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에 대한 최근 여론의 지지도가 심상치 않다. 4.27 재보선이 공식 선거전으로 들어서면서 ‘김해 을’지역에 자당 이봉수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된 것을 계기로 차기 대권의 야권내 유력한 후보 유시민의 돌풍이 불기시작하고 있는 것.
한때 4.27 재보선을 앞둔 야권의 후보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의 역공(?)에 의해 코너에 몰렸던 유 대표가 지난 12일 야권의 ‘김해 을’ 단일화 경선에서 이기면서 야권 내 입지를 넓힐 수 있는 발판을 마련,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는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에서 영남권 교두보를 지키려던 제1야당 민주당이 신생 정당에게 후보 자리를 내준 충격에 휩싸인 것과 대비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김해 을’의 상징성에 의해 자당 후보를 야권 단일 후보로 만들기 위해 총력을 다 했다. 특히 단일화 중재에 나섰던 ‘문재인 효과’에 적잖은 기대를 걸었지만 노 전 대통령의 적자를 자임한 유 대표의 바람몰이에 무릎을 꿇었다.
야권 후보가 결정된 후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흔쾌히 받아들이며, 야권의 단결된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공식반응을 밝혔지만 민주당 내부 분위기는 패닉에 가까운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지난해 6.2 지방선거 당시 경기지사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유 대표에게 내준데 이어 또다시 유 대표에 밀려 본선 진출이 좌절되자 당 안팎에선 “대권도(?) 유시민한테...”는 분위기까지 나돌고 있다.
민주당의 이러한 기류는 단순히 ‘의석 1곳을 잃는다’는 차원을 넘어 ‘김해 을’이 가진 상징성 및 이번 단일화 결과가 야권 지형에 미칠 파급력과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야권의 차기 대권, 라이벌인 민주당 손학규 vs 참여당 유 대표의 대리전으로 빚어졌던 단일화 경쟁이 유 대표 승리로 귀결됨에 따라 손 대표로선 적통 싸움에서 일단 한 수 밀리면서 자신이 출마한 ‘분당 을에서 꼭 승리해야한다’는 심적 압박감도 커지게 됐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입장에선 차기 대권 후보의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유 대표의 건재가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점차 변하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선 “지도부가 협상 과정에서 너무 안이하게 대응한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참여당이 이번에 원내정당 진입에 성공할 경우 내년 총선, 대선 연대 국면에서 더 많은 ‘지분’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는 현실적 우려도 감지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경기지사 단일화 경선에서 유 대표에게 패했던 김진표 의원이 국회 기자회견에서 “유 대표는 경기지사 선거를 반면교사로 삼아 분열의 깃발로는 승리할 수 없다는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헤어진 형제는 다시 만나야 하며 유 대표는 민주당과의 통합을 우선 약속하라”고 국민 참여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도 “유 대표가 작은 전투(4.27)에서 이길지 몰라도 총선, 대선이라는 큰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며 “통합의 정치가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길”이라고 현재의 민주당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국민참여당의 한 관계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에서 민주당을 누르면서 지역 주민들로부터 ‘친노 적통’임을 인정받았다”고 말할 정도로 13일부터 참여당 이봉수 후보를 지지하는 분위기가 지역구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몰아 참여당의 이봉수 후보가 원내 진입에 성공한다면 10% 안팎에서 정체된 유 대표의 대선후보 지지율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계의 한 전문가는 “김해 을 표심도 참여당 이봉수 후보에게 불리하지만은 않다”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 12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뷰 조사도 이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면 김태호 후보를 20% 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 대표를 지지하는 표심이 이봉수 후보에게 몰리고 있다는 점에서 정계 전문가들은 이번 재보선에서 유 대표의 바람몰이에 주목을 하고 있다.
한편 재보선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겠다는 참여당의 꿈이 실현되면 내년 총선도 전국적으로 단일한 정당 기호를 갖고 나설 수 있게 된다. 이는 차기 대권에서 민주당 잠룡 등과 승부수를 걸어야하는 유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서 정치권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상규 기자 lsk@seoulilbo.net
사진/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3월 22일 저녁 서울 종로구 관철동 보신각 앞에서 열린 정리해고 철회 및 희생자 추모를 위한 시민 문화제에 참석해 관계자를 격려하고 있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