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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여론조사나 합당 만능론을 경계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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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행복한세상
날짜 : 2011-04-08 (금) 09:50
조회 : 5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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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세상 기자 (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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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글쓰기가 어렵다. 그래도 할 말은 해야지...
김해을에서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의 중재로 일단 타협의 전환점은 마련되었다.
일부에서 곽진업 후보의 결단으로 포장하나보다만, 그 뒤로 그 진영이 보이는 꼴을 보면,
그다지 '결단'이라는 단어를 붙일 일은 아닌 듯 싶다.
뭐, 어쨌거나 참여당은 일단 상당한 금액의 '돈'을 아끼게 되었고,
상대의 불법에 넋놓고 당하지는 않아도 되는 약간의 성과를 거뒀다.
그 대신 내가 보기엔 손학규보다 한 100배는 대인배고, 훌륭해 보이는 이종웅 후보는 예선전에 출전해보지도 못하고 접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유감스럽게도 일부에서 참여당이 여론조사 경선에 집착한 이유가,
이 제도를 향후 연합 과정에서 후보단일화의 기본틀로 삼기 위한 마지노선이기에,
그 전례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는 식의 해석이 있는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면,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여론조사 경선은 경우에 따라 유용할 수 있고, 이번 김해을 같은 경우에 사실상 이용 가능한 유일한 방법이지만,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맞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 이유를 살펴보기 전에, 사태의 저간을 한번 짚어보자..
이번 김해을 경선에서 참여당이 집착한 것은 겉으로 보이기에 여론조사 경선이 맞다.
그리고 표면적으로는 적어도 참여당 대표인 유시민의 입으로는,
참여당이 원했던 것은 '김해을은 A라는 방식으로, 분당을은 B라는 방식으로, 강원은 C방식으로' 뭐 이런 식으로 하는 게 아니라, '최선은 협상에 의한 지역분담, 차선은 공정한 경쟁 방식의 일관성 있는 도입'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나는 알고 있다.
참여당이 끝까지 김해을에서 '저항'했던 것은,
첫째, 김해을에서 민주당이 주장한 방식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후보자에 대한 서로 다른 당소속 후보들간의 경선 방식으로 전혀 적합하지 않다는 점,
둘째, 게다가 그 방식은 민주당조차도 김해을빼고는 어디서도 주장하지도, 관철한 적도 없는 방식이라는 점,
셋째, 전체 재보궐 대상 선거구의 후보 선정과정에 일관성이 전혀 없이 매 선거구마다 서로 다른 선정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향후 야권 연대 과정에서 아무런 준거틀을 만들 수 없다는 점이라고 나는 해석한다.
어쨌건 결과적으로 애초에 민주당이 지난번 서울 은평을에서 이뤄진 야당대표끼리의 합의문을 사과나 유감 한 마디 표명없이 그냥 뭉개는 작태를 저지르는 후안무치를 노정함으로써 참여당이 최선이라 여겼던 '협상에 의한 지역분담'은 물건너갔고, 차선이라 생각했던 '공정한 경쟁 방식의 일관된 도입'도 물건너갔으며, 대신 김해을은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를 한다는 '차악'이 겨우 선택된 상황이다.
나는 이 '차악'이 그야말로 '차악'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차악'을 애초부터 참여당이 '앞으로의 준거'로 삼으려 들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으며, 만약 그렇다면 이의 '재고'를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여론조사 경선은 효율적이고, 비교적 간단히 실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상당한 문제점도 내포하고 있기에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게 좋을 때가 많다는 걸 간과하면 안된다.
그 이유는
첫째, 여론조사는 후보자의 자질이나 경쟁력보다는 인지도 차이에 승부가 결정될 위험성이 너무나 크다는 것이다. 유명한 사람이 후보로 나가는 게 유리할 때도 많지만, 이럴 때 참신한 정치 신인의 등장은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정치 자영업자들이나 매스컴 많이 탄 인물들이 야권 후보로 대거 출전하게 되기 쉽다. 이래서는 안된다.
둘째,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 방식이 우리가 지금 추진하고 있는 야권연대의 기본틀이 될 경우, 마케터님이 언급한 이정희, 노회찬, 심상정 같은 인물들 빼고 진보진영에서 민주당의 정치 자영업자들이나 민주당 낙하산을 탄 그 당의 '표적공천용 영입인사'들을 이겨내고 야권의 단일후보로 출전할 기회를 얻는 경우가 극히 드물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합법적인 민주당 독식의 기회로 악용될 위험성이 너무나 높다는 것이다.
사실 분당을의 이종웅 후보같이 상당히 괜찮은 후보가 제대로 정견을 펴보지도, 심지어 예선전에 공식 출전하지도 못하고 판을 접게 된 것은 참여당으로서도 큰 손실이지만, 야권 전체로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하도 이번 재보궐 선거 연대 협상에 참여한 시민단체들이 허접하기 이를 데 없어 상황이 이 지경에 오다보니, 참여당으로서 더 이상 어찌할 도리가 없었기에 접은 것이지만, 솔직히 여론조사 경선은 이종웅이 손학규와 '평평한 운동장'에서 싸우는 방식이 아니라는 걸 잊지 마라. 경선은 모름지기 '평평한 운동장'에서 '가장 잘 뛸 것 같은 이'를 뽑는 것이어야지 의미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다 안다. 이종웅이 손학규보다 더 훌륭한 정치인이 될 자질이 넘친다는 걸... 하지만 여론조사는 그걸 걸러내기 어렵다...
같은 당을 하게 되더라도 이 문제들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론조사 경선은 이번의 김해을처럼 국지적으로 행해지는데다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이 없을 때, 예외적으로 사용해야 할 방식이어야지, 이게 야권의 후보단일화를 위한 '전가의 보도'처럼 쓰여서는 안된다는 점을 모두 다시 한번 곱씹자는 게 이 글의 취지가 되겠다.
그렇다면 일부에서 반론이 나올 수 있다.
동원 경선 우려 때문에 현장 경선도 안된다, 이런 문제 때문에 여론조사 경선도 안된다, 그럼 어떡할래? 뭐 이런 것이다. 그러다보니 조기숙 교수나 문짝님같이 이번 재보궐 선거 연대 협상의 지난함을 보며 '백만민란이 답이란 확신'을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기기도 하는 게 전혀 이해 안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도 다 안다. 그래서 연합이 어렵다는 걸 말이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 보자...
진짜 통합이 최선이고, 이 모든 문제를 원샷에 해결해 줄 수 있는가?
세상에 가장 비극이 무엇인지 아나?
'원수보다 못한 부부가 헤어지지도 못하고 같이 사는 것'이다.
그것도 어느 일방은 힘이 세고, 어느 일방은 약한 부부가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일방적으로 착취하고, 학대하는데도 결혼이라는 '덫'에 걸려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 그 괴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걸 백만민란측은 '각 방을 쓰게 해 주겠다'는 것으로 돌파하려 하는데, 일단 한 지붕 안에 들어가면, '각 방'을 쓰기로 해 놓고도, 밤이 되면 문을 따고 행패를 부리는 일을 누가, 어떻게 막을 것인가? 그게 싫어서 또 갈라서면, 속사정도 모르고 갈라선 사람 탓할 문화를 만들어서 뭘 어쩌자는 것인가?
마케터님이 백만민란에 대해 '신뢰론'을 펴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나는 이해한다.
그래서 다시 한번 촉구한다.
백만민란이 정말 성공하고 싶다면, 일단 '식부터 올리고'식을 벗어나서,
'일단 친해지고 나서'를 먼저 시행해야 한다는 걸 인정하고, 겸허히 방법론을 돌아보길 말이다...
'결혼부터 하자'는 합당론을 거부하고, 연대론, 연합론을 앞세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아닌가? 우리가 참여당의 일관된 포지션이 더 낫다고 판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참여당은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야당들이 상설 협의기구를 만들어서 같이 움직이자'는 것이다.
당을 달리하고, 정책을 달리하고, 총선과 대선에 임하는 전략을 달리하더라도,
일단 머리는 맞대고, 하나하니씩 의논하고, 그러면서 '신뢰'를 쌓아가자는 것이다.
데이트부터 하고, 마음 맞는 짝끼리 일단 합치자는 게 참여당의 기본 스탠스인 셈이다.
나는 이 스탠스보다 더 합리적인 스탠스를 가진 정당이나 정파를 알지 못한다.
내가 백만민란에 부정적인 이유가 여럿 있지만, 가장 큰 것 중의 하나가 이들이 내가 아무리 주장해도 바로 이 기본적인 전제인
'야권의 지지자들 마음을 합하는 일'에 아무런 성과를 못 내면서, 자꾸 '결혼부터 하자'는 쪽으로 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실제로도 그렇고, 참여당이 내세우는 것도 그렇고,
가장 좋은 것은 '협상에 의한 나눠먹기'이다.
참여정부때 일은 제대로 못했지만, 그래도 노대통령께서 처음이자 마지막 정무수석으로 기용한 유인태 전의원이 이런 말을 했다고 토론회장에서 딴겨레 기자가 말해서 모든 토론자가 웃었던 유명할 말이 있다.
'보수는 혼자 먹는 거고, 진보는 나눠서 갈라 먹는 게 진보다...'
자리를 거래하고, 지역구를 주고받는 걸 범죄시하는 수구언론의 프레임에 걸려들어,
'협상'을 죄악시하는 풍토가 어줍짢은 진보에 만연되어 있지만,
난 이 말이 진리 중의 진리라고 생각한다.
'나눌 수 있다면, 나누는 게 진짜 진보다'...
이 때문에라도 역시 최선은 '협상'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듯이, 우리들이 가진 제1야당인 민주당이 너무나 '훌륭하고', 그 도량이 '태평양'만큼 넓다보니, 이 '협상'은 아무리 바람직스럽다도 현실성이 0이다. 따라서 이 방법은 일단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이건 다수파가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소유했을 때나 의미있는 정치적 의사결정 방식이다. 우리는 아쉽게도 이런 상황이 아니다. 아마 이번에 유대표도 절감했을 것이다. 야권의 그 누구도 더 이상 이 방법에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럼 어떡할까?
이번 재보궐 선거의 중재자로 참여한 시민단체를 내가 가당치 않게 여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무슨 복덕방 중개업자도 이런 식으로 나오지는 않는다. 시민단체가 무슨 복덩방인가? 당사자들 주장을 산술적으로 섞어서 내놓는 걸 중재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제발 부탁이다. 간판떼고, 복덩방으로 간판 바꿔 달길 바란다.
이번 재보궐 선거는 사실 이 '연대와 연합, 그 어려운 방정식'을 풀기 위한 좋은 '문제풀이'의 장이었다. 그러나 알다시피 개판되고 말았다. 이유는 바로 이 '가장 좋으면서도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룰'을 만드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제 재보궐선거가 마지막이니, 현장에서 '실습'해 볼 기회는 다시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해서 될 일인가? 방법?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다...
연대, 연합을 통해서도 좋은 후보를 뽑을 최선의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하려는 '의지'가 부족할 뿐, '지혜'는 넘친다는 걸 의심하지 마라...
여기에서 몇 가지 원칙만 이야기하고 글을 일단 맺겠다.
왜냐고? 너무 많은 걸 알려주면 다음에 쓸 이야기가 없으니까...
첫째,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이번 김해을 경우처럼 법정 선거비용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드는 예선을 경선 방법으로 들고 오는 자들은 무조건 사이비로 취급하고, 그런 방법은 무조건 갖다 버려야 한다. 그런 곳에 쓸 돈 있으면, 아꼈다가 본선에 써야 하는 건 물론이지만, 더 큰 문제는 그런 데 쓸 돈도 없는 후보는 출전조차 못할 우려가 있다. 절대로 과도한 비용이 드는 방식은 선택지에 놓아 두면 안된다. 대통령 선거나, 광역 지방단체장쯤 되어 본선 비용이 여유가 있다면 모르나, 무슨 국회의원이나 기초단체장 뽑는데 몇 억씩 드는 방식은 무조건 안된다.
둘째, 이번에 실패한 시민단체들은 이제 좀 빠지고, 대신 다른 시민단체나 시민단체 원로급으로 '단일후보 경선 시안'을 연구하는 모임을 빨리 출범시켜야 한다. 그래서 몇 가지 '선택지'를 만든 다음, 이 선택지들 중에서 협상의 당사자나 '출전 의향이 있는 선수들끼리' 그 중에서 선택하도록 룰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 때도 협상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일정 시한까지 '선수들 사이의 룰미팅'이 '합의된 결론'을 내리지 못할 경우에는, 이 '선택지'를 '사전에 정해진 비중대로' 의무적으로 섞어서 쓰도록 하는 '룰'도 만들 필요가 있다.
조금 더 설명하면 이런 거다.
'출전 선수들의 예상 인지도 격차가 10% 미만이면 여론조사를 권고한다'
'출전 선수들의 예상 인지도 격차가 10% 이상이면, 여론조사의 비중은 20%를 넘지 못한다'
'사전에 각계 각층의 명망있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200분 정도의 야권 공천 배심원단'을 조직하되, 야권 연대에 참여하는 정파의 현격한 당세 차이를 반영하여, 민주당이 그 절반의 추천권을, 나머지 정파들이 절반의 추천권을 갖도록 하되, 지나친 당파성을 지양하기 위해 각 정파가 추천한 인사의 10%에 대해 각 정파가 모두 '비토권'을 갖도록 함으로써, 비교적 공정한 배심원단을 사전 조직하자'
'이 배심원들을 대상으로 출마 후보자들이 정견을 발표하는 기회를 갖고, 이들의 무기명 투표결과를 일정 비율 반영하는 것'
'지난 번 경기도지사 선거 때 일부 도입되었던 공론조사를 확대하는 것'
맛배기만 보였다.
이래도 안된다고 할 건가?
방법, 많다.
부디 방법없다고, '여론조사로 다하자'는, 혹은 '합당하자'는 함정에 빠지지 마라...
여론조사 좋지만, 쓸 데, 못 쓸 데 가려써야 하는 거다...
합당은 이상은 높으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한 아주 지난한 것임을 잊지 말자...
일단 이정도로 끝...
뱀발: 써놓고나니, 내용도 없으면서 무지기네, 어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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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행복한세상
날짜 : 2011-04-08 (금) 09:50
조회 : 5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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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