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로노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창조신인 우라노스와 가이아 사이에서 태어났다. 얘는 저거 아버지 거시기를 도려내고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엄마 가이아는 열 받아서 “너도 자식들 한테 좋은 꼴 못 볼거다.”라고 악담을 퍼부었다. 그러자 크로노스는 불안한 마음에 지 새끼가 나오는 족족 집어삼킨다. 얘가 웃긴 게 그러면 새끼 안 까게 씨 없는 수박되면 되는 데 뭐 새끼는 그리 많이 까는 지… 어쨌든 누이이자 아내인 레아는 자꾸만 지 새끼가 크로노스에게 삼켜지는 것을 보다 못해서 시어머니 가이아에게 도움을 청했다. 마지막 남은 막내인 제우스 대신 돌을 크로노스에게 주고 제우스는 가이아에게 맡겨서 기르게 했다. 제우스는 대가리가 야물어지자 첫번째 아내인 메티스에게 토하는 약을 받아 엄마인 레아에게 전해 아빠인 크로노스에게 먹이게 했다. 크로노스는 그 약을 먹고 뱃 속에 있는 제우스의 형제들을 차례대로 토하고 제우스는 형제들과 힘을 합쳐 저거 아빠를 몰아내고 정권을 장악한다. 그리스 신화의 탄생을 보면 패륜도 이런 패륜이 없다. 근데 원래 신화의 세계가 다 이렇단다. 자웅동체의 형체가 없는 신에서, 지구를 떠받칠 만한 거구를 가진 티탄을 거쳐 사람처럼 생긴 신으로 옮겨가는 과정에, 시족국가, 부족국가, 왕국으로의 역사성… 뭐 그렇다는 얘기다. 우라노스에서 티탄으로, 다시 올림푸스의 열두신으로 옮겨가는 과정은 시대의 변화를 누구도 역행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하겠다. 혼돈의 신에서 뚜렷한 형체를 갖춘 신으로의 이행이 크로노스의 탄생이라면 신 중심의 세계관에서 인간 중심의 세계관으로 옮아가는 것이 올림푸스 열두신의 탄생으로 볼 수 있다. 올림푸스 열두신은 인간이 가진 ‘생노병사’는 없었지만 ‘희로애락’은 가지고 있었다. 가장 인간적인 신이 그들이고 보면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서 보인 그들의 활약은 아카데미 조연상을 받기에 충분하다. 지금 대한민국은 이명박의 깜짝스런 등장으로 시대의 변화를 맞고 있다. 이명박은 국민이 작정하고 뽑은 그쪽 계통의 최초의 대통령이다. 그쪽 계통의 기린아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을 뽑은 게 국민의 자발적 의지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거다. 어쨌든 지금은 변화를 원하고 있고, 그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야당들의 체질 개선이 제일 우선인 상황이다. 한나라당이야 원래 그걸로 쭉~ 해왔던 정당이고, 변할 이유도 없다. 문제는 나름 ‘민주개혁세력’으로 칭하고 있는 민주당이 문제다. 민주당은 알다시피 지역 토호당이다. 그리고 야권 제 1당이다. 그들의 지위를 누구도 무시할 수는 없다. 문제는 그들도 변해야 하는 데 그걸 민주당내의 ‘친노세력’만을 내세우며 변한 척 한다는 것이다. 정치지형의 변화, 시대의 변화 요구가 가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민주당에게는 참여당이 괴로울 수 밖에 없다. 그들의 생각은 지역정서에 기대서 뽑아 먹을 만큼 뽑아먹고, ‘개혁’은 ‘친노’세력을 앞세워 무늬만 ‘개혁’을 하겠다는 건데, ‘참여당’이, ‘유시민’이 그들의 앞길을 막고 있는 거다. 아무리 부정해도 지울 수 없는 ‘유시민’에 드리운 ‘노무현’의 그림자는 크로노스의 고민처럼 다가 올 수 밖에 없다. ‘참여당’이, ‘유시민’이 커지면 커질수록 그들에게 밀려날 수 밖에 없다는 그런 불안이 공포처럼 다가오는 것이다. 왜냐하면 ‘유시민’과 ‘참여당’은 ‘노무현’의 ‘가치와 정신’에 가장 가까이 있다. 비록 그들이 지금 세가 작아 그것을 구현할 힘을 부쳐할 지 라도 가능성의 우선권이 그들에게 있음을 그들도 아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은 크로노스 처럼 ‘친노세력’을 삼키려 한다. 이번 김해을에서 김경수를 찔러 본 것도 바로 그것이다. 김경수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든, 이봉수와의 단일화에 이기든, 지든 간에 그가 정치에 입문 할 경우 민주당이 우선일 거다. 어쨌든 민주당이 자리 깔아 줬으니. 민주당은 끊임없이 ‘친노’를 삼키려 들거다. 그것만이 지역정서를 기반한 ‘토호정당’임을 감출수 있고, 변화의 요구에 부응한 척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김진표의 기자회견도 그런 거다. 선명성을 따지면 쨉이 안되니 민주당에 와서 그럭 저럭 살아보자는 거다. ‘하여가’ 부르짖고 있는 거다. 어떻게 보면 간단한 거다. 민주당이 정말로 정당개혁하면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적인 방향으로 말이다. 근데, 그렇게 되면 ‘민주당’이 아닌게 된다. ‘참여당’하고 같은 수준이면 ‘통합’ 외칠 필요도 없다. 하지만 그게 안되는 이유가 ‘지역정서’의 단물을 끝내 놓치지 못하겠다는 그들의 한계 때문이다. ‘무늬만 개혁’을 외치고 지역 토호 세력으로 살아가는 민주당은 아무리 ‘친노’를 삼켜도 크로노스 처럼 결국은 토해 놓게 되 있다. 시대의 변화를 거슬렀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시금석이 이번 4.27 재보선이다. ‘4:0’ 완승이면 오히려 민주당은 긴장해야 된다. 국민의 뜻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