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특임장관의 비서관 수첩이 김해에서 발견되었고 그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이건 실수가 아니라 의도된 것이다. 선거 막판 특임장관 정권실세 중의 실세가 지역 선거를 진두지휘하고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가 나온 것이다.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유권자 입장에서 보자. 정권 실세 중의 실세가 진두 지휘한다. 이들이 하는 말이 신뢰가 가지 않지만 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참여당 국회의원 한 명 당선시켜줘봐야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은 뻔하다. 유권자 입장에서 참여당을 찍어주면 참여당만 좋은 일 시켜주는 것이지 유권자가 돌려받을 이익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한나라당을 찍으면 가능성이 0에 가까운 것은 아니다. 그리고 심판을 해줄 시간은 겨우 1년 후다. 1년 후에 한나라당 하는 것 봐서 다시 교체하면 된다. 유권자들에게 한나라당과 참여당 사이의 손익계산은 어느 쪽이 이익인가. 그 판단의 결과가 현재와 같이 나왔다고 해석할 수 있다.
비슷한 상황이 역사 속에서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김대중 의원의 목포 당선을 막으려 선거 캠프를 목포에 차렸었다. 정적인 김대중을 제거하기 위해서 국무회의를 목포에서 열었다. 당시 김대중은 아주 대단한 거물로 취급되진 않았지만 매우 똑똑하고 말잘하는 의원으로 알려져 있었다. 선거부정도 있었고 아예 투표함을 바꿔치기 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김대중을 열망하는 시민들에 의해서 막혔고 김대중은 당선되었다.
당시 김대중은 큰 야당에 속해있었다는 점이 기여했다는 점은 명백하다. 거기에 본인의 역량이 작용했다. 한 가지 더 작용한 것이 있다면 김대중의 경우엔 총선거였다. 130개가 넘는 선거구와 4개의 선거구의 차이는 크다. 4개의 선거구라면 집권 여당의 자원이 좀 더 집중될 수 있다. 1/130과 1/4의 차이는 꽤 크다.
1년 후를 보자. 총선때라면 이번 경우처럼 집권 여당의 자원이 집중되기 어렵고 집중된다면 다른 지역에서 패배할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다음 번에는 좀 더 쉬울 수 있다. 그러니 유권자 비난도 그만두고 민주당 비난도 그만두자. 억울하면 힘을 키우고 힘을 가졌을 때 정당하게 쓰면 된다. 엄한 데 화풀이 하다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