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세상 회원들과 함께 진정한 공동체를 만드는데 참여하니 기쁠 뿐이죠"
서울검찰청 정문 앞에서 오전 11시반부터 오후 1시까지 이어진 12번째 1인시위에 참석하신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더연")의 문병옥 운영위원께서 노무현재단 사람사는세상의 회원들께 보내는 메시지다.
앞으로 탁 트인 널찍한 대로를 앞에 놓고 누런 하늘에서 떨어져내리는 황사를 마시면서. 오늘도 대한민국의 국격을 홀로 지키기 위해 점심 먹으러 출근 하시는 검찰 나으리들을 마주보면서 기꺼이 샌드위치맨이 되셨다. 해바라기처럼, 검정색 큰 차가 들어올 때마다 차를 향해 몸을 돌리고, 법원쪽 식당에서 오시는 분들이 계시면 또 그 쪽으로 몸을 돌려 팻말을 보여준다.
눈인사를 하는 분들도 있다는 게 신기하다. 마침 검찰청에 각자의 일로 따로 찾아왔던 두 아줌마가 자신들과 아무 인연도 없을 문 위원에게 40분 동안 말동무가 되어 주었는데. 한 분은 사회적인 의식수준이 보통인 아줌마로 검찰에서 받은 어떤 고소 건에 대한 '혐의 없음' 판결에 분노를 쏟아내고 싶어 했고, 또 한 분은 미국에 국적을 두고 있는 기독교 마인드로 무장된 여장부였는데 이 동네의 동향과 흐름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을 정도로, 2년 넘게 고소 당사자가 되어 출국을 못하고 계시는 분이었다.
보통 아짐씨는 자신에 대한 검찰의 행태에 지청구를 떨면서 문 위원님 뒤를 떠나지 않는다. 검찰청 앞에는 그늘이 없으니 한 자리를 전세 낸 문 위원님 그림자가 그나마 시원하게 수다 떨기가 딱 좋은 자리였던 거다. 그 아짐씨에게 여기 이 분이 왜 이러고 서 있는지 아시냐고 물으니 '노무현 대통령도 빨리 수사를 받았어야지'한다.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오는데 여장부께서 걸걸한 목소리로 '이런 연탄가스 처먹은 소리 봐라!' 소리를 꽥 질러버린다. 보통 아짐씨가 입을 헤 벌리고 '뭔 말이냐'는 듯 쳐다보니 여장부께서 검찰의 만행을 적절하게 상소리로만 엮어서 들려주고는 '썩어빠진 검찰 새끼들은 정권이 바뀌는 즉시 하느님의 천벌을 받고 말 거라'고 판결까지 딱 내려주셨다.
자리를 떠야 할 시간에 김남수 위원께서 교대하러 오셨다. 인사 나누고 떠나려는데 여장부께서 검찰청 식당에 오늘 맛있는 반찬 나왔다고 같이 식사나 하잖다! 어메, '진짜' 바쁘다고 사양하고 다음에 언제 또 이 시간에 오셔서 응원 좀 하시라고 말하곤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준비해간 마스크를 김 위원께 드리고 돌아오는데 아무래도 여장부에게 작별인사를 잘못 한 게 아닌가 후회가 든다. 내일 부터는 당분간 오후에 맨날 바쁘던지 아줌마 고소 건이 조현오 수사 보다 더 빨리 해결되길 적극적으로 빌어야 겠다.
참고로 다음 주부터는 국민참여당에서 바톤을 이어 받는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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