 않다. 그저 나와서 힘있는 놈이 모든 것을 갖는 그런 정글속에 세우겠다는거다. 이거 한나라당이 하던거다.
첫번째 잘못이 목표가 없는 운동이었다면 백만민란의 두번째 잘못은 정치라는 zero-sum 게임을 피리부는 사나이를 따라가는 기차놀이정도로 이해하는 순진무구함에 있다. 문성근씨나 이 운동에 참여한 혹은 참여했던 이들의 열정과 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미련함과 열정이 한자리에 있을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다면 그것을 그냥 두고 보고만 있지는 못한다. 지금의 백만운동은 아무 생각없이 피리부는 사나이를 따라나선 아이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피리부는 사나이가 바른 길로 가리라는 아무런 보장도 없다. 최악의 경우 그 아이들의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될지도 모른다. 그처럼 열정적으로 무엇을 했다가 그것이 오히려 칼날이 되어 돌아온 것에 머리가 돌아버린 사람들이 다시는 야권, 진보, 어쩌고에 혀를 두르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정치는 어찌되었건 zero-sum 게임이다. 아무리 거기에 어떤 의미를 부여한다고 해도 결국의 주어진 몇개의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는 자리뺏기 싸움이라는 말이다. 그 자리뺏기 싸움을 아무런 룰도 제시하지 않고 심지어 현 여당만 아니면 어떤 놈이든 OK 라는 말을 내뱉은 정글 한 복판에 유약한 정당들과 정치인들이 설 자리는 없다. 왜냐하면 민주당은 치사한 싸움을 하는데는 한나라당에 못지 않는 대가들의 집단이기 때문이다. 결국 문성근씨는 민주당의 밥그릇을 챙겨주는 일에 톡톡히 한 몫을 했다. 민주당에서야 고맙지. 하지만 다른 곳은 어떨까? 야권연대해서 자기들의 목소리를 조금이라도 높게 해주니 고맙다고 할까? 아니다. 더 이상 야권내에서도 그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게 되어가고 있다. 이게 백만민란의 현주소다. 한나라당도 못한 걸 민주당과 문성근, 그리고 그 추종자로 이루어진 백만민란 참여자들이 해내고 있다. 대단하다 한국정치.
자 이만큼 비꼬았으면 무슨 말하고 싶은지 알게다.
백만민란에 참여해서 아직도 거기 취해있는 사람은 굳이 어쩔 도리 없다. 아마 상당수는 대선끝날때까지 계속 그러고 있을게다. 그리고 대선이 끝나면 내가 지금까지 뭐했나?하고 의기소침해 질게다. 깔끔하게 2012년은 포기하자. 백만민란이 버티고 있으니 어쩔 도리 없다. 한나라당 뿐이면 어찌해 보겠지만 민주당과 백만민란이 버티니 어쩌겠나. 니들 알아서 하라고 두자. 승부수는 그 다음번이다. 2017년, 그때가 한국정치가 진보의 꽃을 피우는 때가 되게 하자. 그때까지 어떻게 기다리느냐고? 힘들게다. 힘들지만 어쩌겠나, 다른 방법이 없는데... 민주당이 저런게 하루 아침에 고쳐질까? 문성근과 백만민란에 민주당을 고칠 힘이 있을까? 아니다. 그러니 둘 망하기를 기다리고, 그 동안 열심히 몸을 만들어두는 수 밖에...
민주개혁세력인지, 진보개혁인지, 이 집단안에 흐르는 이상한 기류를 보니, 백만민란이 야권결집의 긍정적인 힘이 될 가능성은 제로라 봄.
글고 민주당은 그런식으로 절대 안 고쳐짐.
난 제일 답답한 사람들이, 민주당안에 들어가서 민주당을 변화시켜 보겠다 하는 민주당 내 친노들..,
글고 그런 사람들에 동조하여, 지들이 뭔 짓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르는 주변 인사들.
백만민란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전 거의 확신함. 민주당 내 친노들이 뭔가 세력을 구축할 능력도 안되지만, 어쩌다 굴러온 세력이 있다할지라도 그들 능력으론 절대 민주당을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감히 확신함. 백만민란 역시 다르지 않다고 봄. 민주당이 어떤 정당인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보이고, 자신들의 능력를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봄.
고로 그들이 외치는 소리는 그저 꿈에 불과하다고 봄.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