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퇴근하며 맥주 1.5리터 사다가 안주로 마른 오징어를 잡았다. 1마리에 4300원, 졸라 식겁했다. 물에서 살던 오징어가 마른주의의 대표가 되나니! 그냥 맥주만 들고 왔는데 뚜껑이 불량이다. 바꾸러 갔는데 가게는 문 닫았다. 옆집에 가서 맥주 한 병 더 샀다. 풍족한 니들은 잘 모르겠지만 휴 이게 어디 사람 사는 세상이냐. 내가 정치에 뭐 큰거 바란게 아냐. 끽소리 덜 할데테니 원래 살던대로 좀 돌려줘라.
지옥을 경험한 대장이 필요해
문재인 대권출마론이 쏠쏠 나오고 있다. 본인이 아무리 싫다고 해도 그런 기류가 분명히 있다. 오늘 기사를 보면 확연히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선거와 상관없이 지난해 연말을 깃점으로 급격히 성립된 것 같다. 그 중심점은 안티 유시민 세력이 아니다. 노무현 지지하는 그룹들 사이에서 이런 기류가 형성되었다. 야권 1위 주자의 지지율이 지리할 정도로 고정되는 것에 대한 답답함과 '유시민은 안티가 많아서 안돼'란 적들의 마타도어에 마음이 흔들린 것이다. 아마 이제 더 거세지겠지.
노무현의 비서실장. 그는 이 명함이 아니라도 충분히 존경받을 인생을 살아 왔다. 귀티나는 외모와 달리 그의 어머니께서는 겨울 한철 가가호호 다니며 연탄을 팔아 생계를 이었다. 찢어지는 가난, 민주화 운동, 강제징집, 특전사 제대, 사시합격, 노무현과 만남을 거치며 시대를 관통했다. 부산.경남에서 노동운동, 학생운동으로 콩밥 먹은 사람치고 노무현과 문재인의 도움을 받지 않은 사람 드물다. 그만큼 스토리텔링이 매우 풍부한 사람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대권출마 주장은 아직 동의하지 않는다. 적들은 노무현을 비토했고 유시민을 이토록 참담하게 만들고 있다. 그들이 문재인이라고 비토하지 않을 이유는 전혀 없다. 난닝구들은 그의 '부산정권' 발언 하나만으로도 도루묵을 만들만큼 집요하다. 니들도 알지.
우리편 대장은 지옥의 가장자리를 경험한 사람이어야 한다. 기본 인권조차 존중받지 못할 정도로 치욕과 능멸을 버티고 버텨 떨쳐 나온 사람이 우리편 대장이어야 한다. 노무현에게서 유시민에게서 봤지. 이 나라에서는 그저 보편적인 공화주의자조차 위협으로 느끼는 놈들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유시민이다! 가혹한 운명이다. 그래서 정말 미안하다.
2008년 4월 어느날
우리 동네에만 그런가. 하여튼 참여당 하부조직은 민주당과 한판 붙어보자는 기운이 강하다. 방법은 잘모르겠지만 악은 악대로 받혔으니 끝까지 간다! 주장들이 무성하다. 좋은 정신이다. 난 좋아. 그런데 우리끼리 자멸할 가능성(사실 100%지)이 높은 제안이기도 하지.
2008년 4월. 수성못에 벚꽃이 흐드러질 때 한판 싸움에 나섰지. 막창을 먹고 춤을 추고 아침이면 얼큰한 유퉁국밥 먹으며 오늘 하루를 어떻게 시작할까. 우린 흥겨운 선거축제를 즐겼지. 유시민 후보는 수성구 각 집에 이런 공보물을 보냈어. '저의 정치적 아버지는 노무현입니다' 그 뭐랄까. 그 4주간의 시간이 끝나고 선거날 33%의 득표로 낙선했어.
난 좋았어. 정말 경이적인 득표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우리 중 한 사람이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더라. 그러면서 '우리 낙선인사 갑시다' 다 끝난 줄 알았더니 생각지도 못한 낙선인사 하러 또 내려갔어. 진짜로 낙선인사를 선거운동보다 더 열심히 했어. 다 끝나고 사무실에 60여명 남짓 모였어.
그는 평소답지 않게 모든 사람들에게 악수를 건넸고 처음 그와 악수를 나눴어. 철 모르는? 그 때 우린 어두우면서도 결코 어둡지 않은 분위기로 그를 대했고 유시민도 막 짐을 싸면서도 싱긋 손바닥을 펴보이고 떠나는 정리해고자처럼 우리를 대했어.
그 때 유시민의 말을 전한다
"우리 국민들은 아직 노무현 대통령의 가치와 저희 노무현 세력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모르지만 국민들이 재평가해줄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겠지요. 언제인가 우리를 꼭 평가해줄 것으로 저는 믿습니다. 저는 이번 학기에 경북대 생활경제를 강의를 맡을 것입니다...중략... 여러 분들도 일상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살아 주십시오. 이번 선거에서 정말 행복했고 감사드립니다. 등등... 기타등등."
우리 대통령의 서거... 재평가는 예상했던 것 보다 빨리 왔다.
정치적 사보타지를 주장한다
대장정을 주장하던, 통합을 주장하던, 니들 다 사랑한다. 정말 좋다. 분당에서 새벽에 일어나 투표하던 분노의 민심을 떠올려 보면 갈 길이 대장정인지 통합인지 헷깔린다. 그러나 난 대장정이다.난 정치를 삼국지 게임하듯 말하는 것을 경멸하지만 이번에 처음이자 마지막에서 세번째로 한번 말한다.
민주당 자체 경선은 아무리 봐도 정동영이 유리하다. 무슨 뜻인줄 알지. 지금 민주당의 기반을 본다면 그렇다. 혹 내 판단이 틀릴 수 있다. 그러나 손학규가 이긴다 해도 무슨 의미가 있겠으며, 그는 야권의 승리를 버팀할 수 있는 목이 없다. 또 내 판단이 틀려 그가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 한들 그게 어떤 의미인가?
다시 유시민의 말을 상기한다. "국민들이 재평가해줄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겠지요. 언제인가 우리를 꼭 평가해줄 것으로 저는 믿습니다."
난 이 말에 희망을 건다. 유시민 대표에게 홀로 사보타지를 제안하고 싶다는 말이 목구멍에 걸린다. 죽일려고 달려든만큼 죽은 듯이 지내기를. 여태 해왔던 것처럼 강연을 다니고 일상적 활동을 하기를. 언젠가 국민들은 진짜 노무현의 가치를 찾을 것이고 그렇게 죽일듯이 덤벼들든 아해들도 '아 안되는구나' 깨닫고 아쉬운만큼 유시민을 다시 찾게 될 것이다. 희망이 아니라 필연이라 믿는다. 노무현을 부엉이바위에 올렸는데 우리가 기다리지 못할 게 뭐냐. 시간은 우리 편이다.
양이아빠의 반증
야들 올려놓고 말할려니 머쓱하네. 그런데 진짜 언급 안할 수가 없다. 내가 어제 양이아빠 댓글에 엄청 짜증냈거든. 이유가 있어. 어떤 자리에 갔는데 유시민 대표 엄청나게 씹더라. 내용도 없고 사실도 없고. 짜증 폭발했거든. 무시하고 갈려다 잠깐 논쟁이 있었는데 말야. 갸들이 박봉팔닷컴을 언급하며 유시민에 대한 허황한 말을 놓더라.
대충 이런거야. "야권연대 약속해 놓고 유빠들은 손학규 까고 자빠졌더라" 그 근거가 양이아빠, 개미반란 등등. 진짜 개같은더라.
물론 양이아빠가 뭔 그렇게 잘못이겠냐. 유빠 핑계대던 그 새끼들 잘못이지. 나도 안다. 내 기분이 더러운 걸 누구 탓할 수 있겠냐. 그런데 양이아빠들이 떠드는 걸 보면서 떠올린 문장이 있다. "물에만 살던 오징어가 마른주의의 대표가 되나니! 시바"
좀 앞 뒤를 가려서 글 쓰자. 아니 그냥 자제하자. 제발 부탁이다. 이거 언론탄압 아니다. 인터넷 모르 것들한테 지금부터 가르칠 수도 없고. 니가 좀 더 자제하면 안되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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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