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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화장하는데 시간과 공을 비교적 많이 들이는 편이다. 화장하는 일은 그날 해야 일들에 대한 각오를 다지는 시간이다. 화장하는 일은 그날 누군가를 기다리며 예의를 예행 연습하는 시간이다. 화장하는 것은 앞으로 감행해야 할 일에 대한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일이다.
노무현을 봉하에 묻은 두어달 쯤 뒤, 직장 업무로 혼자 원주에 가야 하는 일이 있었다. 라디오에서 ‘왁스의 ’화장을 고치고‘ 노래가 나왔다 . 노무현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꽉 차 들어오더니 목이 메어졌다. 눈물이 감정보다 먼저 오바하면서 흘러 더 이상 운전을 할 수 없었다 . 노무현이 걸었던 시간과 내가 지금것 살아온 날이 오버랩되면 격한 감정이 가슴 밑바닦에서부터 밀려들었다.
우연히 날 찾아와 사랑만 남기고 간 너 ...
살다가 널 만나면 모질게 따지고 싶어...
힘든 세상에 나 홀로 남겨두고....
아무것도 해 준게 없어 받기만 했을뿐
그래서 미안해....
나 같은 여자를 왜 사랑했는지
왜 떠나야 했는지....
어떻게든 우린 다시 사랑해야 해 ...
까닦없이 오열이 터진게 아니었다 .노래를 듣기전 봉하마을에 노대통령 비가 생긴다는 뉴스를 듣고 마음이 이미 아련해져 있던 터였다. 눈물을 추체 할 수가 없어 마침 지나치려던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그동안 설워었던 내 감정을 막지 않았다.
내가 먼저 정치에 관심있어 노무현을 찾았던가? 그가 내 정치본능에 찾아온 것이였다..그런 그가왜! 나에게 깊게 상처를 주고 떠나야 했을까?
만약에 또 만약에 그가 다시 살아와 그와 대면할 기회가 온다면 그런 기회가 올 수 있다면 나는 내 자신과 상관없이 어떻게든 따지고 싶은 SF적 망상이 찾아들었다, 그의 죽음에 한마디의 애닮픈 감정도 표현 하지 못하는 내 포지션에 대한 자괴감과도 교차 했었을....또 노무현을 사랑했던 내 일어버린 젊은 시절에 대한 서글픔도 어지럽게 뒤섞인 전율이 일어 두눈에 눈물로 터쳤다.
힘든 세상에 홀로 남겨두고... 그는 왜 세상의 죄를 뒤집어 썼을까?
난 그에게 아무것도 해 준게 없었다. 검사들의 반란에서, 탄핵의 회오리 속에 서있는 그에게 난 아무것도 해 준게 없었다 .나 아니어도 그는 대통령이지 않았던가? 내가 그를 위해 해줄건 아무것도,또 아무런 힘도 없어 .. 그가 세상을 좀 더 바꾸기 위해 몸부림 칠때 난 그를 바라보고 쓴웃음만 지웠을뿐 아무런 모션도 취할 수 없었다 . 내 자리에선 그 무엇도 그를 위해 해 줄 수없고 해 주지도 못했다. 내 능력 밖이야 하며 스스로 도망쳤던 거야 .. 그러나 그는 내게 삶의 열정을 준 사람였다..
나 같은 여자를 왜 사랑했는지 왜 떠나야 했는지,,,.
내가 노무현을 먼저 사랑한게 아니다.
노무현이 내 정치적감성을 먼저 불러 일으켰다면 문장이 되는 것일까?. 그의 죽음의 의미를 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알려고 하지 않았다, 난 노무현의 죽음이 주는 시그널을 거부하고 싶었다. 사실은 거부했다. 나는 힘없는 일개 시민야.. 자위하면서...
그러나 나는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그가 남긴 메시지는 그의 삶 많큼이나 단순했다 .“보다 낳은 세상을 만드는 것은 남은 너희들의 몫“ .남은 너희? 거기엔 나도 포함되었을지 모른다는 ...난 알고 었지만 모른 척 할 수 밖에 없는 자책감 그리고 무력함 .
오열했었다. 핸들에 얼굴을 묻고 한참 울었다. 모르는 사람이 차창으로 다가와 “제가 도와 드릴 일이 있을까요?” 할때 까지....그때 난생 처음이자 마지막인 담배를 피워 보았다
이제! 이제는 ....!!!
그가 남긴 의미를 만나기 위해서. 그가 남겨둔 정신을 지닌 백마탄 초인이 올때 그가 날 알아보도록 .아니 내가 먼저 알아보도록. 그가 세월에 변해 버린 날 보면 실망할까봐 오늘 나는 화장을 고쳐야 겠다.
노무현의 정신이 살아 있는 한 내 삶과 연결되고 그 정신과 연락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 노.무.현 그 이름 석자만이라도 물려받은 이가 있다면 나는 다시 화장을 고치고 보잘 것 없지만, 널 위해, 먼저 간 님을 위해 남겨둔 내 사랑을 받아 달라고 고백을 할 것이다 .
노무현!! 어떻게든 우린 다시 사랑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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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