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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의 선거패인 분석 글 잘 읽었다. 웬만한 건 다 본 것 같은데 다 나름 일리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몇가지 주요 원인을 나열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민주당이 거의 안 움직였다.(이재오측 수첩에서 확인)
(2) 장유면 등에서 젊은 유권자들의 이기적인 선택이 있었다.(12억기적님 글 참고)
(3) 민주당 출신의 김맹곤 현 시장의 뻘짓에 유권자들이 배신감을 느껴 야권이 도리어 심판당했다.(흐르는 강물처럼님 글 참고)
(4) 참여당의 선거전략 실패 및 상대후보의 선거전략 성공이다.(흐르는 강물처럼님, 가람님 글 참고)
내 생각에 4가지가 다 종합적으로 영향을 준 것 같다. 각 지역별 득표율과 해당 지역의 정황을 보니 각 지역별로 위 4가지 중 1개 혹은 2개 이상의 원인으로 예상보다 적은 득표를 하였다.
물론 위 (1)부터 (3)까지를 다 고려해서 (4)번 참여당이 선거전략을 잘 짰으면 지지 않았으므로 (4)번이 핵심원인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개표 이전에는 아무도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으므로 참여당의 선거전략 실패를 과도하게 탓하면 안된다고 본다. (2)번과 (3)번 등 소지역의 중요한 정서들은 미리 알고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이번에 뼈저리게 배웠으므로 앞으로 잘 하면 된다고 본다.
나는 지금 우리의 딜레마는 (1)번이라고 본다. 민주당으로 단일화되면 참여당 표를 100% 흡수하는데 참여당으로 단일화되면 민주당 표를 100% 흡수하지 못하는 미치고 환장하는 문제 말이다.(이건 추측이 아니고 여론조사 상으로도 밝혀졌다.)
굉장히 불공평한 게임이 되었는데 누구한테 억울하다고 말 한마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민주당 지도부에서 지지자들보고 찍지 말라고 한 것도 아니므로 결과적으로 보면 우리가 못나 민주당 지지자들의 마음을 못 얻은 꼴이 되어버렸다.
허나 우리는 안다. 참여당 지지자들이 민주당 단일후보를 찍어주는 이유는 좀 더 책임감이 강하기 때문이지 민주당이 이뻐서 그러는게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민주당 뿐인가? 경기지사 선거 때 민주당 지지자들의 상당수가 유시민을 찍지 않았다. 그런데 진보신당 지지자도 비슷한 행태를 보인 걸 기억하는가? 사실 심상정을 찍을 정도의 정치의식이 있는 사람이 심상정이 사퇴한 것도 몰랐다는 게 말이 되나? 그런데 그 당시 심상정 무효표가 엄청나게 나왔다. 민주노동당은 어떨지 모르겠다. 아직 경험이 없어서...
아마 이번 순천에서 민노당이 받은 36% 중에는 참여당 지지자의 100%가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이렇게 책임감있게 행동한다. 하지만 민주당, 진보신당 등은 그렇지 않다. 결국 이런 정당들과 단일화하게 되면 남좋은 일만 시켜주는 꼴이 되고 그럼 우리는 존립이 힘들어질 수 있다.
해결책이 뭘까? 이쯤 해서 '게임이론'을 생각할 수 있다면 당신은 딩동댕이다.
다들 죄수의 딜레마를 알 것이다. 두 죄수가 각각 독방에 갇혀있는데 둘 다 묵비권을 행사하면 6개월씩만 형을 살고 자백하면 자신은 정상참작으로 풀려나고 묵비권을 행사한 상대방은 10년형을 살며 둘 다 자백하면 둘 다 5년형을 사는 게임이론 맨 첫페이지에 나오는 유명한 사례다.
이런 경우 죄수 입장에서 어떤 선택이 가장 좋은지 해답을 아는가? 1회냐 아님 반복되느냐에 따라 답이 다르다. 1회일 경우 당연히 자백해야 한다. 상대방도 당연히 자백할 것이므로 어쩔 수 없이 5년씩 살아야 한다.(내쉬균형 상태) 하지만 계속 반복되는 게임일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반복되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 경연대회를 한 적이 있었는데 어떤 알고리즘을 가진 팀이 1등을 했냐면 다음과 같은 아주 단순한 2단계 알고리즘을 가진 팀이 우승했다. 1단계- 첫번째 선택은 묵비권이다. 2단계- 두번째부터는 상대죄수의 선택을 따라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일단 상대방을 모르니 최초에는 선의로 시작한다. 만약 상대방도 선의로 시작하면 계속 좋은 결과가 나온다. 그런데 상대방이 얌체짓으로 시작하면 나도 그대로 돌려주는 전략이다. 이렇게 하면 상대방도 피해가 막심하므로 협조하지 않을수가 없게 되어 결국은 최적의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만약 지금 두달에 한번씩 보궐선거가 있으면 우리도 이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된다. 협조 안 하면 너희도 엿먹는다는 걸 피부로 느끼게 해야 한다는 거다. 각종 선거에서 우리가 이 알고리즘대로 민주당이 한 짓을 그대로 돌려주게 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 스스로 무엇이 현명한 짓인지 깨달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번 선거가 바로 총선이라는 거다. 어떻게 보면 반복되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 최초의 선택 이후로 상대방이 얌체짓을 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았는데 다음번 게임에서 그 얌체짓을 돌려주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대로 가자니 이 길은 말라죽는 길인 것도 분명하다. 이 문제에 대한 속시원한 해결책없이는 장담하건대 2012년에 우리는 별로 할 것이 없을 수도 있다.
나도 해결책을 모른다. 일단 문제의 핵심이라도 모두 알자는 의미에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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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