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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인간 하나 때문에 우리 사회의 온갖 중요한 이슈들이 전부 다 휩쓸려서 파묻혀 버렸다. 이 사건 하나로 전 분야의 개혁 속도가 최소한 수년간은 정체될 것이다. 현 집권 세력 전반과 겨루고 있는 야당을 비롯한 모든 비판 세력들은 상당 정도 힘을 잃을 게 뻔하다. 지금은 혁명이나 게릴라전이 필요한 시기가 아니다. 우리가 마지막까지 믿을 것은 그래도 인간의 <이성>과 <합리성>뿐이다. 설혹 권력을 잡은 자들이 비이성적인 광기를 부리고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것에 대항할 수 있는 합당한 무기는 이성뿐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의 어떤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단 일원으로 북한 땅을 밟고 온 어떤 문사 왈...... 비행기 문을 나서며 환영해 주는 동포들을 보니 왈칵 눈물이 나더란다. 뭐, 그 감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자꾸만 <감동> <눈물>을 강조하여 도취적으로 떠드니 한마디 해주지 않을 수 없었다. "아침마다 일어나면서 눈물을 흘리겠네요?" "왜요?" "남한 땅에도 동포들이 사방에 함께 살고 있지 않습니까? 그건 감동적이지 않습니까?" 그가 대꾸를 하지 않아서 나도 말을 말았다. 생판 모르는 북한 사람들이 단지 같은 동포라는 이유로 그렇게도 감동적이었다니, 수십 년을 부대끼며 함께 동고동락해온 남한의 이웃 동포들은 그럼 뭐냐? 최소한 북한 동포들만큼 감동적이어야 하지 않나? 자신의 꼴을 객관적으로 돌아보지 못하는 모든 도취는 우스꽝스럽다. 인류사에서 극단적인 폭력과 참화는 모두 반이성적 광기에 의한 것이다. 그런데 그 광기라는 것이 늘 출발은 이상적인 어떤 가치의 추구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이성에 의해서 통제되지 못하고 어느 선을 넘어버리면 극단으로 치닷는다. 옛날 유럽의 어떤 추기경이 했다는 말이 생각난다. "당신의 잘못은 당신이 이 한평생 뭔가 해야 할 대단한 일이 있다고 믿는 바로 그 점이다." 광기로 나아갈 바에야,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인류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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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