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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에 기고된 우석대 배문정 교수의 글을 바라보는 시각이 제각각인 것 같다. 누구는 괜찮은 기사라고 추천해서 펌해 오고, 누구는 악질같은 글이라고 비난하려고 퍼오기도 한다. 비난 대열에 합류하는 봉팔러들을 보니 한 대 맞을 것 같긴 하지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우리가 너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건 아닐까?
하도 많이 당해서 그런가?
난 일단은, 글 읽으면서 눈시울이 뜨겁던데?
솔직히 유시민 개인의 인생을 생각한다면 배 교수의 글도 충분히 감동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유시민은 온전한 자기 인생을 사는 게 아냐.
그래서 지지자로서 난, 그리고 우리들은 늘 맘이 아프지 않니? 그가 진정 행복하게 생각하는 삶이 따로 있다는 걸 알기에 그렇잖아. 그 행복한 삶을 살게 하려면 배 교수의 말대로 해야 하는 거야.
잘 하는 일,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 하면서 사는 것. 그러면서 돈도 벌면 금상첨화라고, 그것이 가장 행복한 일이라고 언젠가 말한 적이 있어. 유시민이 잘 하고,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은 글을 읽고, 쓰는 일이야.
정치가 아니야!
그런데 유시민은 지금 정치판 한가운데서 돌팔매를 맞고 있어. 이게 왜 그랬겠니?
2002년에 절필 선언하고 바리케이드 앞에 선 유시민이, 약 10년이 지금 오늘도 그렇게 서있어. 그 때는 고립된 노무현 대선 후보를 지키느라 그랬는데 지금은 유시민이 그 때의 노무현처럼 고립되어 있어.
유시민의 정치는 분노에서 시작된 정치가 맞아. 그래서 참 많이 싸웠던 거야. 뒷날 생각지 않았지. 이 사람은 정치가 생래적으로 맞지 않은 사람이거든. 정치할 생각이 없었던 거지.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면 함께 은퇴할 생각을 했던 거니까.
열린우리당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잘 지켰다면 유시민은 행복하게 정계에서 은퇴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비극의 역사가 생긴 거지. 본인 입으로, 자기의 옛 모습이 무섭게 보이더라며 좀 더 둥글게, 부드럽게 살고자 노력하기 시작했었지. 정계 은퇴니 뭐니 시끄럽게 떠들지 않고 조용히 은퇴하려고 대구에서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했던 것이고. 자연스럽게 잊혀지는 사람이 되고자 했을 거야.
그런데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운명은 그에게 마지막 남은 소박한 행복마저 빼앗아가버린 거야. 여야로부터 온갖 상처와 굴욕을 감내하고 퇴임하신 노대통령님이 고향에서 시골 농부처럼 편안한 삶을 사시는 것에 그나마 안도하며 살던 그에게 청천벽력이 떨어진 거야.
그가 또 다시 분노하게 된거야. 가만히 있을 수 없었지. 그리고 비명에 가신 노무현대통령을 기리는 많은 지지자들이 그를 가만있게 놔두지 않았어. 그에게 희망을 걸었지. 복수해 달라고.
이게 내가 생각하는, 유시민을 지금 정치판 한가운데서 돌팔매를 맞게 한 과정이야. 노무현 대통령이 없었다면 지금의 유시민이 저 자리에 있지 않을 건 자명한 거야.
그러니 진정으로 자연인 유시민을 아끼고 생각한다면, 저 배 교수처럼 이제 그만 짐을 벗고 죄책감이나 분노나 복수심이나 이런 걸 내려놓으라고 말해줄 수 있어.
"너, 그만큼 했으면 됐으니까 이제 니 인생 살아."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거라구! 그의 본성을 안다면 저러고 있는 유시민이 얼마나 안타깝겠냐? 안쓰럽고 마음이 아픈 거라구!
그래서 난 그 기사를 보면서 눈시울이 뜨거웠었어. 마음이 아팠거든. 아마 내 추측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유시민이 그 기사를 봤다면 읽으면서 눈시울을 붉혔을 거라 생각해.
우리가 유시민한테 참 미안한 게 많아. 우리 모두의 짐을 혼자서, 그 가녀린 몸에 짊어지고 가고 있잖아. 욕을 혼자 도맡아 먹어야 하고, 애쓰고 뭔가 만들어 놓으면 그 이득은 딴데로 가고, 고맙단 소리도 못 듣고, 무릎 꿇고 조아리지 않는다고 죽일 넘 만들고.
유시민이 왜 이렇게 당해야 하지? 그가 언제 자기 개인 욕심 부린 적 있었나? 자기 혼자 살려고 기회 살피는 인사였다면 광야에서 혼자 좌충우돌하지도 않았겠지. 그에게 그 정도의 머리가 없어서 못하고 있는 거 아니잖아!
그래서 또 미안한 거야. 그러니 도와줘야지. 손 잡아 줘야지. 슬픔과 기쁨 모두 함께 해야지.
나약한 소리 하지 말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우리 너무 살벌하게 살지 말자. 우리도 그렇고, 유시민도 마찬가지야. 우리의 분노를 유시민에게 전가하고, 유시민이 우리 분노를 모아 한꺼번에 터뜨려 주고 복수해 주기를 바라지 말자.
분노의 정치, 복수의 정치는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거야. 그래서 저 배 교수의 글이 내겐 참 고맙게 느껴졌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노무현 정신은 이어받되, 그 이상으로 도약해야 해. 유시민만의 유쾌발랄한 정치를 해야지. 아래에 스나이퍼님이 쓴 글의 연장선이 될 수도 있어. 역사는 기억하되 고집하지 말자고.
우리가 새로운 정치 문화, 새로운 정당 문화를 만들지 못한다면 참여당과 유시민, 지지자들은 울분만 토하다 제풀에 꺾여버릴 거야. 우리 스스로 우리만의 길을 찾고, 부단히 흔들리지 말고 가야만 해. 그럴려면, 안타깝지만 우린 이제 과감히 노무현 대통령을 편히 모셔둬야 한다 생각해. 자꾸 이름이 불리면 지하에서 주무시다 깜짝 놀라 잠을 깨지 않겠어?
이젠 스스로 찾아야 해. 노무현이란 아빠가 항상 뒤에서 잘 지켜주실 거라 믿으면서 참여당만의 색깔, 유시민만의 색깔을 찾아 즐겁게 가야해.
우리 이제 역사는 기억하되 용서하면 안될까?
p.s.
어랏?
글 올리고 보니 스나이퍼님이 비슷한 글을 썼었네.
'노무현 대통령을 놔드리자'고. 이럴 때 전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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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