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스웨덴출신 팝그룹 ABBA를 봉팔러 대부분은 기억하실거다. 특히 얼마 전 히트했던 영화 'Mamma Mia'라는 영화의 모든 OST가 ABBA의 곡으로 구성되기도 했지. 그들이 불렀던 곡 중 역시 대중에게 잘 알려진 대표적인 곡으로 'The Winner Takes It All'이라는 노래가 있다.
가사를 대충 번역해보면...한 유부녀가 신랑을 사이에 두고 어떤 뇨자와 사랑싸움을 한 결과 졌고, 이긴 뇬이 지 남편을 독식했지만 난 그 규칙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웃기고 자빠진 이야기인데....각설하고...
물론 지금부터 내가 하고자 하는 말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내용이지만 제목만을 놓고 봤을 땐 말 그대로 '승자독식', 즉 이긴 놈이 모든 것을 갖는다는 뜻이라 잠시 인용해본다.
무신 턱도 없는 것을 가져다 붙이냐고 시비를 걸 인간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사양하겠다. 내 맘이니까...^^...아무튼 노래 제목만 두고 본다면 참으로 엽기적인 구호가 아닐 수 없다.

여기 봉팔러들은 봉하에 잠들어 계시는 분의 유지를 믿고 따르리라 믿는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람 사는 세상'
너와 내가 있고 우리가 있으며 모두가 함께 사람대접 받으며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적어도 우리의 공동목표라고 여기고 있다. 맞제?
허나 요즘 TV프로그램 중 비교적 시청률이 높고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것이 바로 '서바이벌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나는 가수다', '위대한 탄생', '런웨이', '오페라스타'....
집에 애들이 하도 보려고 하길래 무심코 같이 봤더니 노래든 뭐든 출연자들이 서로 경쟁해서 나머지를 탈락시키며 최고에 도전한다는 내용이더구만.
심판이라고 앉아 있는 넘들은 방송에 대 놓고 출연자들에게 온 갖 독설과 비난을 퍼붓고, 그 소릴 듣는 출연자들은 마치 대단한 가르침인양 찍 소리 못하고 질질 짜면서 듣고 있고, 그러다 떨어지면 울고 불고...
뭐 대충 이런 내용이더라구.
온 세상이 경쟁 아사리판이고 온 세상이 적자생존의 룰 때문에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세상인데 굳이 방송에서까지 요따우 설정으로 시청자들에게 냉정한 경쟁상황을 강제하며 긴장시켜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재미로만 보면 될 것 가지고 뭘 그리 까칠하게 구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재미? 재미있다고 애들이 프로그램에 빠져들면서 무슨 생각을 할지 곰곰이 생각이나 해봤냐? 물론 가벼운 경쟁이 재미를 줄 수도 있고 또 어느 정도 긴장감으로 인해 지속적인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장치이므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도구 중 하나라는 사실을 내가 모르는 바는 아니다.
허나 이 프로그램들은 자칫 조금만 핀트가 엇나가면 사람하나 골로 보내는 것이 예사일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가? 역지사지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니들이 월급 받으러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현재 하고 있는 일 중 하나를 대상으로 놓고 이 넘 저 넘 붙여서 경쟁을 시킨 후 최종 승자를 가리는 짓을 한다고 생각해 봐라. 그러지 않아도 생존자체가 경쟁인데 자신이 가진 많은 능력 중 유독 한 종목을 택하여 경합을 시켜서 승패를 가린다면, 그래서 니가 탈락하게 되고 그런 너를 두고 능력이 부족하거나 아니면 자격이 없다는 졸라 기분 나쁜 인식을 다른 이들로 하여금 가지게 할 수도 있다면 웃고 즐기면서 이 시합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가?

나는 우리의 미래들이 이런 상황을 즐긴다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공포감을 느낀다. ‘더불어 함께’를 주장해도 부족한 판에 아이들이 특히 관심 있어 하는 대상들을 모아서 경쟁구도를 만들어 재미로 포장해서 강요한다면, 그래서 아이들이 적자생존이라는 삶의 방식을 아무런 여과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면 도대체 어떤 세상이 될 것 같은가?
‘함께 크는 아이들이 함께 살 수 있다.’는 어느 단체의 구호가 참으로 소중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서 우리의 미래들이 모두가 다 일등이 될 것 같은가?
나는 요즘 천재내지는 수재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KIST에 진학한 애들이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일을 보며 경쟁과 적자생존으로 치닫는 세상 속에서 인구에 회자되고 뉴스에까지 거론되고 있는 인기 TV 프로그램까지 나서서 요따우 판을 벌리고 있는데 과연 우리가 어떤 삶의 방식들을 우리의 미래들에게 보여주고 선택을 하도록 하는 것이 옳은지 참으로 답답해서 그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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