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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치의 계속... 권위에 대하여2 민주주의가 밥을 줘, 떡을 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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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여의도P
날짜 : 2011-04-09 (토) 00:04
조회 : 7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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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P 기자 (여기자)
기자생활 : 5,063일째
뽕수치 : 24,492뽕 / 레벨 : 2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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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글에 이어서...
우리 사회의 권위의식이 노무현을 죽였다는 게 앞글의 논지라면
이번엔 [가짜 권위]가 작동하는 방식을 살펴봤으면 한다.
마침 오늘 읽은 베르베르의 소설 <신>에 이런 대목이 있다.
... 쥐와 마찬가지로 인간은 영역과 위계에 집착하는 동물입니다. 영역과 위
계, 이는 인간 행동의 근본적인 동기예요. 모든 인간 사회를 이해하기 위
한 핵심적인 요소죠. 자기 사냥터에 표시를 하는 것, 생식 행위를 벌이는
지역의 네 귀퉁이에 오줌을 누는 것, 사회의 위계 구조에서 하나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 인간은 이런 행동을 통해서 자신감과 위안을 얻습니다. 그러
면서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기만하는 말들을 늘어놓죠.
자유를 사랑한다는 둥 우두머리가 없는 세상을 꿈꾼다는 둥 흰소리를 칩니
다. 하지만 역사를 잘 살펴보면 사실은 정반대예요. 인간은 노예 상태를 좋
아하고 우두머리를 숭배합니다. 그리고 우두머리가 공포감을 많이 주면 줄
수록 자기들이 더욱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고 느끼죠.
...
'인간은 노예 상태를 좋아하고 우두머리를 숭배한다.'
아프지만 별로 반박할 게 없어 보인다.
물리적인 힘의 소유로 상징되는 [가짜 권위]가
[권위]를 인정받는 방법이 한가지 있긴 하다.
그것은 구성원 전체가 주인이라고 하는
<민주주의>라는 이데올로기의 충실한 반영으로 가능해진다.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권위]를 지니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법이니
<민주주의>라는 시스템으로 위의 약점을 보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짜 권위]를 통해 기득을 유지하려는 세력들은
그나마 합리적으로 보이는 <민주주의>의 약점을 잘 알고 있다.
일인일표 ...
선전 선동으로 무지한 유권자들을 조종하면 된다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선별된 몇 개의 키워드로 장식된
신문지 1면의 카피만으로도
이리저리 휩쓸려 다닌다.
그들은 신문지가 제시하는 색안경을 쓰고 본 세상 만을
현실이라 인정한다.
자신이 느끼고 바라본 것은 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신문지라는 두겁을 쓴 [권위]가 하는 일이다.
결과-지금의 경제, 정치적 상황-적으로 본다면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무지한 유권자들은 이 [가짜 권위]에
협잡 당한거나 마찬가지다.
정확하게 자신의 이익을 위해 투표를 행사한 사람들-똑똑한 유권자들-이야
원래 그렇다고 하더라도
신문지가 만든 가짜 현실에 호도되어 묻지마 투표를 한 사람들은
위에서 베르베르가 언급한 노예 상태를 좋아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권위]를 [권위 의식]에게 주어 버렸다.
왜냐하면 자신보다 똑똑하며 높은 자리에 있고, 힘이 있는
[권위 의식]을 가진 자들이 모든 것을 판단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갖가지 어려운 판단과 결단을 대신해 주는 데다가
게다가 거기서 생산된 잉여물의 수혜자가 될 수 있으니
그들의 노예가 되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선전 선동으로 합법적인 권력을 취한 [권위 의식]은
이제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법을 만든다.
[권위 의식]이 끊임없이 경찰력에 의존하는 것도 아이러니다.
[권위 의식]이 [권위]를 인정받는 길은
<민주주의>라는 시스템의 공정한 운영이다.
그런데 [권위 의식]과 <민주주의>는 양립하기 어렵다.
<민주주의>는 [권위 의식]에게 독소적이기 때문이다.
[권위 의식]이 <민주주의>를 그렇게 싫어하는 까닭이 이것이다.
사실 톡 까놓고 [권위 의식]은 <민주주의>를 할 생각이 없다.
그래서 [권위 의식]은 <민주주의>의 운영시스템 중에 하나인 선거로
권력을 얻었지만 이후에는 허울만 <민주주의>인 <유사 민주주의>로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다.
이제 <민주주의>를 하고 싶어하는 유권자는 엄격한 법적용을 받아야 하고
<민주주의>를 집행하는 [권위 의식]은 뻣대면 된다.
왜냐하면 자신의 사명에 충실해야 할 신문이나 기관들이 모두
[권위 의식]이라는 카르텔의 식구이기 때문에
그들이 알아서 유권자가 원하는 <민주주의>와
자신들의 <유사 민주주의> 간의 괴리에서 오는 충돌을 잘 갈무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 글에서 밝혔거니와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날 아침
대한민국의 모든 미디어의 종사자들은 봉하마을 사저 인근에 없었다.
그날은 때마침 권여사의 소환이 임박한 시점이었다.
그런데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작은 허물이라도 뻥튀기를 해야 할 처지의 미디어 관계자들이
그림자도 비치지 않았다는 것은...?
이 모든 일들이
노예가 되기를 좋아하는 유권자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그들은 언제고 선전 선동이 던져주는 먹이를 따라
어디로 가는 지 모르면서 달려갈 것이기 때문이다.
[권위 의식]이든 [권위]든
그건 내가 알바 아니야...
난 그냥 세상이 조용했으면 좋겠고
힘 있는 사람들이 내 이익을 지켜주면 좋겠어.
이게 뭐 어때서...?
민주주의...?
그게 밥을 줘, 떡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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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여의도P
날짜 : 2011-04-09 (토) 00:04
조회 : 7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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