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 때 그런 적이 있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노무현을 노무현이라 부르지 못하고, 유시민을 유시민이라 부르지 못하던 어느 때. 지금도 몇몇 곳에서는 유시민을 맘껏 유시민이라 부르지 못하는 곳이 있잖은가!
내가 이 곳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단 숨 쉬기가 좋다는 거다. "나, 유시민 좋아 미치겠어. 니들 떫은 거 아니지?" 이럴 수 있다는 거. 이거 하나면 됐다, 나는.
어느 공지글에 있었는지 지금 찾을 수 없지만 봉팔이 글 중에서 제일 맘에 와닿은 건 이거였다.
"나는 니들을 믿지 않는다."
첨엔, '야~ 이노마 꽤 오만방자한 노미구나! 잘 났네!' 하는 맘이었다. 그렇지만 그의 글엔 내가 토를 달 만한 틀린 말이 없었다. 이 노미 이렇게 천명하는데 '알았다. 난 무조건 니 봉팔이를 믿는데이~' 하는 애들이 오히려 순진해 보였다. 봉팔이 뭘 보고 무조건 믿냐? 정서가 맞고, 지향하는 바가 맞아서 같이 갈 수 있는 동안만 믿을 수 있는 거다.
난 박봉팔닷컴 처음 생겼을 때 가끔씩 눈팅하면서 어떤 이들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이율배반의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짱구를 굴리느라 애쓴 적이 있다. 솔직히 아직도 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누가 과학적으로 잘 설명해주면 내 소박한 짱구가 시원히 열릴 것 같다.
뭐냐면, 같은 유빠 사이트인데 시민광장과 박봉팔닷컴을 어떻게 규정짓고 그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느냐는 문제였다.
시민광장의 원년 멤버로서 시민광장의 토론방이 침체된 것이 안타깝다. 어떤 이들은 시민광장의 토론방을 회원제로 함으로써 폐쇄된 공간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이렇게 하면 외연확대가 안된다고 했었다. 대중이 모이는 '광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나는 이런 주장에 대해 거품 물고 반대하지도 않았지만 동의하지도 않았다.
이와 연관된, 눈팅 중에 보았던 스나이퍼의 글이 내 눈을 확 떠지게 만들기도 했었다. 그래, 바로 이거지! (http://umz.kr/03NiL)
나는 봉팔이란 인물을 알지 못하고 심층 분석해가며 알고 싶지도 않다. 이해하려고 애쓸 뿐이고 내 방식으로 이해할 뿐이다. 2012년까지 시간이 촉박한데 한 울타리 안에서 우리끼리든, 적과든 싸울 여유가 없다는 거 아닐까? 그런데 힘 뺄 시간에 우리가 할 일을 만들고 찾아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마찬가지로, 시민광장도 비슷한 거다. 유빠 사이트를 공표한 박봉팔닷컴처럼 시민광장도 유시민 팬카페로서 회원의 권리와 의무까지 갖추어진 곳이니까 동일한 목적을 위해 토론방을 회원제로 해서 쓸데 없는 곳에 힘을 빼지 않으려 함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왜 봉팔이네서는 "좋아, 좋아, 니맘대로 해" 하면서 시민광장에서는 이래선 안된다고 목소리가 높았을까? 내 의문의 출발점은 여기서부터였다.
차이점이 있긴 하다. 시민광장의 주인은 '회원'이고 박봉팔닷컴의 주인은 봉팔이란 것. 돈을 내는 회원이든 안 내는 회원이든 회원이 주인인 곳에서는 회원의 목소리가 크다. 회원이 집행부까지 뽑아서 일을 시키니 집행부에게도 이래라 저래라 말이 많다. 당연하면서도 한편으론 부작용이 생긴다. 당원이 주인인 정당도 아마 비슷한 고민이 있을 것이다.
의문을 가지면서 지속적으로 고민하며 보다가 한가지를 발견했다. 시민광장에서는 회원들이 집행부와의 소통을 강조하며 집행부에게 소통할 것을 늘 요구하고 있었고, 박봉팔닷컴에서는 집행부도 없거니와 자기들끼리 잘도 주고 받고 소통과 정보교환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내가 이해안되는 건, 이러한 수평적 소통이 왜 박봉팔닷컴에서는 활발한데 시민광장에서는 안되냐는 거다. 똑같이 회원제 게시판이고, 오히려 시민광장의 토론방이 더 자유롭지 아니한가?
'신뢰'의 문제가 개입되는가? 시민광장에서는 집행부에 대한 신뢰감이 사라져서? 그렇다면 박봉팔닷컴에서는 무엇을, 누구를 신뢰한다는 건가? 주인장이 "난 니들을 믿지 않는다!"라고 천명한 마당에! 그렇담 봉팔러들을? 봉팔러나 시민광장 회원이나 같은 부류 아닌가?
내가 지금까지 풀지 못한 의문이 이것이다. 누가 시원히 풀어줘 봐라.
이러한 의문이 있어서 여기를 지켜보던 중에, 어제 기분이 좋았다는 핑계를 대고 가입했다. 뭐가 다른지 직접 겪어봐야 눈팅만 하면서는 느낄 수 없는 그 무엇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리고, 강퇴 관련해 자꾸 말이 생기나본데 여기서의 강퇴는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게 좋다. 여기서 강퇴 당했다 해서 불명예스러운 것도 아니고, 상처받고 슬퍼할 일도 아니란 거다. 봉팔이는 괜한 데 신경쓰고 힘빼기 싫으니 쉬운 방법을 택한 것일 뿐이니까. 우리가 지향하고 집중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만 생각하면 의외로 단순하고 쉬운 일이다. 강퇴되더라도 일정 기간 지난 후 재가입을 허하라고 건의하고 싶었는데 다른 이들 글 보니 다시 가입할 수 있더라. 자존심 상할 일도 아니다. 복장 규정이 있는 클래식 콘서트 가는데 작업복 차림으로 가서 입장 불가된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음엔 복장 잘 갖춰 가면 된다.
사설이 길었는데 요약하자면 이렇다.
1. 유시민을 유시민이라 맘껏 외칠 수 있어서 즐겁다. 2. 시민광장 토론방의 침체 이유는 뭘까? 설명해줄 샘님 계신가? 3. 박봉탈닷컴 강퇴는 상식이니 민주주의니 찾을 사안이 아니고, 불명예도 수치도 아니다. 사소한 일처리 방식의 차이일 뿐이다.
시민광장의 딜레마는 off활동과 병행하는것이다.
그런데 지도부도...딱히..off 활동하는것도 없지만 하고자 하는 마음도 없다.
뭔 이슈가 생기면 하는척 흉내만 내다가 말아버린다.
그래서 회원들은 답답하다고 난리이고 소통을 하자고 난리인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뭐 되는것이 없기 때문에 광장 회원들은 광장안에서 정처없이 헤매고 있는것이다.
광장안에서 씨부려봐야...돌아오는건 공허한 메아리 뿐인데...누가 더 씨부리겠노?
황폐화 안되는게 오히려 더 이상한것이다.
아주 작은것이라도 기대 않는게 몸에 이롭다.
/쟁이/
오프활동과의 병행이 딜레마인가? 장점이 될지언정 딜레마라 생각한 적은 없는디?
약간, 오프 활동에 대한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 여기서는 전혀 그런 게 없으니 맘이 편하긴 할거다.
하지만, 시민광장에서 오프 활동에 대한 압박감은 나쁜 차원이 아니라 생각한다. 누가 강요하는 것도 아니고 독려하고 있을 뿐이니까. 스스로 압박감을 느끼는 것은 '미안함' 때문이다. 몸빵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이 스스로에게 압박을 줄 뿐이다.
쟁이의 댓글을 봐도 알 수 있듯이 회원들은 집행부에 많이 의존한다. 이 점에 대해 생각을 달리 해볼 필요성은 느끼지 않나? 스스로 움직이는 자발성과 역동성, 이것이 유빠들의 특성인데 왜 집행부 탓만 하고 있냐는 거다. 지역에서는 다들 정말 잘 하고 있지 않나?
/싸가지/
나는 친목질 좋아한다. 이성도 마비되지 않는 친목질, 공과 사를 구별하는 친목질.
친목질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공사 구별을 못하는 사람들이 문제더라.
사람이 다 똑같지 않으니 일괄적으로 친목질 금지한 건 잘 한 것 같다. 여기서는.
팬카페에서는 친목도 필요하다.
반말쓰기, 친목질 금지가 이 곳이 제한된 공간임에도 자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난 더 자유롭기 위해 어디에서도 쓰지 않던 새로운 닉을 만들었다.
나에게서 아는 사람의 향취가 느껴지더라도 섣부른 추정은 금물이다!
내가 예전에 그런 섣부른 추정을 했다가 피를 좀 봤었다.
시민광장이나 참여당이나 꼭 이상하게 분탕질 하는 사람들이 설치는데, 박봉팔처럼 냉정하게 처리하는 사람이 없으니 힘이 빠진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군사독재 시절에 학교 다녀서 그런건지 몰라도, 지나치게 자유를 주면 애고 어른이고 감당을 못하고 어지럽히는 꼴 보면 짜증이 솟구친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