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에 칠보시 전문을 올렸지만 트윗에도 화제가 되는 거 같아서 조금 더 이해를 돕는다. 나처럼 삼국지를 띄엄띄엄 읽은 사람이나 어렸을 때 본 사람들 기억이 가물가물하거나 정확히 어떤 뜻인지 모르는 분들도 있을테니.
조식은 조조의 셋째 아들인데 재주가 워낙 출중하고 문인기질이 다분했던 (우리의 그 누구와 같지?) 자였는데, 형되는 조비가 늘 시기와 질투를 했대. 권력을 물려받은 조비가 눈엣가시 같은 조식을 제거하려고 일곱걸음안에 시를 짓지 못하면 죽이겠다는 말에 조식이 눈물을 흘리며 지은 시가 그 유명한 칠보시야(일곱칠, 걸음보)
煮豆燃豆萁(자두연두기) : 콩깍지를 태워 콩 삶고
漉豉以爲汁(록시이위즙) : 즙을 걸러 메주 만든다.
萁在釜下燃(기재부하연) : 콩깍지는 가마솥 아래서 타고
豆在釜中泣(두재부중읍) : 콩은 가마솥에서 흐느끼는구나.
本是同根生(본시동근생) : 본래 곧 같은 뿌리에서 태어났건만
相煎何太急(상전하태급) : 서로 핍박함이 어찌하여 이리도 급한가.
여기서 중요한 거는 스나이퍼가 유시민의 발언을 빌려 밝혔듯이 조식이 현재의 민주당을 빗댄것이 아니라 김해에 지원나온 이광재를 뜻한다는거지. 내가 트윗숙제를 열심히 하는데, 민주당을 빗댄거라고 오해하는 애덜이 간혹 있더라구. 설마 뭐 아쉬워서 민주당에 하소연하듯 하겠어?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같은 노무현 뿌리에서 나온 이들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이지.
참 대단하지 않아? 촌철살인 종결라라 생각되는 분이지만, 그 지력의 끝은 어디일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지력의 백만분의 일이라도 그의 책에서 배울 수 있다는게 나에게는 큰 축복이야.
시에 대해 어설프게 설명하자면, 콩이나 콩대모두 한뿌리에서 뻗어나왔거늘 이광재가 콩대(총대를 매고가 더 어울리겠지)가되어 땔감으로 솥안에있는 콩을 볶아대고 삶아대어 콩이 눈물짓게 하니 형제로서 이 얼마나 슬프고 씁쓸한 일이겠어? 콩삶으면 콩에 수분이 빠지잖아 그게 콩의 눈물이고 그분의눈물이야. 불지펴대며 삶아대는 콩대가 얼마나 야속하겠니.
여기까지는 비유가 맞는거 같아.
하지만 결말은 조비가 그걸보고 조식을 살려 주었다는데. 과연 이광재가 나중에라도 한뿌리임을 다시 자각하고 조비처럼 유시민의 힘이 되어 줄 수 있을까인데. 난 무척 회의적이야. 혹 몰라 김민새처럼 " 내가 이럴줄 알았다니깐! " 이러면서 폭풍허그를 날리면서 돌아올지도. 그럼 우리가 허심탄회한 마음으로 용서할 수 있을까? 모르지 그때 되면 그 "외연확대"라는게 필요할 지 모르지만.
손학규 말고 이광재도 나에게는 이제 "기회주의자는 포섭대상이지 지도자는 아니다" 범주에 포함되어 있어. 적어도 그가 진정으로 노무현 정신을 보여주기 제대로 보여주기전까지는.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