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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노무현이 죽어야 하는 이치 그리고 권위에 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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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여의도P
날짜 : 2011-04-08 (금) 23:58
조회 : 7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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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P 기자 (여기자)
기자생활 : 5,063일째
뽕수치 : 24,492뽕 / 레벨 : 2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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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을로 뜨겁다.
머리도 식힐 겸 학습도 되고 본 사이트에 콘텐츠도 하나 보탠다는 의미에서
서프와 블로그에 올렸던 지난 글 하나를 올린다.
크게는 우리 사회가, 작게는 왜 서프라이즈에서와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지 이해에 도움이 될 거 같다.
음... 아니면 말고 ㅎㅎ
...........................................................................................................
개그콘서트의 '분장실의 강선생님'이라는 코너가
여러가지를 히트시켰지만 그중에
"그게 세상의 이치야 ~~ 어쩔 수 없어~~" 라는 유행어가 있다.
세상의 이치...
이 말의 뉘앙스가 미묘하다.
개그콘서트에서야 우스개로 쓰였다지만
'세상의 이치' 운운 이면에는
그 말을 쓰는 사람이 인식하지 못하는
그늘진 심리가 도사리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게 세상의 이치야~~'라는 말에는
세상의 이치를 꿰고 있다는 화자 '나'와 그런 것도 모르는 '너'가 있다.
그리고 이렇게 세팅된 구도는
세상은 원래 그런 것인데 너는 그런 것도 모르니 그냥 상황을 잠자코 받아들이는 게
이롭지 않겠어? 라는 뉘앙스와 더불어
'너'의 무의식에 은근한 패배감을 심어준다.
사실 '세상의 이치'라는 말의 쓰임이 위에서 예로 든 것처럼
항상 그늘진 심리를 내포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떨 때는 '그게 세상의 이치야~~' 같은 말들이
듣는 이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유연함을 길러주는 긍정적인 충고로
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럼, 그 많고 많은 세상의 이치 중에
'노무현 대통령이 죽어야 하는 이치'는 무엇일까?
노무현 대통령의 49재가 얼마남지 않은 이때쯤
그 이치에 대해 곱씹어 볼 필요가 있겠다 싶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엉이바위 위에서 투신했다.
노무현의 죽음이 자살이라는 외피를 쓰고 있지만
노무현을 부엉이바위 위로 몰고 간 것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먼저
'우리 사회에서 '권위'란 무엇인가?'를 짚어본다.
노무현 대통령 재임 당시, 권위의식이 많이 사라졌다고들 한다.
보수 쪽에서도 공공연히 이것을 인정하는 분위기인 걸 보면
외형적으로나마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 사회에 가득했던 권위의식의 상당 부분을 치웠다고 할 수 있겠다.
[권위]는 자신이 만들 수 있거나
혹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권위를 만들 수 있다고
만들겠다고 여기는 발상이 권위의식의 발로다.
권위가 침해당했다고 여길 때의 심정이 권위의식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권위]는 홀로 가는 자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그것은 가질려고 해서 생기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거부할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 [권위]는 하늘이 주는 것이다.
권위의식으로 만들어진 [권위]가 가짜라면
이 [권위]가 진짜다.
애초 자신의 것이 아니었기에
홀로 가는 자는
[권위]에 대해 연연하지 않는다.
[권위]는 자신이 걷고 있는 길에 대한 확고한 긍정이다.
그리고 그 긍정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다.
흔들리지 않는 믿음은
믿음과 배치되는 합리적 사실(Fact)을 만났을 때
언제든지 바뀔 수 있어야 한다.
한 번 믿으면 확고하고
새로운 사실이 첨가되면 바로 바뀔 수 있는 믿음...
이런 이중성이 조화될 때
[권위]는 더욱 제 모습을 갖출 수 있다.
그렇기에 [권위]는 지킬 일이 없으며
제 스스로 자란다.
지켜져야 한다고 여겨지는 [권위]가 있다면
인위적인 [권위]이며, 이것이 권위의식이다.
사회의 기득권이 의지하는 [권위]가 이 가짜 [권위]다.
이제 이 가짜 [권위]로 버무려진 사회는
기득권에 충성한다.
상상할 수 없는 각종의 이익으로...
노무현의 것이 [권위]였다면
노무현을 죽인 것은 우리 사회의 [권위의식]이다.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세상의 이치'다.
예수가 그렇게 죽었고, 소크라테스가 그렇게 사약을 받았다.
붓다가 그렇게 인도에서 쫓겨났다.
언제든 [권위]는 [가짜 권위]에 죽임을 당한다.
또 꼭 죽지 않더라도 죽음에 버금가는 탄압을 받는다.
[가짜 권위]가 가능한 것은 대중의 무지 때문이다.
무리(衆)라는 것은 언제나 무지하다는 말과 동의어나 다름없다.
- 만일 그렇지 않은 날이 온다면, 그곳이 천국이다-
그러니 이제 권위의식이 만들어 놓은 그곳에서
홀로 걸어나온 자가 있다면
그는 위험한 자이다.
그에게 권위의식이 작동하지 않게 됐다.
그것의 전파는 지속적인 기득권 유지에 치명적일 수가 있다.
이게 권위의식이라는 얼개로 만들어진 사회가
[권위]를 죽이는 이유다.
그리고 사회는 이것을 '세상의 이치'라고 한다.
아니 사실 세상의 이치가 아닌데,
그렇게 된다.
노무현 대통령 재임 초기
말꼬리를 붙잡고 늘어진 사람들이
이런 [가짜 권위]로 노무현을 길들이고자 한 사람들이다.
이게 가능한 것이 무리(衆) 때문이다.
이들은 헛 것을 진짜로 보고 휩쓸려 다니는 자들이다.
왜냐하면 틀릴 리 없는 신문들이 그렇다고 하기 때문이다.
권위의식으로 만들어진 사회의 부스러기가
그들의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차라리 자신의 이익 때문에
[가짜 권위]에 복속하는 이들은 그나마 낫다.
정작 문제는 아무 것도 모르면서도
신문들에 의해 자신이 안다고 여기는
휩쓸려 다니는 무리들이다.
이들이 골고다 언덕에서 팔뚝을 들어
예수를 죽인 자들이다.
노무현은 지켜야 할 것이 없었기에
죽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게 세상의 이치다.
노무현이 부엉이바위를 도약대로 해서
봉하마을의 하늘을 날았다.
그리고 이제 그 사실은
아픈 질문이 되어 가슴을 헤집는다.
'당신은 믿는 바대로 홀로 갈 수 있는지...?'
'그래서 세상이 만들어 놓은 이치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증명할 수 있는지...'
2009.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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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여의도P
날짜 : 2011-04-08 (금)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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