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방에서 장사하고 있는 정육점 사장, 닭발집 주인, 룸싸롱 대표 등등 별의별 인간들과부딪기며 지냈어. 시골이여서 그런지 장사치들이 그렇게 잇속만 챙기지 않는 모습이 좋았고.
여담인데 그 중에 닭발집 사장형은 나랑 이름이 똑같아서 첨에 쉽게 친해졌는데 이 사람은 나보다 더 꼴통이야. 노대통령 돌아가시고 출입문에 한나라당 지지자들 출입금지! 라고 써붙였던 형이지. 근데 조금 민주당 쪽으로 기울었어. 그래도 나에겐 그게 그리 큰 문제는 안돼. 그 형도 내가 유시민 지지자라는 걸 은근 좋아해. ㅋㅋ
주변에 이광재 찍으라고 설득하고 다녔는데 그 중 나랑 친했던 경상도 3인방이 있었어. 한명은 나보다 나이가 위고 안동이 고향이고 또 한명은 안동형의 사촌동생으로 나보다는 어렸어. 나머지 한명도 그 사람들과 친분이 있던 부산사람이었고. 같이 술도 자주 먹고 놀기도 많이 놀았어. 전혀 정치적인 부딪힘 없이.
난 알고 있었어. 이 사람들 내가 아무리 그럴듯한 논리로 설득해도 넘어오지 않는다는거.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그랬어.'여지껏 나랑 지내오면서 믿음과 신뢰가 있다면 나믿고 이광재 한번 찍어줘' 대답이 걸작이었어. 며칠 나름 고심했나봐. 이 사람들도 내 눈치가 보여서 말을 함부로 못해서 그렇지 김대중은 빨갱이고 부정축재 엄청 한 사람이라는 어릴때부터의 고정관념이 꽉 차 있는 사람들이더라구.거기다가 돈도 꽤 많은 사람들이야.
'우리가 죽어도 민주당은 못찍고 차라리 기권을 할께. 그러면 이계진한테 갈 세표는 없어지는 거잖아' 많이 웃었어. 그래도 고맙더라구.
선거 당일 전화가 왔어.
"야, 이왕 밀어주는거 확실하게 밀어줬다. 세표갔다"
사실 이광재는 이 동네에서 인정을 많이 받어. 국회의원 시절부터 일 하나는 똑소리나게 잘한다고 노인들부터 칭찬을 많이 했거든. 그래서 선거 분위기도 좋았어.
이번에 재보궐 선거!
사실 걱정이 많았어. 전에 군말없이 이광재 찍겠다고 했던 사람들 중에서조차
최문순은 좀 약한거 아니냐? 너무 촌사람처럼 생겼다. 엄기영이에게 되겠어?
이런 말들이 많이 나왔어. 나름 강원도에서 야성이 있다는 동네인데도 말이야.
나도 개인적으로 최문순에 대해서 많이 알지 못했고 걱정이 됐어. 그러다 후보자토론회를 보게 된거지. 토론회를 보면서 깜짝 놀랐어. 정말 괜찮은 사람이더라구. 비록 순박한 촌사람처럼 생겼지만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과 정책들은 이미 많은 준비와 자신감에서 나오는 말들이구나하고. 거기다 엄기영의 노회하고 비열한 모습이 대비되어 아, 이건 이기는 싸움이 되겠구나 하는 감이 오더라구.
자신이 생겼어.
이번엔 작전을 바꿨어. TV토론회 딱 한 번씩만 보고 결정하라구.
뭐, 그 다음 얘기야 뻔한 얘기니.....
강원도가 척박한 땅이지만 강릉 부근을 제외하곤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어.
난 니게 순전히 노짱덕이라구봐. 요건 나중에 얘기해볼께.
만약 이번에 참여당 후보가 강원도에서 나왔더라도 난 최문순을 택했을거야.
비록 그의 당적은 민주당이지만 충분히 지켜볼 만한 사람이라는게 내 판단이야.
주위를 돌아봐.
그래서 진짜배기들을 찾어.
진보신당 민노당 조국 진중권 등등 이름값에 얽매이지 말고.
진짜배기들을 가슴에 품고 지지해주고 격려해 주면서 지켜보다가 때가 되면
그 사람들 바짓 또는 치마자락을 붙잡고 늘어져야 한다고 생각해.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