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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 수준에서 보면~~~ 보도에 의하면, 최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벌인 전후70년 관련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1%가 역대 일본 총리가 역사적 사실에 관해 한국이나 중국에 충분히 사죄했다고 본다는 답했다고 한다. 충분하지 않다는 답변은 15％. 나는 이런 여론조사의 질문 자체가 틀렸다고 본다. 다른 나라를 지배하면서 행한 극악한 만행들에 대해서는 영원히 사죄해야 한다. 여기서 사죄해야 한다는 것은 반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단순히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게 피해를 줘서 죄송합니다>라는 식의 사죄가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그런 짓을 했던 것일까?> 하고 계속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독일은 그런 자기반성에서 모범이 될 만한 나라다. 워낙 악질적인 일을 저질렀으니 당연한 거라고 볼 수도 있지만, (쓸데없는 가정이라는 걸 알지만) 다른 나라였어도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그들은 철학자들의 나라답게 철저히 반성했고 지금도 계속 하고 있다. 이 지속적인 사죄와 반성에는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게 하지 말자는 의지가 깔려 있다. 기억이 좀 시원찮은데, 1974~1982 독일 총리였던 헬무트 하인리히 발데마르 슈미트의 말을 어디선가 보고 큰 자극을 받은 적이 있다. 그는 독일의 이차대전 당시 만행과 관련하여, 독일 민족의 유전자에 문제가 있는지도 모른다는 자극적인 말을 했다. 다른 민족이나 국민을 향해서라면 그렇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야말로 인종차별적 발언이 될 테니까. 그리고 자국민들도 극우적인 아이들은 (일본 애들이 잘 쓰는 말인) ‘자학’ 어쩌고저쩌고하며 욕을 퍼부었을 것이다. 하지만 슈미트 총리는 감히 그런 말을 했다. 그만큼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극악한 짓을 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그게 단순히 상황 요인에 의해서 벌어진 일이 아니라, 어쩌면 독일 민족의 생물학적인 어떤 속성 때문일 수도 있으니 두고두고 경계하자는 것이다. 사실 독일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은 동물의 한 종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은 너무도 편하게 잊어버리곤 한다. 우리의 동물성의 어두운 부분을 제어하고 있는 사회적이고도 개인적인 차원의 물리적 정신적 억제력이 힘을 잃게 되면, 우리는 언제든 잔인한 공격성을 지닌 동물로 되돌아가서 피비린내 나는 광기를 부릴지도 모른다. 제국주의 시대나 대전 당시의 만행들은 바로 그런 광기가 분출한 역사적 사례에 속한다. 슈미트 총리는 그 점을 겨냥했을 것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그런 어두운 속성을 영원히 감시해야 한다고 말이다. 특히, 다른 민족이 아니라 독일 민족이 “실제로” 그런 일을 저지른 뚜렷한 사례이니 영원히 자기 감시를 해야 한다고.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일본인들은 틀렸다. 그들은 철학자들의 나라 독일이 보여주는 그런 반성에까지 이르지 못했다. 일부 지식인들은 물론 그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비판적인 지식인들은 어느 나라에서든 그렇게 한다. 중요한 것은 정치 지도자가 보여주는 모습이다. 그게 그 사회의 수준을 말해준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해방 정국의 좌우대립 시에 발생한 억울한 죽음들, 전후의 폭력적 반공주의에 의한 희생자들, 베트남 전쟁 참여 시에 있었던 일들, 기타 등등에 대해서, 사과와 반성은커녕 아직도 많은 것들이 숨겨져 있고, 논의 자체가 금기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도 한참 멀었다. 계속 진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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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