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김해에 갔다. 선거운동 한두번 해 보나. 힘들지 않았다. 대신 13시간을 차에서 보내느라 후유증이 좀 크다. 아무 것도 할 생각 못하고 빨래 좀 다리고 박봉팔닷컴을 열었다.
애초 김해에 갈 생각은 못했다. 그저께서야 확실히 가겠다고 생각했다. 그 전날 모임에서 빡 돈 것이다. 과거 노사모에서, 어디 모임에서 좀 큰 소리 쳤다는 사람들(쳤다는 것에 밑줄 쫙). 그 영감네기들의 졸렬함에 좀 작은 충격을 받았다. 유시민을 주제로 말 장난을 치는데 정말 빡 돌았다. 내용은 니들도 다 알다시피 다 말도 안되는 거다.
듣다 듣다 못해 한마디 던졌다. "시바 말 돌리지 말고 그냥 노무현 싫다고 해라"
"바리게이트 치고 화염병 꼿는 심정"
노무현과 유시민의 관계는 어떤 경우에도 뗄 수 없는 상수다. 그러나...평소 그런 생각을 한다.
노 후보가 도저히 홀로 헤쳐 나오기 힘든 위기에 처했을 때, 유시민은 "바리게이트..." 발언으로 사실상 출사표를 던졌다. 그 자신도 당시 저 발언이 출사표가 되리라 생각하지 못했으리라.
생각해 보자. 노무현이 없었어도 세상에 "바리게이트 치고 화염병 던질 일"이 한두번이던가. 나만 해도 백번도 넘게 그런 심정이 들었다.
사람들은 유시민의 책을 읽고 그의 사상을 나침반 삼아 살아온 세대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애써 감추고 싶어 한다. 난 유시민 세대에 속한다. 사실 노무현을 알기 전에 유시민을 알았다.
그가 정치를 하는 것은 운명이란 것이다. 나같이 시간 많고 돈 많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따라 다니면 ㅎㅎ 정치 하기 싫어도 안 할 수가 없는 거다. 어렵게 말하면 시대적 사명인거야.
그는 노무현을 끝까지 지지한 15%의 세력을 온전히 물려 받았다. 김씨 장씨 박씨 신씨 등이 다 말같지도 않는 이유로 등 돌렸지만 대세에 단 1g도 지장 없다. 더 좋아졌다. 맞제?
국민참여당은 '나'를 대변할 정당
사실 모임에서 만난 그 영감네기들이 유시민을 딱히 미워할 이유는 없었다. 씹는 내용을 듣자니 비토의 핵심은 '국민참여당'이다. 분열이다. 불편하다. 뭐 그런 불만이지.
그 영감들은 정치를 딱 바둑판, 장기판, 삼국지연의로 본다. 한 마디로 무지하지. 아니다. 그냥 세대차 정도로 해 두자. 어째든 국민참여당에 대해 말 꼬리가 길어지자. 여섯 마디 정도로 이해시키려 했다.(길면 길수록 안 좋다.)
"유시민만 놓고 봐서는 지금 정치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 더 크게 봐야 한다. 30.40대 특히 수도권 30.40대를 이해해야 한다. 많이 배웠고, 돈도 좀 벌고, 세금도 내고, 사실상 우리 사회의 주류다. 그런데 나와 그들을 대변할 정치세력이 있나? 한나라당은 제끼고 민주당은 계파연합이란거 다 알고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정당이라기 보다 정치동호회에 가깝다.
분명 주류인데 대변할 정치 세력이 없다는 게 말이 되나? 그래서 참여당이 중요한 거다. 그런 의미에서 유시민과 참여당의 역할을 인정해야 야권연대도 답이 나온다"
그래서 영감들이 잘 이해했냐고? 당연히 안했지. 입은 아팠지만 귀가 아픈 것 보다 좀 낫더라.
국민참여당은 달라
보통 정당이라고 생각하면 '볼세비키식 정당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특히 우리동네는 더 그렇다. 국민을 정책으로 계몽하고 그럴려면 프라우다지 같은 거 만들어서 돌리고 기타 등등,...기타 등등.
그런데 참여당은 볼세비키식으로 접근하면 절대 안된다. 홍보가 당연히 필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아니다. 국민을 계몽 상대로 보면 큰 일 난다는 말이다.
앞서 30.40대 이야기 했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국민의 의사를 현실 정치에 반영하는 것. 계몽 전에 그 의사를 잘 반영하는 게 이 정당이 추구할 최고의 덕목이다. 지금 정치가 그게 안되어서 큰 문제 아닌가.
민중은 때로는 어리석고 때로는 현명하다. 어리석을 때는 계몽, 현명할 때는 그 의사를 잘 반영하면 된다. 지금은 후자라고 본다.
쉽게 말해 명박이와 한나라당이라고 하면 치를 떠는 국민들이 더 많다. 그것을 잘 반영시키자는 말이다.
유시민을 간판으로 내세워 선도투쟁으로 나가려는 애들이 좀 보여서 잔소리 하는 거다.
사실 유시민 말만 보면 다 이해할텐데 그게 안되는 애들이 있는 거다. 갸들,,, 그냥 두면 나중에 다 김반장 된다. 무슨 말인줄 알제.
다시 정리하자면,,,
국민참여당은 역사적 '대의'를 추구한다. 즉 상황에 따라 때로는 통합도 각오해야 하고 때로는 눈물'밥' 먹으며 수십 년을 버텨야 할 수 도 있다.
'대의'는 유시민 대표가 판단하고 선택할 수 밖에 없다.
난 이의 없다. 니들도 그렇제?
아참 김해 이야기 해야 하는데,,, 서설?이 길었네.
분위기는 좋더라. 홍보지 나눠 주며 택시기사들 한 백여 명은 만난 것 같다. 일일히 대가리 들이밀고 악수를 건네며 한마디씩 물어 봤다.
농담 아니고 백이면 백 야권이 이긴다더라. 김태호는 안된다더라. 그런데 중요한 이봉수 곽진업에 대해서는 거의 잘 모르겠다더라. "우리 노 대통령님 의리 한번 지켜 주십쇼. 국민참여당 이봉수입니다" 라고 하니깐 다들 고개 끄덕끄덕 하며 다시 한번 쳐다 보더라.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